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무역 분쟁 '스몰딜'...한국 IT기업 영향은

中 시장 회복 기대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 급등

디지털경제입력 :2019/10/14 15:16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에서 '스몰딜'에 합의했다. 이에 국내 전자산업계가 중국시장 회복 기대에 부풀었다.

미국과 중국은 12일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부분 합의에 도달했다고 발표했다. 1단계 합의로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확대하고 금융시장을 개방하는데 동의했다. 중국은 400억-500억 달러 규모 미국산 농산물을 구매하기로 했다.

미국은 15일로 예정했던 2천500억달러 품목 관세율을 25%에서 30%로 인상하려던 방안을 보류했다.

미국과 중국 양국은 11월 16일과 17일 칠레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담에서 합의문에 서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국의 2단계 합의는 1단계 합의안 서명 직후 진행하기로 했다.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은 중국 환율 조작국 제외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중국과 미국이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1단계 합의에 도달했다.

긴 시간 지속돼온 미중 무역분쟁이 오랜만에 긍정적 신호를 보이자 한국 주식시장이 강세로 반응했다.

14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11일) 대비 1.35%(28.23포인트) 오른 2072선으로 솟아올랐다.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1.57%(9.96포인트) 오른 642.90로 급등했다.

미중 무역분쟁에 민감하게 반응해온 반도체 기업 주식도 급등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장중 5만원선을 돌파했다. 최근 1년 내 최고가이며, 5만원 돌파는 작년 6월 7일 이후 16개월만이다. SK하이닉스 주가도 8만1천100원까지 올랐다.

그동안 무역분쟁에 따른 중국시장 침체 영향으로 반도체 수출 감소를 겪어온 기업들이 향후 실적을 끌어올릴 것이란 기대감을 선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3분기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7조7천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는데, 미중 무역분쟁 해소에 따라 4분기 후 내년 실적 회복세가 빨라질 수 있다는 기대를 주고 있다.

NH투자증권 노동길 연구원은 "극단적으로 위축됐던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되돌릴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완전한 합의가 아니라 부분적인 합의였다는 점에서 회의론도 제기된다. 관세 철폐와 12월 관세 계획, 화웨이 규제 문제 등이 협상에서 거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노동길 연구원은 "11월 정상회담 전후 불확실성을 재차 키울 수 있어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할 만하다"고 밝혔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을 계기로 최악의 상황은 탈피했으며 향후 협상 타결 가능성은 열어놨다"며 "이번 협상결과는 스몰딜보다 휴전"이라고 분석했다.

미중 무역협상 외에도 경제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소는 여전히 다수 존재한다. 미국과 유럽연합(EU) 간 무역분쟁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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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민 연구원은 "이제 주목할 이슈는 미국과 EU 무역분쟁"이라며 "미국과 EU 무역분쟁은 재점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18일 대 EU 관세부과를 예고했고, EU는 보복관세를 준비중"이라며 "트럼프가 자동차 및 부품 관세 부과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있고, 유럽발 'R의 공포' 유입, 유로화 약세로 인한 달러 강세압력 확대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