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아직 글로벌 선점 가능…구글 오기 전 일내겠다"

[블록체인 스타트업을 찾아서 ⑰] 그라운드X

컴퓨팅입력 :2019/06/24 18:01    수정: 2019/06/25 14:28

"블록체인은 글로벌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마지막 남은 소프트웨어입니다. 구글이나 아마존이 들어오기 전 '클레이튼'으로 승부를 볼 겁니다."

오는 27일 메인넷 오픈을 앞두고 있는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는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세계 시장을 점령하겠다는 강한 야심을 갖고 있다. 그가 이런 야심을 갖는 이유는 명확하다. "블록체인은 세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마지막 남은 소프트웨어"란 믿음 때문이다.

그라운드X는 카카오의 블록체인 기술 계열사다. 지난 해 3월 일본 법인으로 설립된 그라운드X는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인 '클레이튼'을 만들고 있다.

현재 그라운드X는 메인넷 개발과 서비스 파트너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늦어도 내년 안에는 블록체인의 가치를 증명하겠다는 목표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메인넷을 오픈한 뒤에는 9월 중 클레이튼 메인넷을 기반으로 한 블록체인 서비스 34개가 실제로 구동되도록 할 계획이다. 메인넷 오픈에 맞춰 20여 개의 컨센서스 노드로 참여하는 대기업도 공개할 예정이다.

메인넷은 블록체인의 운영체제(OS)라 할 수 있다. 굳이 비유하자면, 안드로이드나 iOS가 스마트폰에서 하는 것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 메인넷을 만들게 되면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을 운영할 수 있는 독자 플랫폼을 갖는 셈이다.

많은 기업들은 블록체인 생태계를 주도하겠다는 야심을 갖고 메인넷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한 대표는 어느 한 플랫폼이 블록체인 시장을 주도하긴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각자 특성이 다른 만큼 다양한 플랫폼이 사용될 것이란 얘기다.

클레이튼은 기업에 특화된 메인넷이다. 따라서 빠른 속도로 상용화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하지만 향후에는 이더리움과 같이 노드 개수를 늘려 검열 저항성을 갖춘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나아갈 계획이다.

그라운드X가 그리고 있는 블록체인 플랫폼은 어떤 모습일까? 모든 사람에게 혜택이 가는 신기술에 관심이 많다는 그라운드X 한재선 대표를 만나 그 생각을 들어봤다.

그라운드X 한재선 대표. (사진=지디넷코리아)

■ 플랫폼 만드는 이유? "기존 메인넷으로는 수백만 유저 감당 못 해"

- 카카오는 서비스를 잘하는 기업인데, 그라운드X는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 서비스가 아닌 플랫폼을 만드네요. 왜 서비스가 아닌 플랫폼을 택하셨나요?

"작년 3월 회사를 만들었을 때는 원래 서비스를 할 계획이었어요. 카카오가 서비스를 잘하니까 디앱을 생각했죠. 그런데 그때 당시에는 디앱을 올릴 메인넷이 이더리움 아니면 텐더민트밖에 없었어요. 이더리움에 올릴 생각을 하니 응답 속도가 최대 15초더라고요. 또 이들은 일간사용자(DAU)가 수백 명, 수천 명 밖에 안 되는데 이건 안 된다고 생각했죠. 카카오 규모의 서비스를 하는 입장에서는 데일리 액티브 유저 수가 수십만, 수백만 유저는 나와야 하거든요. 그런 면에서 기존의 이더리움이나 이오스, 텐더민트로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거죠. 그래서 이럴 거면 차라리 우리가 대규모 엔드유저 서비스에 타겟된 형태의 플랫폼을 만드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플랫폼을 하게 됐어요. 클레이튼의 블록체인 생성타임은 1초고, 현재 응답속도는 2, 3초에요. 초당거래내역수(TPS)는 수천 건까지 지원하고 있죠."

- 카카오 플랫폼 '클레이튼'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이더리움이나 이오스와 비교해 클레이튼의 강점을 얘기해주세요.

