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쓰는 국내 IT기업 페이 3파전…승자는?

가맹점 확보·UI 사용경험 등으로 겨룰 전망

인터넷입력 :2019/06/13 17:59    수정: 2019/06/14 10:43

네이버, 카카오, NHN 등 국내 IT기업들이 각각의 간편결제 서비스를 해외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올 하반기 이들의 ‘페이 열전’이 해외로 옮겨갈 전망이다.

13일 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네이버페이 일본 서비스를 다음주 쯤 개시할 계획이다. NHN페이코는 페이코의 일본 서비스를 이르면 7월 시작한다고 밝혔으며, 카카오페이는 연내 서비스를 예고한 상태다. 이들은 지갑에 미리 돈을 충전해놓은 뒤 사용하는 선불결제 방식을 먼저 구현할 방침이다.

국산 간편결제 서비스들의 해외진출은 지난달 28일부로 외국환 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되면서부터 가능해졌다. 이번 개정으로 비금융회사에 포함된 핀테크 업체들이 전자화폐와 선불전자지급수단 발행 및 관리업을 추가할 수 있게 됐다. 이 라이선스를 가장 빨리 획득할 것으로 예상되는 IT 기업은 네이버다.

이용자들이 얻는 장점은 해외 신용카드 수수료를 내는 대신 국내에서 쓰던 간편결제 서비스를 해외에서도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해외 오프라인 매장에서 QR코드로 결제하면 된다. 결제 시엔 미리 충전해둔 돈이 현지 가맹점이 정한 최신 환율을 적용받아 빠져나가게 된다.

네이버와 NHN페이코는 해외 진출 초기 이용자 확보를 위한 마케팅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페이' 가맹점 최다 vs '카카오페이' 개별 앱으로 사용성 강화

IT 3사가 밝힌 계획에 따르면 이들의 첫 해외 진출 국가에는 모두 일본이 포함된다. 가입자 수는 네이버페이 3천만명, 카카오페이 2천800만명, 페이코 900만명이다. 간편결제를 선호하는 이용자라면 해외여행지에서 각 페이를 쓸 수 있는 가맹점에 맞춰 서비스를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각사가 얼마나 많은 가맹점을 확보하느냐다. 3개 페이가 모두 사용 가능한 결제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내에서 가장 많은 가맹점을 보유하게 될 간편결제 서비스는 네이버페이다. 네이버는 일본에서 라인페이 가맹점을 통해 네이버페이 서비스를 시작한다. 네이버 자회사 라인은 일본 현지에 136만개 라인페이 가맹점 네트워크를 보유했다.

앞서 라인은 작년 11월 네이버페이와 중국 텐센트의 위챗페이와 ‘글로벌 얼라이언스’를 맺고 각사가 보유한 가맹점을 공유하기로 했다. 때문에 네이버의 다음 해외 진출 국가는 중국으로 점쳐진다. 향후 네이버페이가 라인 가맹점이 위치한 대만, 태국 등과도 서비스를 연동할 가능성도 있다. 라인페이 가맹점은 대만에 12만개, 태국에 약 5만개가 있다.

카카오페이 QR 결제

카카오페이는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알리페이와 협력한다. 일본 현지 알리페이 가맹점 수는 3월 기준 30만개에 달한다. 카카오페이는 연내 일본 등 1~2개 국가에서 서비스 할 계획이다. 알리페이는 54개국에서 오프라인 가맹점 결제 기능을 제공하며, 일부는 세금 환급도 지원한다.

카카오페이는 사용성 향상을 위해 카카오톡 내 기능 외 개별 앱으로도 출시됐다. 때문에 가맹점 수는 네이버페이보다 적지만 네이버 앱 내에서 사용 가능한 네이버페이 보다 뛰어난 사용 경험을 줄 수도 있다고 업계는 관측한다. 카카오페이는 국내에서 다른 IT기업보다 QR 오프라인 결제를 가장 빨리 도입했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카카오페이 해외 진출을 위한 라이선스를 취득한 다음에 일본부터 테스트를 시작한다”며 “마케팅 보다는 서비스 안정화가 먼저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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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페이코는 일본 내 최대 선불카드 유통업체 인컴재팬과 제휴를 통해 이르면 7월 페이코 서비스를 시작한다. 인컴재팬은 2017년 기준 일본 현지에 5만개 가맹점을 보유했다. 연내 일본, 대만, 태국 라인페이 가맹점에서도 페이코 결제를 가능케 할 계획이다.

NHN페이코 관계자는 "인컴재팬이 보유한 가맹점을 대상으로 페이코 결제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7월 오픈 시점에는 한국인이 자주 찾는 일본의 드럭스토어와 편의점, 슈퍼마켓, 면세점, 잡화점 등의 가맹점을 선보이고 이후 가맹점을 점차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