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가 가격 정해 지불하는 음악 서비스 나온다

원스토어, 블록체인 기술 기반 '버스크온' 연내 출시

컴퓨팅입력 :2019/11/19 17:54    수정: 2019/11/20 08:31

이용자가 노래를 듣고 스스로 가격을 정해 지불하는 새로운 형태의 음악 서비스가 나온다. 이 서비스는 블록체인 기술 기반이다.

국내 안드로이드 앱마켓 원스토어는 이런 내용의 새로운 음악 서비스 '버스크온(BUSKON)'을 연내 출시한다고 19일 밝혔다. 기존 음악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블록체인 기반 비즈니스의 가능성을 시험해본다는 전략이다.

원스토어는 국내 앱마켓 2위 사업자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다음이다.

다음은 원스토어 BTF(블록체인·버스크온 TF) 임우종 팀장과의 일문일답. 임 팀장은 현재 안드로이드 클라이언트 개발팀장과 BTF 팀장을 겸임하고 있다.

원스토어 BTF(블록체인·버스크온 TF) 임우종 팀장. (사진=지디넷코리아)

■ "뮤지션의 백스테이지 컨텐츠에 집중…유튜브가 경쟁자"

-버스크온(BUSKON)은 어떤 서비스인가요?

"버스크온이란 버스킹과 온라인의 합성어에요. 신규 음악 서비스인데,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뮤지션을 위한' 음악 서비스죠. 단어가 의미하는 것처럼 뮤지션이 공연하고 팬과 소통하면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공간을 온라인으로 확장해주는 서비스라고 할 수 있어요. 연내 출시할 계획입니다."

-버스크온에서는 뮤지션이 어떻게 수익을 얻나요?

"버스크온은 음악 컨텐츠의 가격을 이용자가 정해요. 버스킹할 때 가격을 책정하지 않고 음악을 듣는 사람이 내고 싶은 만큼 내잖아요. 그것처럼 버스크온도 주관적으로 자신이 느낀 만큼 내는 거에요. 왜냐면 음악이라는 건 일종의 매개체거든요. 음악 자체가 유통되고 소비된다기보다는 음악 자체가 하나의 매개체인거죠.

우리는 CD, 책을 사지만 실제는 그 안에 담긴 내용을 사는 거잖아요. 음악을 들으면 음악을 소비했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여기서 한 단계 더 들어간 거죠. 그건 아직 음악이 소비된 게 아니고, 미디어만 전달된 상태라고 보는 거예요. 그럼 진짜 전달된 것은 뭐냐. 그 안에 담겨있는 무형의 가치, 즉 마음의 울림인 감동이라고 봤어요.

그래서 저희는 '터치'라는 디지털 아이템을 취급해요. 음악 콘텐츠를 듣고 이용자가 터치로 투표하는 거죠. 건물 앞에 조각상도 고가에 거래되잖아요. 음악은 왜 그럴 수 없나 하는 거죠. 음악 하나에 10원, 20원 처리될 게 아니라 이 음악이 내 인생을 바꿨다고 생각하면 천만원, 1억도 아깝지 않아 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거죠. 그 사람은 그럼 그만큼의 값을 지불하는 거죠."

-사람들이 자신이 느낀 감동만큼 창작물에 대가를 지불하는 방식이군요. 하지만 길거리 버스킹을 보면 감동했더라도 돈을 지불하지 않는 경우도 많잖아요. 이런 방식이 지속적인 수익구조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요?

"준비 과정에서 많은 분들이 지적했던 내용이었어요. 우려하는 부분을 당연히 이해하고요. 특히나 기존에 질서가 집힌 음원 소비 방식만 변화시킨다고 했을 때는 성공하기가 매우 어려울 것 같아요. 초기 비용도 많이 들고요. 그래서 저희가 선택한 건 기존에 없던 콘텐츠를 만드는 거에요. 버스크온에서만 볼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 여기에 집중하게 하려 해요.