"철저하게 기업과 서비스에 특화된 플랫폼이에요. 이게 굉장히 많은 차이를 줘요. 기업들과 얘기해보면 퍼블릭 블록체인에 데이터 못 올린다고 해요. 상당수가 이용자들의 '프라이빗 데이터'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거를 이더리움과 같은 퍼블릭 블록체인에 올려서 공개한다는 건 말이 안 되죠. 가스비도 많이 나오기도 하고요. 또 기업이 일하는 방식의 DNA가 있는데, 이더리움에다 데이터를 올리게 되면 책임을 누가 지느냐의 문제가 생기는 거죠. 그런 문제 때문에 기업들은 주로 프라이빗 블록체인으로 많이 가죠.

문제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으로 가면 퍼블릭이 가지는 장점, 예를 들면 투명성과 같은 장점이 없어지는 거예요. '그럴거면 DB를 쓰지'라는 말이 나오는 거죠. 그래서 프라이빗만으로는 안되고, 퍼블릭하고 연계된 하이브리드 블록체인으로 가는 게 맞는 거죠. 저희도 그래서 클레이튼 자체 메인넷이 있지만 서비스체인이라고 하는 프라이빗 버전도 있어요. 저희는 기업들이나 서비스가 이쪽에 올라와서 운영하기 좋은 구조를 만들 거예요. 레거시 시스템과도 연동을 더 잘할 수 있게 하고요.

노드(네트워크를 구성하는 참여자 컴퓨터) 운영 엔터프라이즈를 끌어들인 것도 차별점이에요. 엔터프라이즈는 자신들의 명성이 가장 중요한 자원이에요. 따라 자신들의 명성을 떨어뜨릴 행동을 할 이유가 없죠. 이들을 중심으로 믿을만한 거버넌스를 구현하고, 빠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죠. 이오스나 이더리움이나 철학은 좋은데 의사결정이 너무 느려요. 뭐 하나 구현하는 데도 한참 걸리고요. 저희는 그렇게 못해요. 올해 또는 내년 안에 우리의 서비스가 의미 있다는 것을 증명해내는 게 사명이라고 생각하니까요."

-기업들이 데이터베이스(DB)가 아닌 기업용 블록체인을 도입하려는 이유는 뭐라고 보시나요?

"신기술이니까요. 기업들은 신사업에 대한 니즈가 있어요. 신사업이 출현하는 방식은 보통 기술 기반이에요. 모바일이 처음 나왔을 때 여기에 늦게 탄 기업은 망한 데가 많아요. 마찬가지로 블록체인이 '넥스트 빅 씽(next big thing)'이 되면 늦게 탄 곳은 다 망하죠. 손 떼고 있다가는 나중에 위협으로 올 수 있으니까 선제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거예요. 어떤 니즈에 맞을지는 일단 보면서 찾아가는 거죠.

블록체인으로 풀 수 있는 기업의 문제도 많아요. 스마트컨트랙트 하나만 잘 써도 프로세스 혁신을 가져올 수 있죠. 대부분의 기업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얘기를 하면서도, 아직 문서조차도 디지털화가 안 돼 있어요. 그런데 프로세스를 스마트컨트랙트를 이용해 디지털화한다는 건 혁신이죠. 사람 개입을 최소화해 실수를 줄일 수 있는 등 스마트컨트랙트를 이용해 기업에서 풀 수 있는 문제는 되게 많다고 생각해요."

-블록체인 플랫폼은 향후에 어떤 형태가 우위를 선점할 거라고 보세요?

"플랫폼은 하나의 승자만 나올 수는 없을 거라고 봐요. 멀티플랫폼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요. 목적성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죠. 검열저항이 중요하면 이더리움으로 가는 게 맞아요. 노드 개수를 확 퍼뜨리지 않고서는 클레이튼도 당분간 그걸 마련해주진 못해요. 2년 후에는 저희도 그렇게 갈 거지만, 그전까지는 큰 기업들이 운영할 계획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저희랑은 안 맞아요. 또 당분간은 블록체인만 쓰는 애플리케이션은 많지 않을 거라고 봐요. 왜냐면 블록체인 자체가 컨트랙트로 돌아가기 때문에 어려운 부분이 많아요. 당분간은 일부는 컨트랙트를 쓰고, 일부는 레거시 시스템을 쓸 가능성이 높아요. 두 개가 연동해서 돌아가는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이 되는 거죠."

-플랫폼이 성공하려면 어떤 점이 중요하다고 보세요?

