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제범 IITP 원장 "세계최고 5G 융합으로 국가경쟁력 향상"

발족 5년차 맞아 인터뷰..."AI 대학원 등 신규 사업 정착에 최선"

컴퓨팅입력 :2019/06/18 14:00    수정: 2019/06/18 17:02

4차산업혁명시대를 맞아 ICT(정보통신)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미증유의 미중 무역전쟁은 하이테크 패권 경쟁과 같다. 기술경쟁에서 승리해야 장밋빛 미래를 담보할 수 있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이 이번달 설립 5주년을 맞았다. IITP는 우리나라 정보통신(ICT) 연구개발(R&D)을 총괄하는 기관이다. 일년 예산이 1조 원을 넘는다.

지난 2014년 2월 발효한 ‘ICT특별법'’을 근거로 세워졌고, 같은해 6월 5일 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 등 5개 기관의 관련 부서를 통합해 출범했다.

정부의 연구관리 전문기관 효율화 방침에 따라 올 1월 소속이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에서 한국연구재단(NRF)으로 바뀌었고, 기관명도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에서 현재의 정보통신기획평가원으로 변경했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은 全주기 ICT R&D를 총괄 및 조정, 지원함으로써 국가경제 발전과 기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설립됐다. 석제범 원장에게 IITP의 지난 5년과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석 원장은 "지난해 1월 마련한 ICT R&D 전략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면서 "최초를 넘어 세계최고 5G 융합으로 산업 및 국가경쟁력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석제범 정보통신기획평가원장이 평가원 발족 5년을 맞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올 6월로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이 세워진지 5년이 됐다. 지난 5년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한마디로 잘라 말하기엔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었다. R&D전문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명확히 하고, 이것을 수행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ICT분야 연구개발사업을 '기획'하고 ‘평가’하고 ‘관리’하는 기관이다. 지난 5년간 기억하거나 주목할만한 성과는

"ICT분야의 R&D 혁신전략을 마련한 일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지난해 1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협의해 완성한 ICT R&D 혁신전략은 평가원의 역할을 가장 잘 말해준다. R&D 혁신전략의 배경은 기존 ICT분야 R&D 수행방식(톱 다운)에 대한 걱정과 우려를 씻어내기 위한 것이었다. 이전까지는 어떤 R&D과제를 수행할 것인지 먼저 정한 다음 수행 대상을 찾아 선정하고 지원하는 시스템이였다.

이에 반해 R&D 혁신전략이 추구하는 것은 연구 수행자에게 최대한 자율성을 제공하려는 것이다. 연구 당사자가 수행 연구 과제를 제안하면 이를 선정해 최대한 지원하고, 관리를 위한 통제는 최대한 축소하는 데 중점을 뒀다. 또 민간이 하기 어려운 고난도 또는 고위험도 기술개발에 집중하면서 기술난제에 대한 솔루션을 제시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R&D 혁신전략'은 한마디로 평가원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고, 앞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성을 잘 나타내고 있다."

=5G가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이슈다. 5G 국내 기술 현황과 5G의 무한한 가능성을 현실로 정착시키기 위해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나

"지난 4월에 5G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5G는 다양한 기술과 접목되어 있어 기술수준을 단적으로 말하기 힘들다. 그렇지만 5G를 실제로 서비스하기 위한 통신 관련 기술은 앞서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소비자들이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네트워크 구성은 상용화 단계에서 이미 증명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일각에서는 정부나 관련기관이 ‘세계 최초 상용화'라는 키워드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면서 관련 통신 기술이나 반도체, 휴대폰 기술을 세계 수준으로 높인 경험이 있다. 이처럼 5G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함으로써 관련 제품이나 서비스의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고 선점해 나가는 성과까지 염두에 두고 5G 상용화를 추진한 것이다.

앞으로 세계 최초에 머물지 않고 세계 최고 수준의 5G를 구현해 당초 의도대로 5G 자체의 기술뿐만 아니라 관련 산업, 나아가 국가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5G와 관련한 서비스와 산업분야의 융합이 선결돼야 한다. 이를 위한 평가원의 역할이 막중하다고 본다. 이 역할 부분이 현재 작업 중인 기술로드맵에 잘 나타나 있다.