음원 같은 경우는 꼭 버스크온에서 들을 필요가 없어요. 저희가 서비스 이름을 온라인버스킹을 뜻하는 '버스크온'이라고 정한 이유도 그 때문이에요. 일종의 뮤지션 브이로그와 비슷한 동영상을 유통하는 거죠. 사실 팬들은 무대 위에서의 모습도 좋지만 백스테이지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굉장히 궁금해하거든요. 실제로 JTBC의 비긴어게인처럼 음악이 제작되는 과정을 노출하는 프로들이 큰 호응을 얻고 있죠. 저희도 준비 과정 자체가 별도의 콘텐츠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이런 부분들을 위주로 콘텐츠를 만들려고 하는 거예요.

또 뮤지션 입장에서도 물리적으로 매번 정돈된 음악 콘텐츠를 업로드 하긴 힘들어요. 그건 정말 응축된 노력의 결과죠. 그런 식으로 일주일에 한 번씩 새로운 콘텐츠를 찍어낼 수 있는 뮤지션은 없죠. 그래서 상당량의 콘텐츠는 뮤지션의 백스테이지 스토리가 채우게 될 거예요. 버스크온이 자체 제작한 영상도 취급할 거지만, 기본적으로는 뮤지션이 자발적으로 업로드하는 걸 취급해요. 현재는 조문근밴드와 같이 초기 컨텐츠를 협업해 촬영하고 있어요. 이를테면 버스킹 투어를 하면서 곡을 새로 만드는 거죠. 이런 과정을 화면에 담는 거예요. 자발적으로 뮤지션이 음원도 올릴 수 있긴 하지만 다른 음원서비스처럼 이용자가 찾아 듣고 싶은 모든 음원이 다 구비돼서 검색으로 접근할 수 있는 이런 서비스는 아니에요."

-그럼 버스크온의 경쟁자는 멜론이 아니라 유튜브가 되겠네요?

"네. 유튜브나 아프리카TV가 경쟁자라고 할 수 있죠. 다만 유튜브가 광고 기반이고 정액제 프리미엄 서비스를 하는 반면 저희는 광고도 아니고 정액제도 아니고 디지털 아이템 '터치'를 판매하는 거죠. 터치는 일종의 투표권이에요. 유료로 터치를 사고, 자신이 투표하고 싶은 콘텐츠에 붙이고 싶은 만큼 터치를 붙이는 거죠. 터치 판매 매출에서 성과기여분은 다시 콘텐츠 사용료로 뮤지션에게 돌아가요. 아프리카TV의 별풍선과 유사하죠. 또 저희는 이용자가 음악 콘텐츠를 최초로 접하는 상황에서는 터치를 무료로 지급해줘요. 이용자가 이 음악을 듣고 만족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용자의 소중한 시간 3, 4분을 할애한 거니까 이건 마케팅이라고 보고 오히려 대가를 지급하는 거죠."

-터치를 디지털 자산이라고 표현하셨는데요, 암호화폐는 아닌 건가요?

"네. 암호화폐는 아니고 디지털 아이템입니다. 일종의 싸이월드의 도토리 같은 거죠. 버스크온 서비스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투표권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원스토어는 비트코인SV 기반의 버스크온 서비스를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사진=지디넷코리아)

■ 블록체인 사용하는 이유는? "기존모델보다 싸고 안전해서"

-버스크온은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인데요, 버스크온에 블록체인은 왜 필요한 건가요?

"반드시 블록체인이 필요한 건 아니에요. 하지만 블록체인을 이용하면 좀 더 값싸고 안전하게 서비스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용해요. 블록체인이 있어야지만 가능한 서비스라기보다는 기존 기술로도 할 수는 있지만, 블록체인을 통해서 좀 더 값싸고 안전하고 투명하게 운영할 수 있는 서비스인 거죠. 다른 분야의 사업자들도 이 부분에 집중해야 된다고 봐요. 뭔가 없던 것을 만든다는 관점보다는 기존에 있던 것을 더 안전하고 저렴하게 빠르게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했으면 좋겠어요."