"플랫폼의 성공은 ISP와 같은 서비스 프로바이더가 얼마나 들어오느냐에 달려 있어요. 그들이 서비스를 잘 돌려야 하고, 그럼 저희는 그들에게 클레이라는 토큰으로 페이백을 해주는 거죠. 클레이튼에 얼마나 기여했느냐에 따라 클레이를 제공해주고, 가스비를 상회할 만큼의 클레이를 받은 기업들은 굳이 본인들이 서비스를 만들면서 자신들의 토큰을 만들 필요가 없는 거죠. 그 클레이로 서비스를 운영하면 되니까요. 지금 어떻게 보면 자꾸 토큰을 만드는 게 내부의 메커니즘이라 만드시는 분도 있지만, 상당수는 펀딩의 목적으로 만든다고 봐요. 그러면 주객이 전도된 거죠. 그런데 서비스가 잘 돌아가면 클레이를 통해 자금이 지원되고, 그걸 가지고 회사를 운영할 수 있게 되는 거죠. 그럼 굳이 펀딩 때문에 일부러 토큰을 찍어내지 않아도 클레이튼 위에서 자연스럽게 돌아가게 되는 거죠."

그라운드X 한재선 대표. (사진=지디넷코리아)

■ "비앱은 블록체인의 여러 특성 따라 다양한 서비스 나올 수 있어"

-업계에서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애플리케이션을 흔히 디앱(DApp·탈중앙화애플리케이션)이라고 부르는데, 그라운드X는 비앱(BApp)이라고 줄곧 부르고 있어요. 이유가 뭔가요?

"비앱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디앱은 탈중앙화에 자꾸 꽂히기 때문이에요. 탈중앙화가 아닐 수 있는 데도 말이죠. 지금 사업하는 분 중에 기존 사업을 다 접고 블록체인 사업을 하는 사람이 어딨습니까. 제가 보기엔 다 중앙화 서비스에요. 그래서 비앱이 블록체인이 가진 탈중앙성 말고도 여러 특징을 제대로 살려주는 네이밍이라고 생각해 그렇게 부르고 있습니다."

-비앱이 기존 일반 앱과 차별화되는 강점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블록체인이 가진 여러 특징들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인센티브 구조에 초점을 맞추면 토큰이 기존 애플리케이션과 다르게 돌아갈 수 있게 하는 구조죠. 예를 들면 기존 시스템도 인센티브를 포인트로 둘 순 있어요. 포인트는 환금성을 둘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죠. 그런데 환금성을 둬도 100포인트는 100원이에요. 이게 만 포인트가 돼서 만 원이 되면 의미가 있을 수 있지만, 백 포인트만으로는 큰 의미가 없죠. 하지만 토큰은 달라요. 서비스 성장하고 토큰의 가치가 함께 가죠. 100토큰을 받았는데 그게 지금은 100원의 가치라면, 서비스가 잘 된 미래에는 그게 500원, 1만 원이 될 수도 있는 거예요. 어떻게 보면 가치가 변한다는 걸 안 좋게 보는 사람도 있어요. 하지만 그건 투자 측면에서 볼 때고, 일반 이용자가 모두 투자로 갈 건 아니잖아요. 토큰 이코노미가 제대로 작동하게 구성하면 사람들은 자신이 얻은 토큰의 가치를 올리기 위해서 친구를 데려와 서비스를 더 쓰게 하는 등의 행위를 할 수 있죠. 이런 작업을 만들기 위해서 토큰 시스템을 작동시킬 수 있어요. 근데 사실 아직까지는 글로벌로 수천만 명의 스케일에서 이렇게 작동되는 건 없어요. 증명을 해나가야 하는 단계죠. 하지만 몇몇 서비스들은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어요. 서비스 보상으로 토큰을 주니까 사용자가 늘고 있는 거죠. 기존 포인트 시스템보다 훨씬 유의미하게 간다고 하면 토큰 인센티브 구조가 꽤 괜찮지 않을까요.

추적가능성 또는 투명성에 초점을 맞출 수도 있어요. 최근에 '불편함'이라는 앱과 제휴를 맺었어요. 예를 들어 사용자가 공공기관의 불편함 점을 이 앱에 올리면 블록체인에 기록되기 때문에 그 내용은 지워지거나 조작될 수가 없어요. 내가 올린 불편함을 어떤 부서에서 받아서 어떻게 결과가 나왔는지도 블록체인에 기록돼 볼 수 있죠. 이런 서비스는 블록체인의 특성 중 하나인 추적가능성을 활용한 경우에요. 이렇게 비앱은 스펙트럼이 엄청 넓어요. 블록체인이 가진 여러 특징별로 다양한 서비스가 나타날 수 있는 거죠. 각각의 특성별로 스타트업들이 실험해보면 정말 대박이라고 할 수 있는 서비스가 나오지 않을까요. 실제 삶에 그 서비스가 들어오기 전까지는 일반 사용자들은 잘 모를 수밖에 없어요. 혁신가들이 '아직 만나지 못한 니즈'에 대해 믿음을 갖고 가다 보면 뚫리게 되는 거죠."

