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폰, 美 제재 계속되면 내년 출하량 1억대 급감"

SA 보고서…국내 업계 "예의주시...길어지면 시장질서 헤쳐"

홈&모바일입력 :2019/05/20 17:14    수정: 2019/05/21 09:06

미국 정부의 제재 조치가 지속될 경우 화웨이의 스마트폰 출하량이 올해와 내년에 급격하게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0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미국 제재가 계속될 경우 화웨이의 스마트폰 출하량이 지난해 2억580만대에서 올해 1억5천600만대, 내년 1억1천960만대로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제재가 없을 경우의 올해와 내년의 출하량 예측치인 2억4천110만대와 2억6천160만대보다 1억~1억5천만대 적은 수치다.

CES 2018 화웨이 부스.(사진=지디넷코리아)

■"화웨이 스마트폰, 中 외에 유럽·남미·아시아서 타격"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구글은 트럼프 행정부의 제재 조치가 공식화되면서 화웨이 측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등 오픈소스를 제외한 기술 서비스 제공을 중단키로했다. 이에 따라 화웨이의 차기 스마트폰에서는 지메일, 유튜브, 크롬이 사라지며 구글 플레이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화웨이는 구글 서비스 제재가 영향을 미치지 않는 중국 외 안드로이드 OS를 통해 스마트폰 서비스를 제공하는 해외 시장에서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SA는 "화웨이 스마트폰 출하량의 절반을 점유하는 중국 시장이 아닌 유럽, 남미, 아시아 등 해외에서 스마트폰 사업이 악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또 인텔, 퀄컴, 자이링스, 브로드컴 등 주요 칩 제조사들도 화웨이와의 거래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이들 업체는 화웨이 스마트폰과 통신장비용 칩셋을 공급해왔으며, 미국 정부의 추가 통보가 있을 때까지 제품 공급을 중단키로 했다.

화웨이는 미국 상무부 산업안전국(BIS)의 입장에 반대하며 대안책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화웨이 관계자는 "화웨이는 어느 쪽에도 이익이 되지 않는 미국의 이번 결정에 반대한다"며 "이번 제재로 인해 화웨이와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미국 기업들에게 상당한 경제적 손실을 줄 것이며, 수만 개의 미국 일자리에 영향을 미치고, 글로벌 공급 체인에 존재하는 협력과 상호신뢰를 저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위키피디아)

■경쟁사 삼성·애플에 호재?…"예의주시 중이지만, 지켜봐야"

미국의 이번 제재가 화웨이의 최대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애플에 호재로 작용할지도 주목된다. 화웨이는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애플을 뛰어넘은 데 이어 1위 삼성전자를 넘보고 있다. 화웨이는 내년에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넘고 1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포부를 내비치기도 했다.

유로모니터 강정현 연구원은 “화웨이의 안드로이드OS와 구글 스토어 접근이 제한된 가운데, 화웨이의 기반인 중국 내수 시장의 영향은 자체개발한 OS가 있어 타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최근 유럽을 포함한 중국 외 국가에서 화웨이의 점유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 해당 시장에서의 성장 폭은 주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 몇 년 사이 유럽 내에서 공격적인 마케팅 캠페인을 펼치고 주요 스포츠 경기에 메인 스폰서로 참여하면서 유럽 시장 인지도를 상당히 끌어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유명 축구팀 후원을 통해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시장의 점유율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도 이번 사안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아직 긍정적 혹은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왼쪽부터 삼성전자 갤럭시 폴드와 화웨이 메이트X.(사진=졸신원중신)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프리미엄부터 중저가폰 시장까지 전방위 영향이 있을 수 있겠다"면서도 "화웨이에 대한 제재 조치로 시장 점유율이 늘더라도 크게 의미가 있을까 싶다. 결국 회사의 내부 기술력, 제품 경쟁력을 지속 강화하는 게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세계 IT 글로벌 환경은 같이 개방형으로 성장해왔는데, 특정 업체가 이처럼 배제되는 것은 시장질서에 부합하지 않는 조치로도 보인다"며 "애플을 제외한 업체들이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생태계를 함께 구축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제재가 실행될지 확신이 들지 않아 관전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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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업체 관계자는 "화웨이가 배제되는 것은 국가적인 문제를 떠나 스마트폰 산업적으로는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며 "5G·폴더블 신시장이 열리는 현 시점에 진입 업체가 늘어날수록 각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매출도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화웨이 관계자는 "화웨이는 즉시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을 것이며, 사전 대책을 마련해 이번 사건의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