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브라 청문회…페북이 '답한 것'과 '답하지 않은 것'

"미국 규정 준수는 명확, 거래 데이터 수집은 불명확"

컴퓨팅입력 :2019/07/17 13:41    수정: 2019/07/17 14:04

암호화폐 리브라 관련 청문회에 출석한 페이스북의 데이비드 마커스는 미국의 규정을 준수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기존 금융 시스템과 충돌할 수도 있다는 걱정을 불식하는 데 많은 공을 들이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거래 데이터 수집 우려에 대해선 뚜렷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이에 따라 페이스북의 암호화폐 프로젝트를 둘러싼 공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의 페이스북 암호화폐 리브라 관련 청문회가 16일(현지시간) 열렸다. 관심이 집중됐던 이날 청문회에는 페이스북의 리브라 프로젝트를 이끄는 데이비드 마커스가 참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대답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청문회의 분위기는 다소 무거운 편이었다. 상원 의원들은 기술보다는 페이스북 자체에 대한 우려를 더 많이 나타냈다.

■ 페이스북이 답한 것…"미국 우려 해결될 때까지 리브라 출시 안 해"

이날 청문회에선 리브라 협회가 스위스에 본사를 둔 부분이 집중 거론됐다. 미국 당국의 감독을 회피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데이비드 마커스는 다시 한번 미국의 모든 규정을 준수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예 "미국 의원들의 우려가 해결될 때까지 리브라를 출시하지 않을 것이며, 미국의 모든 규정을 준수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 페이스북은 리브라에 대해 특별한 권한이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페이스북은 리브라 협회에 가입한 28개 업체 중 하나다"면서 "특별한 권한이 없기 때문에 페이스북을 신뢰하지 않아도 된다"고 답했다.

페이스북 리브라 프로젝트를 이끄는 데이비드 마커스는 리브라 통화에 대한 신뢰를 표시하기 위해, 연봉을 리브라로 받겠다고도 말했다.

리브라를 보관하는 칼리브라 지갑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칼리브라가 사용자 데이터를 직접 판매하거나 직접 수익을 창출하는 것은 의도적인 것은 아니"라면서도 "다른 금융기관과 제휴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경우, 해당 목적을 위한 데이터 사용은 동의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마커스는 페이스북이 왜 리브라 프로젝트를 진행하냐는 물음에 "블록체인 기술은 피할 수 없으며, 만약 미국이 이를 주도하지 않는다면 국가 안보기구에 손이 닿지 않는 곳에서 나올 것"이라고 답했다. IT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이는 중국을 염두한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페이스북 리브라 프로젝트를 이끄는 데이비드 마커스가 16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 페이스북이 답하지 않은 것…"거래 데이터 수집·리브라 투자 금액 명확지 않아"

마커스는 리브라에 대한 몇 가지 질문에는 명확하게 답변을 하지 않았다.

마이크 크라포 상원 위원의장은 페이스북이 칼리브라 지갑에서 나온 거래 데이터를 수집하는지 물었다. 이에 마커스는 "페이스북은 사용자들이 여전히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칼리브라를 포함한 다른 지불 수단을 사용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

미국 IT매체 테크크런치는 이에 대해 "페이스북이 누군가의 칼리브라 지갑에 돈이 얼마나 있는지는 모를 수 있어도, 그들의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얼마나 많은 거래와 지불이 일어나는지 알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틸리스 상원 의원은 페이스북이 리브라에 얼마나 투자했는지 질문했다. 마커스는 "페이스북과 칼리브라는 아직 이 프로젝트에 얼마나 많은 돈을 투자할지 정확히 결정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마커스는 또 왜 리브라 협회가 비영리 단체로 간주되는 지에 대한 질문에도 분명한 대답을 하지 않았다.

메넨데즈 상원의원은 테러리스트 조직이 확인되면 리브라 협회의 자산을 동결시킬 것인지 물었다. 마커스는 이에 "칼리브라와 다른 수탁용 지갑은 그렇게 할 수 있으며, 리브라를 법정화폐로 바꾸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해당 대답은 리브라 협회가 테러리스트와 비수탁용 지갑 사이의 리브라 이동은 중지할 수 없다는 것을 드러낸다고 테크크런치는 설명했다.

관련기사

또 마커스는 "미국 시민들은 미국 리브라 지갑을 사용할 것"이라며 "리브라 협회는 사용자에게 사기를 피하는 방법에 대해 교육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커스가 명확하게 답변을 하지 않은 내용은 17일(현지시간)에 있을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서 다시 거론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