-클레이튼이 블록체인 생태계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 보시나요?

"기존 플랫폼 이더리움, 이오스, 트론하고는 완전히 궤가 달라요. 이들도 각자 역할을 하지만, 여기에 올라와 있는 서비스 중에는 수십만, 수백만 DAU를 가진 데가 한 곳도 없어요. 탑 순위는 대부분 도박, 라이트한 게임들뿐이죠. 이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2가지에요. 유저가 없고, 유저를 받아줄 수 없는 성능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이죠. 이런 곳들의 접근 방법은 저희랑은 완전 달라요. 3, 4명이 팀을 꾸려 진행하죠. 물론 이렇게 접근해서 가도 되긴 해요. 하지만 너무 오래 걸려요. 저희는 이걸 가속하기 위해서는 큰 기업들이 자신들의 서비스를 올리고, 자신들의 유저를 부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즉, 서비스 파트너들이 서비스를 블록체인위에 만들고 그들의 사용자를 밀어줘야 하는 것이죠. 저는 이 접근이 실제 일반 유저들이 블록체인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는 키가 되지 않을까 해요. 대규모 유저를 가진 기업들이 리얼 유즈 케이스를 최대한 서포트해주는 것이 결국 블록체인 상용화로 가는 길이죠. 그걸 저희가 처음으로 만들 거라고 생각해요."

그라운드X는 지난 5월 8개사와 추가 파트너십을 체결해, 총 34개의 파트너를 확보하게 됐다.

■ 향후 글로벌 서비스 파트너 늘릴 것…"컨센서스 노드는 30개 예정"

-5월에 클레이튼 추가 파트너사(ISP)를 공개해, 총 34개의 파트너사를 확보하셨어요. 파트너사 확보가 어렵진 않으셨나요?

"신뢰를 얻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처음 모집할 때보다는 수월해졌어요. 진정성을 봐주시는 것 같아요. 도박이나 거래소 등의 서비스는 받지 않아요. 명확하게 실제 유즈 케이스가 있으신 곳, 이미 사업베이스가 계시고 유저가 있는 곳을 중심으로 파트너를 받고 있어요. 지금은 한국 쪽의 서비스를 대부분 만났어요. 현재는 글로벌 기업 쪽이 3분의 1밖에 안 되는데, 앞으로는 글로벌 기업의 비중을 늘려 글로벌하게 가려고 해요."

-클레이튼의 컨센서스 노드는 몇 개까지 확대할 예정인가요? 노드들의 담합 우려는 없나요?

"클레이튼 노드 운영에 참여하는 거버넌스 카운실은 다 대기업이에요. 현재는 어딘지 모두 밝힐 수는 없지만 확정된 곳은 20개에요. 컨센서스 노드로 참여하는 기업은 메인넷 오픈에 맞춰 대대적으로 공개할 예정이에요. 노드들은 몇 달 정도 내에 30개 정도가 될 거예요. 노드로 참여하고 싶어 하는 기업이 더 있더라도 일단은 30개 정도에서 클로즈 할까 해요. 비잔틴장애허용(BFT)의 확장성 이슈가 있어서 무한정 늘릴 수 없어요. 30개 정도가 가장 알맞다 싶어서, 그 정도만 받고 그다음엔 확장성 이슈를 해결해가면서 추가로 받을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하려 해요. 담합은 현실적으로는 되게 어려워요. 카카오를 두고 담합 우려를 얘기할 수 있는데, 카카오 비중은 20%밖에 안돼요. 그리고 기업도 지엽적으로 있지 않고 글로벌하게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담합은 어려운 이야기에요. 담합을 고민할 정도로 서비스가 잘 돌아간다면 그건 행복한 고민일 거 같네요(웃음)."

-클레이 상장이나 암호화폐공개(ICO) 계획은 있나요?

