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자산,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블록체인서울2019]한국·싱가포르 등 4개국, 블록체인 규제환경 주제 토론

일반입력 :2019/10/17 18:26    수정: 2019/10/19 11:17

세계 블록체인 허브로 주목 받고 있는 한국, 싱가포르, 스위스, 두바이에서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자산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 안으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자금세탁방지(AML), 테러자금지원방지(CFT) 의무를 암호화폐 취급업소에 부과하는 법을 제정하고, 샌드박스 안에서 증권형토큰거래를 허용하는 등 디지털자산의 제도권 진입이 가속화되는 분위기다.

지디넷코리아 주최로 1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C홀에서 열린 블록체인서울2019에서 한국, 싱가포르, 스위스, 두바이 등 4개 국가 주요 관계자들이 '비즈니스하고 싶은 블록체인 시티의 조건'이라는 주제로 패널토론을 진행했다.

이날 토론에는 금융위원회 송현도 혁신금융단 과장, 앤슨 젤 싱가포르 블록체인협회장, 세실리아 뮤엘 첸 스위스 크립토밸리협회 멤버, 니샤 라미세티 두바이 퓨처 블록체인 서밋의 책임자가 패널로 참석했다. 좌장은 싱가포르에 위치한 블록체인 컨설팅 업체 젠가K의 안태현 대표가 맡았다.

이날 토론에 참여한 패널들은 각 국가가 블록체인 기업들이 비즈니스 하기 좋은 환경을 마련하는 동시에, 디지털자산 투자자들을 보호하는 장치를 마련해 '규제의 균형'을 맞추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17일 열린 블록체인서울2019에서 한국, 싱가포르, 스위스, 두바이 등 4개 국가 주요 관계자들이 '비즈니스하고 싶은 블록체인 시티의 조건'이라는 주제로 패널토론을 진행했다. (왼쪽부터) 안태현 젠가K 대표, 앤슨 젤 싱가포르 블록체인협회장, 세실리아 뮤엘 첸 스위스 크립토밸리협회 멤버, 니샤 라미세티 두바이 퓨처 블록체인 서밋의 책임자, 송현도 금융위 과장

FATF 권고안 따라 암호화폐 AML 관련 법 전세계 적용 중

모든 산업에서 규제 이슈는 기업의 존폐를 가를 수 있는 중요한 이슈다. 특히 신생 산업 블록체인에서 규제는 초미의 관심사다.

블록체인 규제 이슈 중에는 여전히 국가마다 입장이 달라 기업들이 혼란스러운 것도 많다. 대표적인 것이 암호화폐공개(ICO) 관련된 규제다.

반면, AML이나 증권 성격을 띤 토큰에 대해선 세계 정부가 비슷한 입장으로 규제를 명확히 해나가고 있는 추세다. 이런 영역에서 우선 디지털자산화에 대한 제도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토론에서 앤슨 젤과 세실리아 뮬엘 첸은 각각 싱가포르와 스위스가 이미 빠르게 암호화폐 AML관련 법안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앤슨 젤은 "이미 2014년 3월 싱가포르 정부는 모든 암호화폐 거래는 AML 규제를 준수해야 한다고 발표했다"면서 "싱가포르에서 비즈니스를 하려면 반드시 AML을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실리아 뮬엘 첸 역시 "스위스에서 블록체인 사업을 하려면 자금세탁방지 규정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도 관련 법 마련에 나섰다. 지난 6월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암호화폐 취급업체에도 금융권에 준하는 AML 의무를 부여한다는 내용의 권고안을 발표한 데 따른 조치다.

송현도 금융위 과장은 이날 "국제적으로 합의된 내용인 만큼 우리나라도 금년 초부터 법개정을 위해 국회와 상의하고 있다"며 "금융위의 바람은 올 정기국회내에 법 개정이 되는 것이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취급업소에 대한 AML 의무는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개정을 통해 반영될 예정이다. 송 과장은 "법이 개정되면 취급업소들이 당국에 등록하고 자금세탁 관련 규제를 받게 될 것"이라며 "(법 개정으로) 시장이 더 투명하고 안정적으로 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증권형 디지털 자산 거래소 제도화 추세

또, 블록체인 위에서 발행된 증권형 디지털자산의 거래도 향후 제도화가 빠르게 이뤄질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스위스는 스위스증권거래소가 참여한 디지털 애셋 거래소 SIX에 라이선스를 부여할 예정이다. 또, 싱가포르금융청은 규제 샌드박스에서 증권형토큰(STO) 거래소인 iSTOX의 영업을 인가했고, 우리나라 금융위도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부동산 수익 증권을 블록체인 기반으로 발행하는 사업을 허가했다.

세실리아 뮬엘 첸은 스위스 상황에 대해 " SIX는 스위스 증권거래소를 포함해 6개 거래소가 참여한 디지털 자산관리 서비스로 발행, 거래, 실물자산관리 모든 것을 통합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또 "디지털자산관리 서비스를 위해 증권거래 라이선스가 필요하고, 스위스 금융당국인 핀마(FINMA)의 전체적인 관리감독을 받게 된다"고 덧붙였다.

송현도 과장은 금융 규제샌드박스에 포함된 블록체인 기반 부동산 수익증권 거래 서비스에 대해 "지금 업체에서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는 중인데 개발이 완료되면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고 상품 출시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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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많은 아시아 국가들이 블록체인 기반 증권형 디지털자산 거래를 제도권 안으로 끌어 안고 있다.

안태현 대표는 "필리핀이나 말레이시아도 규제특구를 위주로 STO 라이선스를 주고 테스트하고 있다"며 "앞으로 비상장주식이나 비유동성자산을 블록체인으로 디지털화시키고 이를 거래할 수 있게 하는 플랫폼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