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악재…韓·中 디스플레이 전쟁 복잡해졌다

'BOE·CSOT·티안마' 공장가동 중단...삼성·LG 고심 中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0/02/20 17:22    수정: 2020/02/20 23:25

중국 내 코로나19 감염증 확산이 국내외 디스플레이 업계에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코로나19 여파로 공장가동을 중단하면서 OLED 및 LCD 패널의 수급불균형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로 한국을 겨냥한 중국의 OLED 굴기가 차질을 빚고 있는 만큼 국내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실제로는 전환투자(LCD→OLED) 계획을 두고 셈법이 복합해지고 있다.

20일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현재 중국 우한에 위치한 BOE, CSOT, 티안마 등의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공장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이는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우한을 포함한 후베이성 봉쇄를 강화한데 따른 것으로, 이 같은 봉쇄조치는 인근 지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동북아·동남아 지역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 현황 지도. (사진=wuhanvirus.kr)

BOE는 중국 최대의 디스플레이 기업으로 LCD와 OLED를 모두 양산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LCD 시장에서 25%(시장조사업체 IHS 마킷 기준), OLED 시장에서 5%(시장조사업체 DSCC 기준) 점유율을 기록한 바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이에 중국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다양한 전략을 모색 중이다. 우선 이들 회사는 중국 업체들의 LCD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LCD 패널가격이 최대 5% 이상 인상될 것으로 예측(IHS 마킷 기준)되는 만큼 국내 생산공장의 전환투자 스케줄(삼성디스플레이 충남 8세대 LCD 공장, LG디스플레이 파주 8세대 LCD 공장)을 고심하고 있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코로나19 여파로 중국 광저우 OLED 공장의 1분기 양산 스케줄에 차질이 생길 수 있어 시장 상황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한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는 OLED보다 LCD 매출 비중이 높아 LCD 공급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수익성이 좋아지는 구조"라며 "1분기 내로 광저우 OLED 공장의 양산을 시작한다는 게 LG디스플레의 기본 방침이지만, 중국 상황을 예측할 수 없는 만큼 전환투자를 포함한 여러 계획들이 수정될 가능성도 높다"고 전했다.

중국 광저우에 위치한 LG디스플레이의 8.5세대 OLED 공장 전경. (사진=LGD)

양사는 중국 세트업체(노트북, 스마트폰)를 상대로 OLED 공급을 확대하는 방안도 고심 중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중국 내 OLED 생산을 주도했던 BOE와 티안마가 타격을 입어 화웨이를 비롯한 샤오미, 오포, 비보, 레노보 등에 더 많은 물량을 고가로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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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국내 업체들의 OLED 공급 효과는 중국 세트업체들의 수요 위축으로 인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스톤파트너스 한 관계자는 "코로나 여파로 중국 내 소비가 위축되면서 중국 세트 업체들이 판매계획을 줄이고 있는 상태"라며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공장가동 중단으로 디스플레이 생산이 제한적이지만, 그만큼 수요도 제한적이라서 국내 기업이 큰 이득을 얻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