"현재로는 둘 다 계획이 없어요. 지금은 우선 메인넷을 잘 출시하고, 그 위에서 서비스가 잘 돌아가도록 파트너들을 지원해주고 일반 유저한테 토큰, 블록체인 개념을 잘 전달해주는 게 저희의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라운드X의 수익구조는 어떻게 되나요?

"메인넷이 나오면 별도 수익모델을 만들 수 있는 서비스나 B2B 사업을 할 거예요. 빠르면 하반기부터 시작해서 내년부터는 수익구조가 나오지 않을까요. B2B 사업모델은 아직 명확하지 않은데, 비앱들이 많으니까 비앱들에 맞춘 사업이 될 수 있을 거 같아요. 저희가 엔터프라이즈랑 관계도 긴밀하니까 엔터프라이즈가 블록체인을 가지고 서비스해 보려는 것에 대해 저희가 서비스를 해주는 형태로 갈 수도 있고, 방향은 여러 가지일 것 같아요."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일단 27일 메인넷 런칭을 진행해요. 그리고 저희가 서비스 파트너를 깐깐하게 받기 때문에 저희 파트너가 안 되신 분들이 많아요. 그래서 그 기회를 넓히고자 비앱 대회를 열 거예요. 대회를 통해 괜찮은 비앱은 상금도 드리고 파트너십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여러 가지 혜택을 드리려 해요. 또 빌드 프로그램이라고 해서 클레이튼 툴을 개발하거나, 번역 작업에 참여하는 등 클레이튼에 기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작업도 진행하려 해요. 하반기에는 KIR이라는 클레이튼에 밋업과 같은 아이디어를 제안하면 지원해주는 프로그램도 런칭하려 해요."

■ 카카오, 스마트폰 플랫폼에 올라타 성공…블록체인 새로운 플랫폼으로 접근

-카카오는 블록체인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요?

"카카오는 다른 회사에 비해 공격적인 회사에요. '헤게모니를 흔들 수 있을만한 플랫폼 기술이면 접근한다'가 카카오의 마인드죠. 카카오는 스마트폰 출현과 함께 성공했어요. 웹 베이스 사업을 했다면 지금의 카카오는 없었을 수 있죠.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플랫폼에 올라 탔는데 그게 맞아 떨어진거죠. 블록체인이나 AI도 그런 포석 중 하나에요. 하지만 카카오가 블록체인에 올인하는 건 아니에요. 만약 그런다고 하면 오히려 제가 말릴 거에요. 아직 뭔지 모르는 걸 가지고 올인하겠다고 하면 현실적으로 안 되죠. 지금은 카카오가 총대를 맨 거니까 유저 반응을 봐가면서 큰 사이즈로 해보자는 얘기를 할 것 같아요."

- 카카오가 블록체인으로 궁극적으로 하고자 하는 바는 뭔가요?

"그건 카카오도 탐색하는 거 같아요. 블록체인이 아직 답이 안 보이잖아요. 카카오도 처음 시작할 때는 비즈니스모델(BM)도 없었어요. 그러다 게임이 터진 거죠. 블록체인도 아직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뭐가 될지 아무도 몰라요. 어떤 게 킬러서비스일 거라고 하는 것은 오만이고, 여러 가지 스펙트럼에서 시도해보면서 가치를 찾아내는 게 아닐까요. 이게 답이라서 이걸 꼭 하겠다기보다는 탐색해 나가는 과정이에요. 일단은 복잡하고 어려운 쪽으로 가는 것보다 일반인들이 토큰이나 블록체인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게 일차적인 미션 같아요."

그라운드X는 오는 27일 메인넷 오픈을 앞두고 있다.

■ 디지털 자산화 먼저, 탈중앙화는 그 후…국경없는 비즈니스 많아질 것

-어떻게 블록체인 업계에 뛰어드셨나요?

"저는 분산시스템 전공인데, 기술적으로 블록체인이 제일 어려운 것 같아요. 컨센서스라는 합의 조건이 제일 어려운 문제 같아요. 제가 블록체인에 뛰어들게 된 계기는 퓨처플레이라는 기술 기반 투자회사에 CTO로 있었을 때였어요. 그때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핀테크 등 신기술을 다루는 기업 40~50개에 투자했었어요. 그런데 AI, IoT, 빅데이터 이런 게 세상에 혁신을 가져오긴 하지만 누구를 위한 혁신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어요. 결국 AI도 데이터가 많은 구글, 아마존이 제일 잘하는 거니까요. 이런 기술들을 보면서 '기술을 통한 혁신이 좋긴 한데, 혁신의 혜택이 모든 사람에게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그런데 블록체인이야말로 여러 사람에게 혜택이 갈 수 있는 기술이라고 생각돼 관심을 갖게 됐죠."