-블록체인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주신다면요.

"저희는 블록체인 레이어 1,2 나눠서 사용해요. 레이어1은 기존의 메인넷인 비트코인SV 트랜잭션을 그대로 취급하고, 여기서는 이용자가 암호화폐 비트코인SV(BSV)로 저희가 제공하는 디지털아이템 '터치'를 구매해요. 레이어2에서는 터치를 가지고 콘텐츠에 투표를 하죠. 레이어2에는 각 콘텐츠 제작에 기여한 사람들의 배분율이 스마트계약처럼 저장돼 있어요. 그래서 저희가 함부로 약속과 달리 A콘텐츠에 보팅한 것을 B콘텐츠에 지급한다던가 할 수 없어요. 투명성을 제공하는 거죠.

그런데 이런 건 모두 전통적인 데이터베이스에서도 구현이 가능해요. 하지만 블록체인을 사용하게 되면 프라이버시 모델을 변경해서 운영 효율성을 추구할 수 있어요. 전통적인 프라이버시 모델에서는 데이터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이 들어요. 하지만 비트코인 같은 경우는 트랜잭션 데이터가 퍼블릭에게 노출돼 있고 접근할 수 있는 아이덴터티가 분리돼 있어, 거래흐름은 눈에 보이지만 거래 당사자가 누군지는 가명으로 숨겨져 있죠. 이렇게 함으로써 전통적인 보안 및 프라이버시 모델보다 좀 더 효율화될 수 있다는 게 핵심이에요."

-왜 많은 블록체인 중에 비트코인SV를 택하셨나요?

"비트코인SV를 선택한 건 사실 어렵지 않은 결정이었어요. 다른 대안이 전혀 없었거든요. 일단은 안정적으로 낮은 수수료가 필요했고, 빠르고 대용량 처리가 가능해야 했죠. 또 제도적 측면에서는 거래가 안전하고 투명하게 관리돼야 하는 상황이고, 저희는 응용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입장이기 때문에 응용생태게 전체 영향에 미치는 변화가 없어야 했죠. 즉 베이스 프로토콜의 변화가 없어야 했어요. 지진이 빈발하는 땅 위에는 건물을 올릴 수 없으니까요. 체인 안정성도 중요했죠. 또 정치적 합의가 아닌 경제적 인센티브에 의한 자율시장경제 원리 기반으로 돌아가야 해요. 그런데 이걸 다 만족하는 프로젝트는 비트코인SV밖에 없었던 거죠."

■ "블록체인으로 미래 중개자 비즈니스 방식 변할 것"

-원스토어가 블록체인 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희는 플랫폼 사업자다 보니 항상 시장 환경 변화에 민감해요. 그래서 블록체인을 비롯해 기존 환경에 파괴적일 수 있는 기술에 대해서 촉각을 세우고 검토하는 미션을 항상 가지고 있어요. 블록체인도 그중 하나의 기술이었죠. 또 블록체인은 신뢰하는 제 3자에 의존하지 않고 P2P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기 때문에 일종의 게이트웨이 비즈니스를 하는 저희에게는 큰 위협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검토를 준비해야만 했던 상황이었어요. 검토하는 과정에서 (블록체인 기술이) 아주 먼 미래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어떤 식으로든 우리 스토어 비즈니스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 판단해 버스크온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어요."

-기존에 하던 플랫폼 사업자 역할이 아닌 직접 서비스를 만드셨네요.

"네. 그런데 당장 이걸 통해서 사업을 피벗하자는 건 아니고, 기존 원스토어 비즈니스에 큰 타격을 주지 않고 일종의 별동대처럼 움직여 봐야겠다 해서 만든 거예요. 단순히 내부 프로젝트로만 한 번 해보고 끝내는 수준이 아니라, 시장에 나가서 한 번 제대로 돌려봐야 정확하게 학습이 되겠다고 판단했어요. 실전과 시행착오를 통해서 (블록체인이 뭔지) 제대로 확인할 필요가 있었던 거죠. 결국 블록체인 기술을 제대로 학습하는 것과 블록체인 기반의 비즈니스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 이 두 가지의 토끼를 다 잡는 게 목표에요. 그래서 저희의 메인 사업이 피벗해야 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숙달된 노하우를 기반으로 해야 되겠죠."

