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SW] 김민현 커먼컴 대표 "오픈소스 5만개 클라우드에 올려...개발자가 수익 낼 수도"

자체 개발한 블록체인 플랫폼 적용...오픈리소스 시대 선언

인터뷰입력 :2019/12/12 00:22    수정: 2019/12/13 10:27

"내년말까지 5만개 오픈소스를 클라우드에 올려놓겠습니다."

11일 김민현 커먼컴퓨터(Commom Computer) 대표는 "오픈소스 뿐 아니라 오픈리소스가 필요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오픈소스는 컴퓨터 코드나 소프트웨어를 공개한 것이다. 오픈리소스는 커먼컴퓨터가 국내서 처음으로 주창한 개념으로, GPU 같은 컴퓨팅 자원을 공개해 함께 개발하자는 일종의 협업 개념이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클라우드 위에서 AI관련 코드를 누구나 쉽게 쓸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2018년 5월 설립...클라우드계 '깃허브' 꿈꿔

2018년 5월 설립된 커먼컴퓨터는 클라우드계 '깃허브'를 꿈꾸는 스타트업이다. 김 대표는 "오픈소스도 처음엔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오픈소스 덕분에 안드로이드나 클라우드 발전이 이뤄졌다"면서 "오픈리소스도 처음에는 장벽이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더 효율적이기 때문에 인정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커먼컴퓨터는 구글코리아와 네이버 출신이 만들어 설립때부터 관심을 모았다. 최근 30억 규모 시리즈A 투자를 유치, 화제의 스타트업임을 입증했다. 사무실은 하나금융그룹이 지원하는 스타트업에 선정, 서울 을지로 하나금융그룹 명동사옥에 있다.

김 대표는 한성과학고와 KAIST를 졸업했다. 구글코리아에서 7년간 일한 후 커먼컴퓨터를 설립했다. 커먼컴퓨터에 대해 김 대표는 "오픈소스를 클라우드 위에 올려 간편히 실행하게 해 주는 회사"라며 "오픈소스 중 인공지능(AI) 관련 오픈소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하는 비즈니스는 생소하다. 개념은 이렇다. 세계 최대 오픈소스 저장소인 깃허브에 A라는 AI 관련 오픈코드가 있다고 하자. 이 코드를 다운로드 받아 실행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 적게는 2~3시간, 길게는 2~3일 걸린다. GPU 등 리소스를 세팅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오래 걸리는 작업을 1명이든 100명이든 필요한 사람은 누구나 똑 같이 해야 한다. 이를 1명만 하고 나머지는 실행 리소스를 공유할 수 없을까. 커먼컴퓨터는 이런 문제 의식을 갖고 설립, 이 문제를 해결한 서비스를 최근 내놨다.

커먼컴퓨터 서비스를 이용하면 별도의 설치 없이 AI 관련 오픈소스 실행을 바로 할 수 있다. 깃허브에 있는 오픈소스 코드를 커먼컴퓨터 클라우드로 옮겨 리소스 부담을 없앴기 때문이다. 깃허브에 있는 오픈 소스 코드를 클라우드로 옮겨주는 작업은 이 회사가 자체 개발한 솔루션 '아이나이즈(AINIZE)'가 한다.

김민현 커먼컴퓨터 대표가 을지로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했다

블록체인 플랫폼 'AI네트워크' 자체 개발...개발자가 수익 올릴 수도

'아이나이즈' 외에 커먼컴퓨터의 경쟁력은 또 있다. 블록체인 플랫폼 'AI네트워크(AI Network)'도 자체 개발했다. 커먼컴퓨터는 2개의 클라우드를 보유하고 있는데 모도 'AI네트워크'에서 돌아간다.

김 대표는 "자체 개발한 블록체인 기반 클라우드 업체는 국내에서 우리가 유일하다. 세계적으로도 드물다"면서 "월 1만원 정도에 세계의 모든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클라우드에서 간편히 실행할 수 있게 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블록체인을 잘 활용하면 개발자가 서버 비용을 부담하지 않고 오히려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게 김 대표 설명이다.