-왜 특별히 모든 사람에게 혜택이 가는 신기술에 관심이 생기셨어요?

"별로 돈 벌고 사는 거에 대해 관심이 없어요(웃음). 저는 되게 힘든 집에서 자랐어요. 바닥을 경험해본 사람은 어떻게든 살아지겠지라는 생각이 있어요. 중요한 건 나이가 들어가면서 우리 세대는 집도 가지고 결혼도 하고 올라왔는데, 지금 10대, 20대들을 보면 그렇지 않더라고요. 퓨처플레이에 있을 때도 젊은 직원들하고 얘기해보면 결혼 생각도 없고, 집 살 꿈도 못 꾸고, 이민 생각하고 있고 이러더라고요. 그걸 보면서 '이 친구들 진짜 희망이 없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부의 불균등이 늘어만 가고 있지, 해소할 요인은 전혀 안 보이는 거죠. 퓨처플레이에서 액셀러레이팅을 하는 이유도 세상에 긍정적 변화를 일으키고 싶었던 건데, 그들이 과연 그런 변화를 가져올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된 거죠. 회사에서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세상이 좋은 방향으로 진화했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저뿐만 아니라 많은 기업가들이 그런 생각을 한다고 생각해요."

-부의 불평등을 블록체인이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고 생각하신 거네요. 어떻게 가능한지 좀 더 자세히 말씀해주세요.

"블록체인은 잘하면 구글을 해체시킬 수도 있어요. 하지만 블록체인이 그런 큰 기업을 해체시키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릴 거에요.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이라는 게 세상에서 빛을 보기까지는 꽤 오래 걸릴 거라고 봐요. 이것 말고도 블록체인은 많은 특징이 있어요. 투명성이 강조되면 이걸 꼭 탈중앙화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해요. 기존 기업이 그 부분을 활용해도 되고요. 광고 시스템에 대한 것도 투명하게 공개될 수 있으면 페이스북의 데이터 유출 문제도 해결될 수 있겠죠. 페이스북이 처음 나올 때만 해도 데이터 가치보다 서비스의 가치가 더 높았어요. '페이스북 무료로 쓰게 해줄테니까 너네 데이터 쓸게' 이런 방식이었죠. 하지만 지금은 아니잖아요. 정말 중요한 건 데이터고, 그걸 활용하려면 기업은 보상을 해야죠. 페이스북의 흐름도 그런 쪽으로 가고 있다고 봐요. 예를 들면, 페이스북의 광고비 30%는 유저한테 간다든지 하는 방식으로요. 데이터가 디지털 자산이 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거죠.

그리고 디지털 자산화가 이뤄지면 이걸 제일 잘할 수 있는 세대는 10대, 20대라고 생각해요. 그들은 디지털 네이티브에요. 항상 하던 일이죠. 게임상에서 리미티드 디지털 아이템을 이미 돈 주고 사고 있는 세대잖아요. 디지털 아이템의 가치를 보는 시각이 다른 세대와는 다른 거죠. 저는 앞으로 이런 디지털 자산화가 올해나 내년에 충분히 일어날 거라고 보고, 그랬을 때 가장 혜택을 볼 수 있는 게 젊은 세대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디지털 자산화가 되려면 그 밑단에는 블록체인이 있을 수밖에 없는 거고요."

-기존 기업을 해체하는 건 오래 걸릴 거라고 말씀하셨는데, 언제쯤 가능할 거라 보시나요?