-음악 시장을 타깃으로 하신 이유는 뭔가요?

"개인적으로 저는 음악에 관심이 많았어요. 직장인 밴드에서 드럼도 쳤죠(웃음). 어릴 적 LP판이나 카세트테이프 시장에서는 이문세나 김건모 같은 가수가 앨범을 내서 30만 장, 100만 장이 팔리면 음악 시장 자체가 커졌어요. 그런데 이제는 정액제 스트리밍 상품으로 음악이 유통되면서 음악 시장의 토탈 마켓 캡이 정해져 버렸죠. 음반 전체 판매 시장이 커지는 게 아니라 전체 캡은 정해져 있은 채 누가 더 많이 가져가냐의 문제로만 바뀐 거예요. 그 안에 제로섬처럼 유명한 몇몇 가수에게 트래픽이 다 몰아주는 형태로 변화한 거죠.

정액제 기반의 사업 모델은 거래 관계를 간접적으로 우회하게 만들어 기여와 성과 보상의 상관관계가 느슨해지는 문제가 생겨요. 마켓 다이나믹스를 낮추는 거죠. 기여한 만큼 성과 보상이 민감하게 연동되는 게 원래 시장 경제가 잘 작동되는 결과라고 볼 수 있는데 그렇지 않은 거죠. 물론 버스크온이 이런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하겠다는 것은 아니에요. 완벽한 자유 시장은 이론상으로만 존재하지 현실에서는 존재하기 어려우니까요. 다만 기존의 한계를 극복해가는 걸 버스크온이 해보려는 거예요.

또 다른 문제는 다양성이 축소됐다는 점이에요. 성과가 스트리밍 카운트에 따른 단순한 지표로 배분되다 보니까 대중성을 획득하지 못한 뮤지션은 수익이 안 나는 거죠. 모든 사람한테 호응을 얻는 음악들만 살아남게 되는 거죠. 이게 틀리거나 나쁜 건 아니지만 음악이란 건 주관적인 거라 (대중성을 획득하지 못한) 음악들도 존재해야 한다고 보는데 그런 측면에서는 다양성이 사라진 거죠. 그래서 음악 시장이 새로운 시도를 하면 의미 있는 결과를 볼 수 있는 시장이라고 생각했죠."

-미래 사회에서 원스토어와 같은 중개자 역할은 어떻게 변화할 거라 보시나요?

관련기사

"아무도 가보지 않은 영역이라 예측하긴 힘들지만, 지금까지 겪고 고민해온 바로 예측해보자면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이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전 사회 영역 중 일부일 것 같아요. 플랫폼 사업자의 역할은 여전히 존재할 거라고 봐요. 다만 비즈니스 방식이 변화하는 거죠.

기존 플랫폼 사업자들이 정보를 물리적으로 독점하고 그걸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익을 내던 모델에서 정보의 접근권이 당사자한테 있어 기업이 당사자한테 정보를 사서 정보에 접근하고 분석하는 방식으로요. 정보를 분석해서 도출한 인사이트 결과는 그 기업 것이 될 수 있겠죠. 그래서 결국엔 기업들은 분석된 결과를 기반으로 서비스하는 형태로 바뀔 거 같아요. 가장 흔한 형태로 맞춤형 추천 서비스를 한다고 했을 때, 지금은 구매내역을 플랫폼 사업자가 다 들고 있지만 이제는 데이터를 더 비싼 가격으로 사서 더 좋은 결과를 내서 더 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만 살아남을 수 있게 되는 거죠. 그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만이 중개자의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