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학교서 일하다 코딩 재밌어 개발자로 업 바꿨죠"

[핀테크 개발자를 만나다①] 피플펀드 김여진 매니저

금융입력 :2019/10/30 10:24    수정: 2019/10/30 10:24

최근 한국투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약 290조원이었던 글로벌 핀테크(모바일 전자결제 시장 기준) 규모는 2018년 약 1천조원으로 245% 성장했다. 신규 투자도 2013년 23조원서 2018년 134조원으로 늘었다. 정부도 국내 핀테크업의 규모 확대(스케일업) 지원과 규제 개선, 법제화 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발맞춰 핀테크도 전문 인력을 고용하고 육성하는 등 더 나은 일터와 혁신적 서비스 제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중이다. 하지만 아직 핀테크 업체의 이름, 하는 일이 제대로 소개되지 않아 청년들이 지레 발걸음을 돌리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특히 IT기술 기반으로 운영되는 금융사인 핀테크들은 IT기술을 다루는 개발 인력 모집에 상시 애를 먹고 있다. 핀테크 개발자 정말 괜찮을지, 이 핀테크 업체는 어떤 곳인지를 소개해본다. [편집자주]

가장 처음 만난 개발자는 피플펀드 투자 사용자환경(UX)팀 백엔드 개발자 김여진 매니저다. 김여진 매니저를 최근 서울 선릉 위워크에 위치한 피플펀드 사무실서 만났다.

'문대생, 대안학교 선생님, 코딩이 재밌었다'는 남다른 이력을 갖고 있는 김 매니저는 피플펀드의 개발부문 업무 환경에 대해 "기초 실력을 기르기 위한 장려를 많이 해줘서 좋다"며 "스타트업이라고 해 빠르게 1인의 몫을 오롯이 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지만 많은 동료들과 편하게 의견을 나눌 수 있어 개의치 않게 만들어줬다"고 짚었다.

Q. 피플펀드에서 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피플펀드 투자UX팀에서 백엔드 개발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투자UX팀에서는 피플펀드 플랫폼에서 투자자 입장의 UX 향상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 중 서버가 뒷받침해줘야 하는 기능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진행한 프로젝트는 마이페이지, 알림, 피플펀드 앱 등이 있습니다."

Q. 개발 업무와 관련된 전공이 아니었다고 들었습니다.

"대학서 일본어교육을 전공, 경제학도 같이 공부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곤 대안학교서 8년 간 상담사로 재직했습니다. 경계선 수준의 정서 장애가 있는 친구들을 상담했는데, 컴퓨터를 잘하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6년 차 상담사가 됐을 때 코딩 열풍도 불고해 가르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 그 땐 뭘 공부하고 가르쳤나요.

"책을 사서, 안드로이드 앱을 만드는 공부를 시작했고 학생들이 그날 한 일들을 볼 수 있는 앱을 만들었어요. 앱 다운로드 마켓에 올리지 않아 학생들의 휴대전화에 일일이 앱을 설치해야 했죠. 이렇게 하다가 원래 하던 상담 일과 컴퓨터 공부 비중이 역전되더라고요. 결국 퇴사하게 됐습니다."

피플펀드 투자UX 백엔드 개발자인 김여진 매니저가 최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답변하고 있는 모습.(사진=피플펀드)

Q. 원래 컴퓨터 다루는 걸 잘했던 건가요.

"어렸을 때 이모님이 컴퓨터 회사에서 근무해서 그 인연으로 집에 286 컴퓨터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당시 프로그래밍 언어 중 하나였던 베이직을 이용해서 가지고 놀았던 것이 처음 입문이고요. 그 후에 다시 시작하게 된 것은 2016년부터 취미로 자바와 안드로이드 앱 개발을 하게 된거죠."

Q. 개발자로 전업하는 과정은 어떠했고, 어렵지 않았나요.

"2018년 2월에 퇴사하고, 직업을 바꾸려면 지금이 마지막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10월까지 8개월 정도 공부했습니다. 네트워크나 서버를 잘 모르면 할 수 있는 업무에 한계가 있어 공부를 했죠. 당시 파이썬을 배우던 학원을 통해 피플펀드와 연이 닿았어요. 당시에 P2P금융도 처음 알게 됐고 결과적으로 현재 잘 다니고 있습니다."

Q/ 피플펀드에 오니 어떤가요.

"걱정은 처음으로 신입으로 단기간 내 빨리 1인분 역할을 해야 한다는 걱정은 있었어요. 신입에 비해 나이도 많았고, 오래 한 분들을 따라갈 수 있을까도 고민했어요. 와서 보니 동료들이 개의치 않게 편하게 코딩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문화가 있었습니다. 개발자 대 개발자로 이야기할 수 있는 문화, 일명 '꼰대 문화'가 아니었어요.

또 기초 실력을 기르기 위한 장려를 많이 해줍니다. 업무가 끝나고 스터디를 하는 게 아니고 업무 시간 내 스터디를 할 수 있도록 해주죠. 회사 기술블로그, 스타트업 테크 챌린지 등을 통해 서로에게 많은 걸 배우고 공부합니다. 저도 발표를 꼭 하고 싶어 일과 공부에 대한 동기가 늘 있습니다."

피플펀드 투자UX 백엔드 개발자인 김여진 매니저가 업무를 진행 중이다.(사진=피플펀드)

Q. 비전공자 중에 개발자 꿈꾸는 사람이 많은데,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일자리가 많기 때문에 기회도 많아요. 다른 분야서는 능력이 뛰어나도 취업이 어려운 것에 비해 개발 업무는 내가 공부한만큼 인정받는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꾸준히 하는게 중요합니다. 또 개발은 '내 느낌에 웬지 이래'라면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죠. 자료와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이성적으로 접근한다는 점을 알아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꼭 이루고 싶은 개발 업무가 있나요.

"오픈소스와 관련된 일을 더 많이 하고 싶습니다."

피플펀드 측은 주 단위로 개발자들의 기술 세미나를 진행, 내외부 개발자들과 함께 '스타트업 테크 챌린지'를 분기마다 연다고 부연했다. 이 챌린지는 IT 기술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오픈 기술 세미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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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피플펀드 관계자는 "신규 입사자가 적응할 수 있는 기간을 주고 연착륙할 수 있는 '소프트 랜딩 제도'를 시행 중"이라며 "개발자 추천 연금제도도 피플펀드의 차별화된 개발자 복지"라고 귀띔했다.

개발자 추천 연금제도는 개발자를 추천해 입사하면, 채용 보상금 대신 추천 연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임직원이 추천한 입사자가 최초 입사 3개월 근무 시, 연말을 기준으로 추천자와 입사자에게 각각 100만원씩 지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