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도 4차산업혁명 세례…핀테크시장 '새바람'

디지털 및 온라인 전문 보험사 신규 설립하기도

금융입력 :2019/11/01 17:05

국내 보험사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사업 모델을 조금씩 바꾸고 있다. 핀테크 랩을 설치해 협력 관계를 도모하거나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대규모 사용자를 보유한 정보통신기술(ICT) 사업자들이 보험업에 속속 진출하면서 변화 속도를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1일 보험 핀테크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내년부터 건강증진형 보험과 카카오페이 등 신규 ICT 플레이어들이 가세하면서 보험업계와 ICT 기술의 친화 관계가 한층 깊어질 전망이다.

건강증진형 보험이란 건강해지는 만큼 보험료를 인하해주는 형식의 보험을 일컫는다. 보험 가입자 입장에서는 보험료가 할인 되는 동시에 건강한 삶을 즐길 수 있다는 일석이조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보험사는 일정 수준 걷기와 운동하기 등의 헬스 데이터를 수집해 정교한 보험 상품 계리가 가능해지고 동시에 고객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보험사들은 일상생활의 운동 등을 측정할 수 있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헬스케어 플랫폼을 재단장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최근 헬스 스타트업과 관련 플랫폼을 논의 중이며, 타당성 검증 작업을 거쳐 내년 건강증진형 상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건강증진형 상품 외에도 인공지능과 로봇자동화프로세스(RPA)를 접목하는 곳도 생겼다. 교보생명은 인공지능이 보험 계약을 실질적으로 심사하고 인수 여부를 결정하는 바로 시스템을 도입했다. DB손해보험에서도 RPA 구축과 도입을 통해 AI 기반 스마트 콜센터를 비롯한 업무 자동화를 진행 중이다.

대형 및 지방은행 가릴 것 없이 핀테크 랩을 개소한 은행권과 비교해 적지만 보험업계서도 핀테크와 협력 관계를 맺기 위한 지원에 나서고 있다. 삼성생명은 삼성화재와 함께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한 900억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다. 한화생명은 드림플러스란 핀테크 랩을, 교보생명은 스타트업과 사업 협업을 위한 '이노스테이지' 플랫폼을 시작했다. 업계에서 핀테크와 보험사 간 협업은 조금씩 확대될 것으로 점친다. 지난 7월 1일 금융위원회가 보험사가 자회사로 핀테크 업체를 소유할 수 있도록 보험업법 개정 시행령을 실시했기 때문이다.

ICT 플레이어들의 빠른 공세에 아예 ICT 플레이어와 손잡거나 온라인 기반 보험사를 설립하는 양상도 띄고 있다. 카카오페이와 삼성화재가 디지털 손해보험사 예비인가를 준비 중이다. 한화손해보험도 현대자동차 등과 함께 온라인 전용 캐롯손해보험을 출범할 예정이다.

대고객 유저를 보유한 플랫폼 사업자 토스나 카카오페이 등의 보험 대리점업(GA) 진출로 변화가 늦을 경우 보험 제조업체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나오고 있다. 토스 외에도 보험 가입 내역을 분석하고 추천해주는 수많은 서비스가 인기를 얻으며 보험사는 '박리다매'식의 미니 보험 판매를 만들고 있다. 미니 보험은 젊은 층으로부터 호응이 높지만, 보험사 수익과 연결하기 위해선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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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에서는 영업 채널이 설계사 중심으로 이뤄졌던 과거 분위기를 단번에 뒤집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대부분 보험 상품이 단순하지 않아 모바일 채널로 옮겨가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보험업계를 제외한 핀테크는 "보험사가 지나치가 보수적이며, 그간 보험 상품을 파는 방식이 공급자 위주였기 때문"이라면서 "기술 접목과 핀테크 업체의 협력에 개방적인 마인드를 갖고 자성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