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2등 AMD, 라이젠 돌풍에 '잘 나가네'

인텔 프로세서 수급난 이후 조달 PC 시장서도 기세등등

홈&모바일입력 :2019/08/22 16:59    수정: 2019/08/22 17:16

AMD 3세대 라이젠 프로세서. (사진=AMD)
AMD 3세대 라이젠 프로세서. (사진=AMD)

CPU 업계의 2인자 AMD가 국내 조립 PC 시장과 조달 PC 시장에서 조금씩 점유율을 늘려나가고 있다. 8월 현재 국내 조립 PC 시장에서 AMD 라이젠 프로세서의 점유율은 50% 이상으로 지난 해 같은 기간의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조달 PC 시장에서도 지난 해 하반기부터 불거진 인텔 프로세서 수급난과 AMD 프로세서가 갖춘 가격 경쟁력을 기반으로 비핵심업무 대상 PC에 AMD 프로세서를 탑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반면 인텔은 9세대 코어 프로세서 공개 이후 1년여가 다가오는 현재까지 데스크톱용 10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공개하지 못하고 있다. 데스크톱용 프로세서까지 완전히 10nm 기반으로 옮겨간 새 프로세서를 내놓는 내년 초까지는 AMD 3세대 라이젠 프로세서에 내놓을 카드가 없다.

■ 조립 PC 시장에서 50% 넘어선 AMD 라이젠

22일 다나와리서치와 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조립 PC 시장에서 AMD 라이젠 프로세서의 점유율은 55%~60%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7월 초 출시된 AMD 라이젠 5 3600 프로세서가 인텔 9세대 코어 i5-9600K와 게임 성능에서 큰 차이가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 그 배경이다.

전세대 제품인 AMD 라이젠 5 2400G 프로세서. (사진=AMD)

게임용이 아닌 일반 업무용 PC를 조립하려는 소비자들은 전세대 제품인 라이젠 5 2600 프로세서나 그래픽칩셋을 내장한 라이젠 5 2400G 프로세서로 눈을 돌린다. 인텔 9세대 프로세서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7월 초 일본 정부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로 잠시 메모리 가격이 상승했지만 이도 AMD 라이젠 프로세서의 흥행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조립 PC 구성에서 가장 선호도가 높은 삼성전자 DDR4 8G PC4-21300 메모리 모듈 가격도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

조립 PC 유통 업계 관계자들은 "프로세서 단품 뿐만 아니라 조립 PC 시장에서도 라이젠 프로세서 탑재 PC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예년보다 늘었다"고 평가했다.

■ 조달 PC 시장에서도 AMD 프로세서 '기지개'

그동안 인텔 프로세서를 선호했던 국내 조달 PC 시장도 용도나 납품처에 따라 AMD 라이젠 프로세서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 해 하반기부터 불거진 인텔 프로세서 수급난과 AMD 프로세서가 갖춘 가격 경쟁력이 주 요인이다.

주연테크는 지난 6월 말 KT와 우즈베키스탄 2차 교육정보화사업에 대한 180억 규모 PC공급계약을 체결하고 4만 5천여 대 규모 교육용 PC에 전량 AMD 애슬론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다나와컴퓨터도 이달 초 육군과 3만대 규모 PC 납품계약을 체결하고 이 중 1차 물량 일부에 AMD 프로세서를 장착하기로 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조달 발주를 내는 주요 관공서 담당자들이 핵심 업무에 활용되는 PC에 여전히 인텔 프로세서를 선호하고 있지만 교육용 등 용도에는 AMD 프로세서가 제한적으로 탑재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데스크톱 시장서 내놓을 카드 없는 인텔

AMD는 국내 조립 PC 시장의 점유율 상승을 발판으로 안정적인 소비자 층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추첨을 통해 3세대 라이젠 프로세서와 메인보드 세트를 총 74명에게 증정하는 행사를 진행하는 등 흥행 분위기 조성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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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은 현재 노트북용(모바일) 10세대 코어 프로세서만 공개한 상황이다. (사진=인텔)

국내 인텔 프로세서 유통사들은 내장 그래픽칩셋이 빠진 9세대 프로세서 가격을 인하하거나 9세대 프로세서 탑재 PC 구매자를 대상으로 사은품 증정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9세대 코어 프로세서 출시 이후 1년이 가까워지는 시점이라 주목도는 떨어진다.

인텔은 이달 초 10nm(나노미터) 공정에서 생산된 10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공개해 10nm 공정이 궤도에 올랐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러나 이는 노트북용이다. 데스크톱용 프로세서까지 완전히 10nm 기반으로 옮겨간 새 프로세서를 내놓는 내년 초까지는 AMD 3세대 라이젠 프로세서에 내놓을 카드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