"앞서 말한 디지털 자산화는 카카오도 할 수 있고, 네이버도 할 수 있고, 페이스북도 할 수 있고, 스타트업도 할 수 있어요. 이건 게임이나 컨텐츠 등 말랑말랑한 서비스를 시작으로 벌써 많이 나오고 있죠. 그런데 탈중앙화는 사회 구조를 바꾸는 이슈에요. 회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돌아갈 수 있는 앱을 만드는 거라 이건 시간이 좀 걸린다고 봐요. 일반인들이 이해하기도 힘들고요. 탈중앙화가 되려면 일반인들이 권리와 책임을 같이 가져야 하는데, 책임은 안 지고 권리만 받으려고 하면 여기서 미스매치가 발생하는 거죠. 재작년에 메타마스크나 마이이더월렛 등 암호화폐 지갑을 보면서 인식한 건데, 이런 지갑들을 이용할 때 프라이빗 키가 이용자 컴퓨터에 관리되는데 그걸 제대로 관리 못해놓고 지갑사에 전화해서 책임지라고 하는 것을 보면 아직 지금 세대 사람들이 그 책임을 감당하긴 어려울 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사람들이 본인들의 참여에 대해 오너십과 책임을 질 수 있을 때, 그때 진정한 탈중앙화가 오지 않을까 생각해요. 지금은 그런 거 해봐야 무늬만 탈중앙화죠. 아마 5년에서 10년 정도는 걸릴 거예요."

-결국 디지털 자산화가 먼저 일어나고 그다음에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 쪽으로 진행될 거라는 말씀이시군요.

"네. 디지털자산화나 탈중앙화도 결국 블록체인의 여러 가지 특징이 각각이 찢어져서 나온 거에요. 사실 이것 말고도 다른 여러 블록체인 특징도 많죠. 신뢰 이슈도 있죠. 서로 믿지 못하는 당사자끼리 신뢰할 수 있게 하는 게 블록체인이잖아요. 사실 지금 글로벌화가 됐다곤 하지만, 실제로 내가 홍콩에 있는 아무개와 중고거래 안 하잖아요. 우리나라 중고나라에서나 하지. 이런 것들이 블록체인을 통해 신뢰 이슈가 해결만 된다면 정말 진정하게 크로스보더(Cross-border) 비즈니스가 창궐할 거에요. 페이스북이 바로 그 국경 없는, 크로스보더 비즈니스를 노린다고 봐요. 크로스보더로 가게 되면 금융 이슈가 존재하죠. 그래서 페이스북이 코인을 만드는 거고요. 외환거래법이나 환율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으니까요. 사람들이 상상할 수 있는 범위가 넓지 않아서 그렇지, 이것 말고도 블록체인으로 바뀌어 갈 수 있는 미래는 꽤 많아요."

-블록체인 스타트업을 하시면서 가장 힘드신 점은 무엇인가요?

"제일 어려운 점은 제가 컨트롤할 수 없는 어려움인 것 같아요. 블록체인이나 토큰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의 부분이죠. 투기라는 인식이 찍혀있잖아요. 저희 서비스 파트너분들은 다들 분배에 대해서 관심이 많으신 선량하신 분들이에요. 블록체인을 이용해 세상을 바꾸려고 하시는 분들이죠. 기업 혼자 이익을 다 취하기 보다 사용자에게 분배하는 걸 더 생각하는 분들인데, 싸잡아서 위험하고 이상한 서비스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좀 안타까워요.

정말 일반인들이 블록체인과 토큰에 대해 모두 투기고, 사기라고 생각할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저희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가치를 주고 서비스를 할 거기 때문에 그런 안 좋은 인식을 바꿔야 해요. 현재로는 의미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서 일반인에게 경험시키는 방향으로 가려고는 하는데, 이건 또 시간이 오래 걸려서 그런 인식을 어떻게 빨리 바꿀까 하는 게 제일 고민이고, 어려운 지점이에요. 그게 근본적으로 여러 저항을 만들어내는 근본 이유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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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그라운드X의 목표는 뭔가요?

"저희는 정부 스탠스랑 상관없이 기술 개발 잘하고, 스타트업들이 이쪽 기반으로 서비스 잘할 수 있게 만들어 궁극적으로는 글로벌로 점령한다는 게 목표에요. 우리나라가 소프트웨어, 그중에서도 안드로이드나 클라우드, 빅데이터로 딱히 해본 게 없잖아요. 앞으로는 소프트웨어나 모바일이 세상을 집어삼킬 거기 때문에 결국은 튼튼한 기반을 만들려면 블록체인을 잡아야 해요. 블록체인이 마지막 남은 기회에요. 아직 구글이나 아마존이 안 들어왔잖아요. 구글이나 아마존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기회는 없어요. 저희는 이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글로벌에서 승부를 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