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모빌리티-택시 상생안, 스타트업은 수익 못내"

이태희 벅시 대표 "수익성 하락으로 투자 받기도 힘들어"

중기/벤처입력 :2019/08/20 17:10    수정: 2019/08/20 17:46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발표한 모빌리티-택시 상생안으로는 모빌리티 스타트업들이 수익성을 크게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공항 전용 렌트카 기반 모빌리티 서비스 ‘벅시’의 이태희 대표는 2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아산나눔재단 등 스타트업 4개 단체 주관 정책 제안 토론회에서 “국토부가 발표한 택시와 플랫폼 상생안으로 어쨌든 한국에서도 갈등이 끝날 수 있는 시초는 이뤄졌다”며 “하지만 최근 이어지는 논의의 방향을 볼 때는 비즈니스의 수익을 만들기 너무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국토부가 지난달 17일 발표한 택시제도 개편안에는 혁신형 모빌리티 플랫폼 업체들이 택시 면허를 기반으로 사업을 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6천만~7천만원 가량인 개인택시 면허를 얻는 대신 택시 감차 사업 등에 활용할 기여금을 모빌리티 업체가 부담해야 한다. 월 사용료를 지불하는 개념으로 임차하는 방안도 고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막대한 초기 고정 비용으로 인해 모빌리티 기업의 수익성은 택시 장벽이 없을 때보다 대폭 줄게 된다.

스타트업코리아 정책 제안 발표회

아울러 이태희 대표는 자본이 풍부하지 않은 스타트업들의 경우 수익성이 떨어지면 투자받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택시는 기본적으로 미터기 요금을 기반으로 하고, 정산 작업도 해야 해 이를 깨고 수익성 있는 모델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며 “택시제도 개편안 발표 이후 실무협의에서 수익성을 만들어내고자 하는 플랫폼 요구에 대해 택시업계는 크게 귀 기울여주는 것 같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어 “(적자를 내고 있는)우버를 보고 일각에선 모빌리티 스타트업은 수익성보다는 플랫폼 규모를 내세워 투자받거나, 엑싯(자금 회수)할 수 있었던 것 아니냐고도 한다”면서 “그러나 비즈니스란 결국 돈을 벌기 위한 것이고, 수익성 있는 모델을 만들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기업가치가 100조원이나 되는 우버가 기업공개를 통해 엑싯하면서 스타트업 대열에서 빠지니, 우리나라 스타트업 수준이 상대적으로 좋아보이는 착시 현상이 있는 것 같다”며 “유니콘, 데카콘이 다수 나오는 미국 등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스타트업의 무덤이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과거 우리나라에선 제도가 경제를 이끄는 역할을 해, 어떤 산업을 육성할 것인가 정하고 집중 투자해왔다"며 "그러나 이젠 더 이상 그런 방식으론 성장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정부부처가 명확한 유권해석을 신속히 내놓지 않아 사업금을 날린 경험이 있는 스타트업에서도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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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야식 배달 스타트업 ‘벨루가’의 김현종 공동창업자는 “벨루가는 사전에 법률 자문을 받고 여러 차례 정부부처와 기관에 가이드라인을 명확히 해 유관해석을 내려 달라고 요청했다”며 “그러나 국세청이 답변을 보류하다 끝내 불법이라고 입장을 바꿨고, 이미 서비스를 한 번 중단했었던 벨루가는 또 다시 서비스를 접었다”고 말했다.

최성진 대표는 “국세청이 미리 그 서비스는 안 된다고 정확히 결정을 내려줬으면 두 번 비용을 들여서 사업하다가 접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면서 “이는 전적으로 규제 기관의 책임이 아닐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