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헌 넥슨 "생존과 성장 위해 조직 유연성 필요"

신규 프로젝트 추가 중단 예고...고용불안에 "안전망 고민"

디지털경제입력 :2019/09/09 20:39

"넥슨의 과거와 현재, 미래의 가치는 사람에 있다. 회사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유연한 전환을 고민하고 있다. 넥슨 성장에 원동력이 되어준 직원을 배제하지 않는다."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는 이날 사내 공지문을 통해 "조직 변화에 대한 원칙과 기준이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날 이정헌 대표의 공지문은 조직개편 이후 어수선한 내부 분위기를 잡고, 조직개편의 정당성과 필요성 등을 직원들에게 알려 내부의 힘을 응집시키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최근 넥슨 측은 조직개편을 통해 PC 온라인과 모바일 게임 부문을 통합, 이 과정에서 게임과 IP로 묶은 9개 사업그룹을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페리아연대기 등 일부 개발 프로젝트가 중단됐고, 정상원 개발 총괄 부사장이 사의를 표명하기도 했다.

조직개편은 넥슨 직원들의 고용불안을 촉발하기도 했다. 지난 3일 넥슨 노조인 스타팅포인트가 집회를 열고 고용안정을 촉구한 이유였다.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

이 대표는 이날 "게임 산업은 다른 일반적인 제조업과 달리 조직원 개개인의 경험과 역량 그리고, 맡은 일에 대한 애정의 폭과 크기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결과물들을 만들어 낸다"며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은 모든 의사결정의 전제이자 원칙임을 무엇보다 먼저 말씀 드리고 싶다"고 운을 땠다.

이어 그는 "게임 산업이 직면한 환경이 만만치 않다. 하나의 게임 프로젝트가 세상에 나오기 위해선 인원과 시간이 경쟁적으로 커지고 있지만, 성공 확률은 더 낮아지고 있다"며 "게임의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 프로젝트는 경영상의 판단에 따라 중단될 수도, 축소될 수도, 혹은 2배 3배 이상의 지원이 강화될 수도 있어야 하는 유연성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연성이 제대로 작동되기 위한 전제는 임직원 여러분들의 일자리가 위협받고 있지 않다는 신뢰를 회사가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전환 과정을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안전망을 고민하고 있고,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땀흘리며 가장 큰 원동력이 되어준 직원 여러분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넥슨 판교 사옥.

경영적 판단에 따른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계획도 분명 밝혔다. 유연하면서 안정적인 조직 개편에 속도를 더 내겠다는 얘기였다.

이 대표는 "현재 개발되고 있는 내부 신규 프로젝트들에 대해서는 이달 중 리뷰 검토를 준비 중으로 회사가 우선 집중해야 할 프로젝트에 신중한 선별이 이루어질 예정"이라며 "신규개발에는 정답이 없다. 만드는 사람도 결정하는 사람도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나아가는 방향에 대한 강한 확신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 그는 "강한 확신은 치열한 논박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모든 이해관계와 히스토리를 배제하고, 원점에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논박하도록 하겠다"며 "넥슨의 주요 라이브 프로젝트들은 너무나 감사하게도 여전히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고 있지만, 이제는 신작 프로젝트의 성공 경험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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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민 원더홀딩스 대표를 개발 부문 외부 고문으로 영입한 이유에 대해선 "넥슨의 전반적인 게임 개발에 참여하게 된다"며 "넥슨의 전략적 파트너사로서, 다양한 노하우를 공유하고 우리가 안에서 보지 못하는 것들을 밖에서 새로운 시각으로 조언해주실 수 있기를 기대한다. 긍정적인 시너지를 내는 것이 또 저를 비롯한 경영진의 역할"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공지문 말미에 "지금은 모두를 위한 전환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며 "외부 변수에 따른 수동적인 변화가 아닌, 우리 스스로 주도하며 이런 변화를 건강하게 소화해내는 것이 당장의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