[백승주]모바일 오피스, IT기술을 넘어서…

일반입력 :2010/11/15 09:15

백승주
백승주

G20 정상 회의를 맞아, 회의장 주변 소재 기업들이 재택 근무를 권장했다. 사실 재택 근무라는 단어는 사회적 여건, 대표적으로 작년 유행한 신종 플루에 걸렸거나, 의심의 소지가 있는 경우, 가정에서 업무를 처리하길 권장했던 형태로도 이야기됐다.

올해초부터 폭발적으로 늘어난 스마트폰을 이용한 비즈니스 시나리오가 다양화되면서 꼭 사무실이 아니어도,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모바일 오피스에 대해 사회적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것도 여기에 해당된다. 그렇다면 이러한 재택 근무, 다시 말해 모바일 오피스에 대한 요구에 대해 고려해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IT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다. 회사 인트라넷이 아닌 경우, 사내의 여러 기간계 시스템에 접속하는 것은 보안상의 이유로 용이하지 않다. 인터넷 환경에서 인트라넷으로 안전하게 연결할 수 있는 기술은 꽤 오래전부터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보안 및 안정성을 이미 검증받은 VPN(Virtual Private Network)뿐만 아니라, 데스크톱 환경을 인터넷(요새 클라우드 환경이라고 많이 일컫음)으로 게시할 수 있는 게이트웨이 서비스가 있다.

IT 관련 직원뿐만 아니라, 기술적인 측면에 대해 익숙치 않은 직원을 위해, 특정 네트워크 설정 적용 및 실행없이, 운영 체제가 알아서 네트워크 위치를 판단해 회사 외부에 있을 경우, 조직 관문과 연결시켜주는 윈도7의 다이렉트액세스(DirectAccess) 기술도 이에 해당된다.

네트워크에 대한 접근성을 확보했다면 조직내 커뮤니케이션 확대가 필요하다. UC(Unified Communication)라는 단어를 한번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UC는 조직내 상호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도구, 전화, 메일, 메신저, 팩스, 메시지(음성, 문자) 등을 통합적으로 연계한 것이다. UC 기술은 꼭 사내에서뿐만 아니라, 인터넷이 연결 가능한 환경이라면, 본인의 회사 전화로 걸려온 전화를 컴퓨터내 프로그램으로 수신할 수 있고, 해외 출장을 갔을 경우에도, 큰 비용없이 인터넷 환경, 정확하게 VoIP(Voice over IP) 기술을 통해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게 한다.

UC 기반 소프트웨어는 대부분 스마트폰 버전을 같이 제공한다. 이를 이용해 다양한 휴대 장치에서 마치 회사내 자리에 앉아있는 것처럼, 조직원들과 의견을 나누고, 고객 또는 파트너 요구에 응대할 수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 발전도 모바일 오피스를 가속화시킬 것이다. 클라우드 서비스와 모바일 장치는 이제 나눌 수 없는 관계다. 클라우드 인프라에 기반해 사내에서만 사용 가능하던 업무 데이터 및 도구를 클라우드내에 배치시켜, 보다 쉽고 빠르게 비즈니스 의사 결정 및 지원을 가능케 할 수 있다. 본인의 업무 데이터를 조직 클라우드내 포털로 업로드하고, 외부 PC, 또는 스마트폰을 통해, 별도 소프트웨어 설치없이, 웹 오피스 프로그램 등의 형태로 간단한 업무를 볼 수 있다.

이를 위한 선행 과제가 하나 있다. 조직내 민감한 데이터나 업무 처리에 대한 외부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클라우드 인프라 보안 기술 적용 및 이를 사용하는 사용자 보안 인식이 필수다. 언제나 기술만으로 모든 문화가 바뀌진 않는다. 기술보다 중요하다고 항상 생각하는 것은 바로 이를 이용하는 사람이다. 얼마전 트위터를 통해 한 지인분이 한 말이 떠오른다. “책상에 오래 앉아 있어야 일 잘하는 것이라고 조직에서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 의견대로라면 아무리 스마트폰, 휴대 장치들이 발전하더라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 즉 IT 인프라 확충보다 더욱 중요한 사항이 있다는 것이다. 이게 해결되지 않고는 아무리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모바일 오피스, 재택 근무는 영화속에서나 볼 수 있는 남의 이야기다.

바로 조직원들간의 신뢰 및 문화, 그리고 책임 의식이다. 불과 10~20년전만 하더라도, 지금처럼 접근성 뛰어난 IT 인프라도 없었고, 다양한 휴대 장치도 없었다. 이 경우에는 당연히 정시에 출근하여, 책상에 앉고, 책상에서 얼마나 오래 일했는지, 다시 말해 근태가 개인을 평가하는 중요한 요소였다. 그러나 지금은 그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물론 업무의 특성상 고객을 응대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경우라면 조금 다르게 접근해야 하지만, 단순한 근태만이 아닌, 업무 처리 결과, 효율성, 아이디어등을 고루 반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직원들간 상호 업무적인 신뢰도 기반이 되야 한다. 모든 업무가 전부 책상에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필요에 따라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는 개인이 혼자 골똘히 생각도 해야 하며, 장소의 변화에 따라 생각의 변화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가정과 직장을 모두 생각해야 할 경우에도, 모바일 오피스는 긍정적 측면으로 작용할 것이다. 물론 개인에게 주어진 자율성이 높아진만큼, 개인 자신이 업무에 대한 책임, 의무감도 높아져야 함은 두말할 나위없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백승주 IT컬럼니스트

IT 칼럼니스트, Microsoft 기술 전도사(Evangelist), IT 트렌드 및 주요 키워드를 다루는 꼬알라의 하얀집(http://www.koalra.com)을 운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