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경제전쟁...양국간 ICT 경쟁력 비교해보니

SW시장은 7배 이상 차이...스마트홈 등 우리가 앞서

컴퓨팅입력 :2019/08/06 09:53    수정: 2019/08/06 10:28

일본이 경제보복을 노골화했다. 정보통신(ICT)과 소프트웨어(SW) 분야 한일 경쟁력은 어떻게 될까. 국내 IT시장분석기관 KRG가 이를 가늠할 수 있는 자료를 내놨다.

6일 KRG는 주요 리서치 기관에서 발표한 자료를 바탕으로 ‘한국과 일본의 IT시장 및 4차산업혁명 경쟁력 비교’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양적인 측면만 보면 아직 일본의 SW 및 ICT 시장 규모가 한국보다 몇배 크고, 이런 일본을 시장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효율성과 선택과 집중, 소수 정예, 고부가 기술 확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4차산업혁명 핵심 분야인 인공지능, 클라우드, 빅데이터는 일본에 비해 90% 정도 기술력을 갖추고 있지만, 스마트홈과 이동통신시스템 분야 기술 경쟁력은 우리가 높았다. 또 국제전기통신연합(TU)이 매년 발표하는 ICT발전지수도 2017년 기준 한국은 2위로 10위인 일본을 큰 차이로 따돌렸다.

일본 ICT시장 2739억 달러...한국보다 4배 커

보고서는 먼저 양적인 면에서 한국과 일본의 IT시장 규모와 인력을 비교했다. 가트너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일본 ICT 시장규모는 2739억달러로 한국 시장(670억 달러)에 비해 4배 이상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전세계 ICT시장의 4위 규모, 한국은 10위 정도다.

또 S&P 캐피털DB(Capital DB)에 ICT산업으로 등록된 세계 27만여사의 매출액을 근거로 세부업종별 시장점유율을 조사한 결과, 한국기업의 점유율은 2017년 기준 9.7%, 일본은 11.8%로 나타났다.

일본 SW시장 규모 819억 달러...한국의 7배 이상

SW시장을 보면, 일본 SW시장규모는 819억달러로 한국 시장(127억 달러)보다 7배 이상 컸다.

국내 SW 싱크탱크인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 스프리)에 따르면 SW관련 인력은 일본의 경우 2019년 기준 약 108만명, 한국은 39만명으로 일본이 3배 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SW 기업수는 일본이 3만5천여개, 한국이 2만여개로 일본이 한국보다 1만5천여 개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SW분야에서 한국이 일본보다 앞선 것도 있다. SW개발과 업무능력, 조직성숙도를 측정 및 평가한 CMMI모델 인증이다. 한국은 95건으로 7위에, 일본은 59건으로 9위에 그쳤다. BSA가 매년 발표하는 불법복제 사용률에서는 2017년 기준 일본이 16%, 한국은 32%였다.

ICT기업 중 4차 기업 비중 일본은 6.3%, 한국은 3.9%

4차산업혁명 기술과 관련한 국내외 주요 연구기관의 평가를 보면 아직 우리나라는 일본에 비해 열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4차산업혁명의 기본전제라 할 수 있는 혁신역량 평가(인력 다양성, 혁신클러스터발전 정도, GDP대비 R&D 투자 등 평가)에서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2018년 평가지수에서 한국은 전년보다 2계단 상승한 8위, 일본은 한계단 내려앉은 6위를 기록했다.

국가별 ICT 전체 기업 중 4차산업혁명 관련 기업 비율은 일본은 6.3%, 한국은 3.9%로 나타났다. 미국이 11.1%로 가장 높았고 중국은 6.8%였다.

ICT 및 SW분야 한국과 일본간 주요 핵심 기술 경쟁력에서 전체적으로 우리나라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등 몇몇 기술을 제외하고 일본에 비해 열세인 편이다.

특히 양자정보통신 기술, 신개념 컴퓨팅 기술에서 격차가 크게 나타났다. 반면 차세대 핵심기술 분야 기술 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은 일본에 비해 스마트홈, 이동통신시스템 등에서 우위를 보였다.

사물인터넷은 대등한 수준인 반면 제조ICT, 의료ICT, 스마트 시티 분야는 열세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4차산업혁명 기술 중 가장 중요한 인공지능 분야 평가는 연구기관별로 다소 차이를 보였다.

한국경제연구원이 협회를 대상으로 평가한 한일간 기술격차는 없는 것으로 조사된 반면 무역협회와 IITP 연구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일본에 비해 기술력이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김창훈 KRG 부사장은 "전반적으로 한국은 일본에 비해 아직 열세이지만 일본은 신기술 도입에 소극적인 반면 한국은 공세적이다. 손정의 회장이 AI관련 기업이 일본에는 투자할만한 곳이 없다고 단언했듯이 아직까지 미래 먹거리 전쟁에서 누가 승자가 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밝혔다.

ICT발전지수 한국은 2위, 일본은 10위

질적인 측면에서는 우리나라가 일본과 대등하거나 앞선 것도 있다.

국제전기통신연합(TU)에서 매년 발표하는 ICT발전지수에서 2017년 기준 한국은 아이슬란드에 이어 2위에 랭크, 일본(10위)을 앞섰다.

우리나라는 ICT접근성, ICT이용도, ICT활용력 부문에서 최상위에 랭크, ICT 응용측면이나 활용에서 일본에 비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주요 매체 및 연구기관들의 ICT기업 평가 테스트에서 한국은 일본과 비슷한 수준으로 평가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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