로드맵은 정부부처와 협의를 거치고 있고, 관련 산업체나 학계 및 연구계의 의견을 모아 ‘어떤 기술개발을 목표로 추진하며 개발한 기술을 어떻게 실생활에 적용할지를 실증해서 살펴보고 이를 뒷받침 할 법과 제도까지 망라, 로드맵에 반영할 계획이다. 5G는 단순히 통신서비스가 아니다. 기술 융합으로 많은 시장을 이끌어 갈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이 때문에 어느 때보다 더 많은 공공-민간 협력과 집중을 해야 한다."

석제범 정보통신기획평가원장

=지난해 1월 원장으로 취임해 임기가 1년 6개월 정도 지났다. 절반 정도가 지나갔는데, 그동안 업무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은 혁신성장을 모토로 R&D와 관련한 사업을 기획하고 평가하고 관리하는 일이 주된 일이다.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고 기억이 난다. 무엇보다 사회적인 가치를 만든 것에 보람을 느낀다. 이는 공기관의 또 다른 책무다. 평가원에는 지금까지 비정규직으로 일한 분들이 많다. 우리는 공무직이라고 표현하는 데, 그동안 파견이나 용역 형태로 있었다. 지난해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합의를 했다. 공기관으로서 정부 방침을 공유하고 서로 이해하며 포용해 밝고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했다는 생각이 들어 지금도 보람을 느낀다."

=마라톤에 비유하면 레이스의 한 가운데를 달리고 있다. 남은 기간 동안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을 어떻게 이끌 계획인가. 새로 세운 목표가 있나

"새로운 정책이나 계획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에 하고 있는 사업이나 정책을 정착시키고 목표한 대로 성과를 거두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기술 R&D 분야에서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여러 신산업 분야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이런 투자가 제대로 축적이 되어 선진국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작년부터 시작한 혁신성장과 관련한 사업을 비롯해 올해 새로 추진하는 사업들이 많이 있다. 소프트웨어 분야 최고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이노베이션 아카데미는 올해 말 정식 개소를 앞두고 있다.

또 인공지능분야의 우수한 3개 대학원을 선정해 연구지원 하는 사업도 올해 처음으로 시작했다. 최근 주목 받고 있는 8대 기술분야를 중심으로 취업을 원하는 청년들을 6개월 간 교육을 시켜 취업과 연계시키는 사업도 작년에 이어 올해도 하고 있다. 시행 중인 이런 사업들이 안정적으로 정착돼 당초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말이나 소중히 여기는 가치는

"종종 직원들에게 하는 말이 있다. 스스로 인정할 만한 목표나 꿈, 계획을 정하고 목표를 이룰 때까지 끊임없이 노력하라는 것이다. 목표가 작아도 상관이 없다. 일을 하나하나 처리하면서 능력이 향상되고 그것을 기반으로 더 큰 일을 할 수 있다. 준비과정도 없이 큰일을 하면 그 자체가 사상누각이다. 목표를 달성을 위해 노력하다보면 일에 대한 능력도 길러지고 다양한 인적관계가 형성된다. 또 이것이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평가원의 역할과 관련해 관심과 기대가 많아 늘 잘해야 겠다는 생각을 한다. 평가원에 애정을 가져주시고 미흡한 부분을 알려주면 검토하고 반영하겠다. 평가원이 ICT분야 R&D에 충실하는 것은 당연하다. 더불어 공공기관으로서의 사회적 책임도 다해 국민 신뢰를 얻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석제범 원장은?

1963년생인 석 원장은 서울대 영문학과와 시라큐스대에서 행정학 석사를 받았다. 31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몸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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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체신부 통신분야를 시작으로 △충주우체국장 △정보통신부 통신기획과장 △대통령비서실 산업정책 행정관 △정통부 재정기획관 △방통위 정책기획관· 방송진흥기획관·네트워크정책 국장△방통위·미래부 통신정책국장 △대통령비서실 정보방송통신비서관 △미래부/과기부 정보통신정책실장 등 정보통신부와 대통령 비서실, 방송통신위원회, 미래창조과학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지난해 1월 원장에 취임했다.

*이 인터뷰는 IITP 6월호 웹진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