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진 "난 여전히 봉대표…국내선 요기요와 계속 경쟁"

"직접 상장 못해 아쉽지만, 인터넷 서비스엔 국경 없어"

중기/벤처입력 :2019/12/13 14:00    수정: 2019/12/13 14:56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가 딜리버리히어로와 함께 설립한 합작법인(JV) ‘우아DH아시아’의 회장으로 올라서게 되면서, JV 설립 계약 체결 후 사내 임직원들에게 공지를 통해 자신을 여전히 ‘봉대표’ 라고 불러달라고 부탁했다. 이날은 때마침 사내 전직원 송년회를 하는 날이었다.

JV설립 뿐 아니라 우아한형제들은 딜리버리히어로에 국내외 투자자 지분 87%를 넘겨 인수합병(M&A)이 성사됐다.

김봉진 대표는 13일 사내 공지를 통해 “우아한형제들은 딜리버리히어로와 함께 아시아 시장에서 더 큰 도전을 하기 위하여 M&A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로 인해 우리 회사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상장한 회사가 된다”고 말했다.

김 대표 “저는 아시아 회장이 되며 편의상 호칭은 그대로 봉대표라고 하시면 된다”며 “단일국가에서는 가장 주문수가 큰 한국에서 그동안 우리가 쌓은 수많은 노하우들을 아시아 전역에 펼쳐나갈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김봉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

아울러 그는 “이제 우리는 ‘아시아 고객들에게 좋은 음식을 먹고 싶은 곳에서’라는 미션을 수행한다”며 “현재 진출한 국가로는 태국, 대만, 싱가포르, 홍콩,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이 있으며 한국, 베트남을 포함해 아시아 대부분의 국가를 책임지게 되고, 남아있는 아시아의 더 많은 국가들로 진출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시장의 급격한 성장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회사를 지키기 위한 강한 리더십과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고민을 했다”면서 “주식시장의 상장과 신규투자유치, 그리고 글로벌 기업과의 연합 등 다양한 경우를 고민하고 시장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강조했다.

우아한형제들과 딜리버리히어로는 싱가포르에 있는 아시아 헤드쿼터를 흡수한 후 다시 싱가포르에 JV를 새로 세울 예정이다.

김 대표는 “딜리버리히어로와의 협상을 통하여 우리 회사는 더 큰 기회를 얻고 더 강한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지게 됐다”며 “이번 M&A로 우리는 세계 1위의 푸드딜리버리 서비스가 된다. 중국을 제외하고 가장 큰 회사는 딜리버리히어로인데, 국내1위를 넘어 세계 1위 푸드딜리버리 서비스의 일원이 된 것에 대한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고 말했다.

국내 사업 경영진 변동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국내 우아한형제들 법인의 대표로는 김범준 부사장을 선임했다. 김 부사장은 내년 1월2일부로 대표로서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내년초 이사회와 주총을 통해 대표 신임 결정을 앞뒀다.

김 대표는 “기업 인수합병과 별개로 저와 공동창업자들은 다음 10년을 이끌어갈 새로운 대표를 선임하기 위해 오랜 시간 준비했다”며 “업계의 덕망 있는 분들과 함께 대표이사 추천위원회를 만들어 지난 몇 개월 고민 끝에 김범준 부사장을 새로운 대표로 추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10년의 성장을 이끌었던 공동창업자들도 함께 남아 김범준 신임 대표를 돕기로 했다”면서 “저 또한 아시아를 중심으로 활동하지만 한국이 가장 큰 사업지역인 만큼 신임대표이사님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또한 “저와 부사장, 그리고 주요경영진은 모두 그대로 남아 여러분들과 함께 회사의 더 큰 성장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고 강조했다.

우아한형제들 김범준 부사장

국내에서는 여전히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경쟁하게 되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 대표는 “딜리버리히어로의 한국 서비스인 요기요는 오랜시간 우리와 함께 경쟁하면서 시장을 키워나갔다”면서 “물론 경쟁상황에서 서로 아쉬운 점도 있었겠지만 요기요도 나름 훌륭한 경쟁자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그는 “푸드 이커머스 시장은 앞으로도 크게 성장하면서 수많은 경쟁자들이 이 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며 “양사가 각각의 경쟁력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현재처럼 경쟁을 하며 별도로 경영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된다”고 역설했다.

이어 “다만 서로의 고객을뺏어오기 위한 경쟁은 자제하며 고객들과 사장님, 라이더 그리고 서비스의 관련된 많은 이해 관계자들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각자 노력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창업자로서 직접 상장하는 것이 아닌 독일 기업에 합병되는 방식에 대한 아쉬움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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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M&A를 진행하면서 물론 아쉬운 점들도 있었고, 모든 의사결정이 장점만 갖고 있지는 않기 때문”이라며 “창업자로서 직접 상장을 하지 못한 점, 독일에 상장하는 회사가 된다는 점이겠지만 인터넷 서비스는 국경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에서만 서비스를 잘 한다고 생존하기가 어렵다는 점은 이미 선배기업들을 통해서도 볼 수 있었다”면서 “그러나 회사가 더 크게 성장할 수 있고, 구성원들에게도 더 많은 기회를 만들 수 있으며, 경영권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점이 있어 그동안 경험하기 힘들었던 아시아로의 더 큰 도전의 기회들은 이런 아쉬움을 넘어선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