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언서 손잡는 홈쇼핑..."이슈는 굿, 수익은 글쎄"

2030세대 어필에 강점 vs 비용대비 수익 미미

유통입력 :2019/08/13 17:37    수정: 2019/08/13 17:47

홈쇼핑업계에서 새로운 수익을 위해 모바일 전용 생방송에 투자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방송 진행자로 인플루언서(SNS상에서 영향력 있는 일반인) 활용을 확대하고 있어 주목된다.

그동안 가수 등 연예인을 출연시켜 밀레니얼세대의 관심을 얻었던 홈쇼핑사들은 TV방송보다는 유튜브가 익숙한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해 인플루언서 활용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홈쇼핑사들은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상품 홍보와 이슈에 확실히 도움을 얻는다는 의견을 보이면서도, 수익 측면에서는 좀 더 검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홈쇼핑사들은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에서 활약하고 있는 인플루언서 섭외에 적극적이다. 상품 판매를 넘어 인플루언서들이 자신의 특화된 분야에서 노하우 등을 공유하며 2030세대에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인플루언서 자체 SNS채널 등을 통해 상품 홍보까지 노릴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통한다.

CJ오쇼핑이 유튜브 구독자 180만명을 보유하고 있는 '꿀키'와 손잡고 '수제 롤까스 세트'를 판매했다

■ 인플루언서, 이슈몰이 '톡톡'

CJ오쇼핑은 자사가 운영하는 CJ몰 모바일 생방송 '쇼크라이브'를 통해 인플루언서와의 협업을 늘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푸드 크리에이터 ‘소프’와 협업해 ‘비벼 먹는 버터 장조림(1만4천세트 이상 판매)’을 선보인 데 이어, 올해 6월엔 유튜브 구독자 180만명을 보유하고 있는 '꿀키'와 '수제 롤까스 세트'를 판매했다. 수제 롤까스 세트는 CJ몰사전주문으로만 4천세트가 판매됐으며, 실제 판매방송도 20~39세비중이 55%에 달할 정도로 젊은층에 인기를 끌었다.

쇼크라이브가 2018년부터 개최하고 있는 '쇼크오디션'에도 인플루언서의 참여가 늘고 있다. 특히 올 상반기 진행된 쇼크오디션2에서는 최종 우승자인 하효정씨를 비롯해 본선 진출자 8명 중 절반 이상이 유명 유튜버였다. 하효정씨는 현재 유튜브에서 '중매쟁이아만다(구독자 6만명)'로 활동 중이다.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이 더해지며 젋은층의 쇼크라이브2 참여 비율도 늘었다. 실제 야외 생방송 미션 시청자 가운데 20~39세 고객 비중은 60%에 달했다. 쇼크라이브의 평균 20~39세 고객 비중(50%)대비 10%p 증가한 수치다.

TV홈쇼핑에서도 효과가 입증됐다. CJ오쇼핑은 지난 3월 뷰티 인플루언서 '핑시언니'와 함께 라비앙 에센스를 판매한 바 있다. 라비앙 에센스는 첫방송에서만 약 9천300개가 판매되며 10억원이 넘는 주문금액을 올렸다. 이는 목표 대비 475%에 달하는 수치다.

CJ오쇼핑 관계자는 "인플루언서 협업사례와 효과가 입증되면서 쇼크라이브를 통해 역량 있는 인플루언서를 직접 발굴하고 육성하는 쇼크오디션 이벤트를 통해 더 많은 고객들과 인플루언서들이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홈쇼핑 쇼킹호스트_BJ에드머 출연 월드컵 특집방송2

롯데홈쇼핑도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모바일 생방송에 적극적이다.

지난 2017년부터 박막례 할머니를 시작으로 인플루언서 기용을 확대하고 있는 롯데홈쇼핑은 인터넷·SNS의 유명 BJ들이 쇼호스트에 도전한다’는 콘셉트의 모바일 생방송 ‘쇼킹호스트’도 운영중이다.

‘쇼킹호스트’는 현재까지 8회 방송 동안 생방송 평균 조회수 1만 건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아프리카TV 인기BJ의 개인방송과 홈쇼핑 방송을 융합한 새로운 형식의 콘텐츠라는 것이 차별점이다.

지난해 4월 첫 방송에는 아프리카TV의 인기 BJ '임다’가 출연해 ‘블루투스 삼각대 셀카봉’을 판매했다. 아프리카TV 개인방송과 홈쇼핑 방송을 융합한 새로운 형식의 콘텐츠로 이날 방송은 롯데홈쇼핑 모바일앱과 아프리카TV에 동시 생중계됐다. 해당 방송의 고객 실시간 라이브 톡 수는 평소보다 2배 이상 많았으며, 유튜브 조회수는 1만900회를 기록했다.

지난해 6월에는 러시아 월드컵을 겨냥해 '먹방' 유튜버로 유명한 BJ ’에드머’가 출연해 피자, 치킨 등 야식을 판매했다. 그 결과 실시간 시청자와 톡 참여 수가 4배 이상 증가했다. 9월에는 ‘쇼킹호스트’ 시즌 3 를 론칭하고 생활 중심에서 패션·뷰티 콘텐츠로 영역을 확대했다. 유튜브 구독자 37만 명을 보유한 뷰티 크리에이터 ‘아름송이’가 총 2차례에 걸쳐 ‘핑크 아우라 미니쿠션’, '메디큐브 딥레이징 크림' 등 총 18종에 대한 상품소개와 피부관리 팁을 공유하며 롯데홈쇼핑 인기 뷰티 상품을 판매했다. 당일 생방송 조회수만 약 1만 건 가량 기록했으며, 유튜브 조회수도 약 5만 회 이상을 기록했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앞으로도 다양한 인플루언서들과의 협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한편, 모바일 채널 경쟁력 강화를 통해 기존 홈쇼핑 주요 고객인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2030대 젊은 고객까지 아우르는 차별화된 콘텐츠와 서비스를 지속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 이슈는 되는데 수익은 '글쎄'

그러나 아직 인플루언서 활용을 통해 수익 확대를 기대하기에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나왔다. 홈쇼핑 큰 손으로 통하는 40대 이상 소비자들로부터 발생되는 매출이 큰 만큼, 인플루언서 섭외 비용 대비 매출이 아직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방송에서 큰 수익을 기대하기에는 아직 어렵다"며 "모바일 전용 생방송에서는 프로모션을 많이 진행하기 때문에 수익성이 다소 떨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홈쇼핑에서는 특히 최근 높아진 인플루언서들의 몸값에 섭외 과정에서의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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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다른 관계자는 "섭외 비용이 천차만별이고, 소속 회사들과 섭외조건, 조율하는 과정이 어렵기도 하다"며 "매출을 늘리려는 것 보다는 이슈화 목적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전문 쇼호스트가 진행하는 방송에 대한 판매 매출이 더 보장돼 있다고 할 수 있다"며 "인플루언서를 통한 모바일 홈쇼핑을 새로운 수익원으로 보기엔 아직 미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