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화재 위험없는 2차전지 국내 기술로 탄생

생산기술연구원 연구팀, '대면적 전고체전지' 제조기술 개발

디지털경제입력 :2019/06/17 16:37    수정: 2019/06/18 14:39

국내 연구진이 폭발과 화재 위험성을 낮춘 2차전지 제조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원장 이성일)은 배터리 팩의 부피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바이폴라(Bipolar) 구조의 전고체전지 제조기술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전고체전지(All-Solid Battery)는 전지 내부 양극과 음극 사이에 있는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바꾼 차세대 이차전지를 말한다. 일본 후지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세계 전고체전지 시장은 2035년 약 28조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현재 상용화된 이차전지는 가연성 액체전해질을 사용하는 리튬이온전지인데, 과열 또는 과충전될 경우 팽창하여 폭발할 위험이 있다.

생기원 김호성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전고체전지는 내열성과 내구성이 뛰어난 산화물계 고체전해질 소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폭발과 화재 위험이 없고 안전하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연구팀이 폭발과 화재 위험성이 없는 대면적 전고체전지 제조기술을 개발했다. (사진=생기원)

이 방식으로 제조된 전고체전지는 다수의 단위셀이 하나의 셀스택 안에서 직렬로 연결된 바이폴라 구조로 설계·제작돼 고전압 구현에 유리하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또 전기차 배터리 팩을 간소화해 부피를 약 3분의 1로 줄이면서도 주행거리는 2배 이상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고체전지는 고체전해질 종류에 따라 산화물·황화물·고분자 계열로 분류된다.

연구팀은 산화물계 가넷 리튬·란타늄·지르코늄·산소(LLZO) 소재를 사용한 고강도 복합고체전해질 시트 제조기술에 초점을 맞췄다. LLZO 소재는 안전성이 뛰어나지만 제조공정 비용이 비싸고 그동안 상용화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화학 반응기를 통한 저가의 연속생산 공정을 도입, LLZO 분말의 생산비용을 최소화하고 분말 입자를 나노화하는 데 성공했다.

(사진=생기원)

이 배터리 제조기술은 현재 상용화 가능성도 높다. 연구팀이 제작한 전고체전지 단위셀 10개로 구성된 바이폴라 구조의 셀스택(37V, 8Wh 급) 덕분이다.

이 셀스택은 대면적(11㎝ x 12㎝)의 파우치 외장재 형태로, 과충전된 상태에서 가위로 절단해도 발화·폭발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 등 안전성이 검증됐다.

특히 400회의 충·방전 실험 결과, 이 셀스택에 사용된 단위셀은 배터리 초기 용량의 약 84%를 유지했고, 기존 전고체전지 대비 수명 특성이 5배 이상 개선됐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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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를 주도한 김호성 박사는 "최근 잇따른 신재생에너지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로 배터리의 안전성이 중요해지는 상황"이라며 "LLZO 소재 제조기술은 이미 국내 기업에 이전됐고, 올해부터는 셀스택 사업화에 착수해 조기 상용화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생기원이 주관하고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이사장 원광연)가 지원하는 창의형융합연구사업으로 추진됐다. 생기원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정규남 박사), 한국과학기술연구원(정경윤 박사),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영기 박사)과도 연구를 공동으로 수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