김 대표의 이런 꿈은 이미 시작됐다. 지난 7일 커먼컴퓨터는 구글스타트업 캠퍼스에서 '오픈소스에 숨결을(Open Source to Open Resource)'을 주제로 해커톤을 개최, 시선을 모았다. 아이나이즈(오픈코드를 클라우드로 올려주는 툴)를 이용해 오픈코드를 서비스로 보여주는 걸 과제로 냈고, 35명이 참가했다.

이 행사를 통해 40개 오픈소스(오픈코드)를 커먼컴퓨터 클라우드에 올렸다. 40개 오픈소스는 AI와 관련된 것이 많다. 인공지능 기반으로 문장의 비속어를 파악하는 API가 대표적이다. 또 해쉬태그를 예측하는 AI와 한국어 정보처리를 위한 파이썬 패키지도 클라우드에 올린 오픈소스다.

깃허브 오픈소스 클라우드로 끌어오는 작업 자동화도 추진

김 대표는 "내년말까지는 우리 클라우드에서 돌아가는 오픈소스 수를 5만개로 확대하겠다"면서 "깃허브에서 오픈소스를 끌어와 우리 클라우드에 올리는 작업(크롤링이라고 함)을 내년 여름까지 자동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인공지능 모델은 작업 용량이 상당하다. 필요한 프로그램도 많다. 그래서 개발자들이 바로 실행하기 어렵다. 김 대표는 "이를 클라우드에서 바로 실행할 수 있으면 대기업 같은 컴퓨팅 장비가 없어도 된다"며 오픈리소스를 강조했다.

현재 '아이나이즈'는 오픈소스 클라우드 플랫폼인 쿠버네티스를 사용한다. 김 대표는 "어디서나 똑 같은 환경을 구현할 수 있는게 쿠버네티스의 매력"이라며 "클라우드간 노드를 보다 효율적으로 연계하기 위해 1년 반 동안 심혈을 기울여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 비즈니스는 오픈소스를 확장하는 개념"이라며 "누구나 소프트웨어에 자유롭게 기여할 수 있는 오픈소스 철학을 계속 유지하려면 코드 뿐 아니라 실행환경인 리소스도 오픈되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구글코리아 다닐때 머신러닝 멘토링을 많이 했다. 이때 여러 가지를 깨달았다. 그 중 하나가 리소스 공유(오픈)다. "당시 행사장에 가보면 참가자나 학생들이 머신러닝을 하려고 큰 컴퓨터를 가지고 옵니다. 그런데 학생들이 들고온 큰 컴퓨터는 머신러닝을 돌리기엔 용량이 여전히 부족합니다. 그래서 리소스를 공유하는 개념을 생각했습니다. 마침 블록체인 기술이 나와 오픈소스를 클라우드에 공유하는 일이 비즈니스가 될 것 같아 커먼컴퓨터를 설립했습니다."

1명으로 시작한 커먼컴퓨터는 현재 직원이 20명이다. 김 대표는 오픈소스에 대해 "비용 효율적이고 더 좋다"면서 "AI도 그렇고 요즘 솔루션은 워낙 고도화 돼 있다. 그러다보니 백지에서 개발을 할 수가 없고, 오픈소스에서 80~90% 이상을 시작해야 한다. 우리 제품과 서비스도 대부분 오픈소스화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국내 오픈소스 문화에 대한 아쉬움도 토로했다. 학생들이 오픈소스를 커리어 쌓는데만 활용한다는 것이다. "오픈소스 자체가 아주 좋은 커리어다. 그런데 이걸 이용해 대기업에 취업하려 하고, 또 이력서용으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오픈소스 자체가 직업이 될 수 있다. 이런 프로들이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커먼컴퓨터 대표는 최근 '오픈소스에 숨결을' 주제로 개최한 해커톤을 개최했다. 김민현 대표(맨왼쪽)가 수상자들을 시상하고 있다.

*이 기사는 지디넷코리아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공개SW역량센터와 공동으로 기획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