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스트리밍, 초게이밍 시대 연다

[超시대가 왔다] ⑮초게이밍...클라우드 스트리밍

디지털경제입력 :2019/06/04 09:22    수정: 2019/06/04 09:23

PC와 모바일, 콘솔 등 게임 플랫폼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 구글과 MS, 소니, 엔비디아 등 글로벌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는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가 현실로 다가왔다. 클라우드 스트리밍 플랫폼의 패권을 둔 기업간 경쟁이 게임 시장 생태계에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지 주목된다.

게임업계에 새 화두가 떠올랐다. 클라우드 스트리밍 서비스다.

해당 서비스는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그러나 5G 시대 개막과 함께 구글의 클라우드 스트리밍 '스타디아(Stadia)' 플랫폼이 공개되면서 관심은 더욱 커졌다.

클라우드 스트리밍 시대가 열렸다.(사진=픽사베이)

게임업계는 클라우드 스트리밍 서비스가 어떤 파장을 미칠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존 플랫폼으로 구축된 모바일과 콘솔 게임 생태계가 각 이통사의 5G 기술과 클라우드 서비스 연결로 생존의 위협을 겪고 있는 게임사들에게 새 기회를 마련해줄지가 관전 포인트였다.

■클라우드 스트리밍, 새 게임 생태계 구축 활발

구글은 지난 3월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스타디아를 처음 공개하고 PC-콘솔-모바일의 초연결 시대를 이끌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스타디아는 구글 크롬 브라우저와 유튜브를 통해 제공되는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로 요약된다. PC, 스마트폰, TV 등 플랫폼 구분 없이 고사양 게임을 즐길 수 있다고 구글 측은 설명했다.

필 해리슨 구글 부사장.

구글이 준비 중인 플랫폼은 일정 수준 이상의 PC와 스마트폰 등이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고퀄리티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저장장치 용량에도 부담도 없다. 클라우드 스트리밍 서비스는 구글이 처음 준비한 것은 아니다.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 나우(PS NOW)', MS는 '엑스클라우드(xCloud)'를 공개했다. 각각 자사 콘솔 게임 타이틀의 플랫폼 확대를 위해 이 같은 서비스를 구축했다.

플레이스테이션 나우는 PC와 플레이스테이션4(PS4)에서 하위 게임 타이틀(PS3 등)을 클라우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도록 한 게 특징이다. 이와 다르게 연말 서비스를 본격화하는 X클라우드는 X박스 게임 타이틀을 PC와 모바일 기기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됐다.

플레이스테이션 나우.

1억 명 이상 게임 이용자가 활동하는 밸브와 엔비디아 등도 각각 스팀 링크 스트리밍과 지포스 나우를 앞세워 경쟁에 뛰어든 상황이다. 밸브 측은 최근 안드로이드에 이어 iOS용 스팀 링크 앱을 출시하기도 했다. 국내 이통사와 제조사들도 5G 기술과 클라우드를 활용한 게임 서비스 확대에 나섰다. 아직 PC와 모바일 게임의 스트리밍 연동은 아니지만, KT는 클라우드 서버와 단말기를 연결해 초저지연 모바일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또한 삼성전자는 플레이갤럭시링크를 특허 출원하면서 클라우드 스트리밍 시대를 맞이할 준비를 하기도 했다.

플레이갤럭시링크는 스마트폰 및 PC로 즐길 수 있는 게임 콘텐츠, AR과 VR 콘텐츠 등의 서비스에 활용된다고 알려졌다. 독자 플랫폼은 아니지만, 향후 클라우드 스트리밍과 게임 콘텐츠의 접목을 시도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고비용 하드웨어 극복...게임 이용자 저변 확대 기대

그렇다면 클라우드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는 어떤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을까.

업계 관계자들의 반응을 종합해 보면 5G 기술과 클라우드 스트리밍 서비스는 게임의 초연결 시대를 이끌고, 결국 시장 생태계의 변화를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크게 3가지 이유 때문이였다. 이용자 저변 확대로 게임 매출 규모 성장, 중소게임사의 글로벌 진출 용이, VR 게임 활성화였다.

게임 유통 채널이 클라우드 스트리밍 서비스로 다양해질 전망이다.(사진=픽사베이)

우선 업계에선 첫째 하드웨어 고사양 구조 파괴로 인한 이용자 저변 확대를 예상했다. 클라우드 스트리밍 서비스는 PC와 모바일 기기의 사양에서 해방시켜준다. 클라우드 서버 사양에만 맞추면 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사양 문제로 게임 선택의 좁았던 이용자들이 더욱 폭넓게 게임을 선택할 수 있다는데 의미가 있다. 대형게임사와 비교해 인력과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게임사에겐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클라우드 스트리밍 플랫폼을 활용하면 글로벌 진출이 쉬워질 수 있고, 기기 테스트 과정 축소로 개발 기간과 인건비 부담도 줄 것으로 예상했다. 소규모 게임사지만 아이디어와 개발 기술만 있다면 대형 게임사와 경쟁 기회가 열릴 수 있다는 얘기였다.

마지막으로는 클라우드 스트리밍 서비스를 접목한 VR 콘텐츠가 게임 시장에 빠르게 유통될 것이로 기대했다. VR콘텐츠는 고해상도로 제공해야하기 때문에 용량 부담이 크다. 이를 클라우드 스트리밍 서비스가 해소해줄 수 있다고 업계는 내다봤다.

A 게임사 고위 관계자는 "클라우드 스트리밍 서비스에 게임업계의 관심이 클 수 밖에 없다. PC와 모바일 기기의 한계 극복에 특효약이 될 수 있고, 이를 통해 이용자의 저변이 확대 될 수 있다"며 "그렇다고 당장 시장 생태계가 급변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기존 서비스 방식을 한 번에 바꾸기는 인력과 시간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모바일 게임 개발사는 각 단만기별 테스트를 할 필요도 없다. 클라우드 스트리밍 서비스를 활용한다면 최소 인력으로 짧은 시간 테스트를 마칠 수 있다"며 "게임 VR콘텐츠가 빠르게 유통돼 관련 시장 성장도 이끌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송속도와 비용문제 살펴봐야..."슈팅 게임에 적용 어려울 수도"

물론 우려되는 부분도 있었다. 게임 서비스의 핵심으로 꼽히는 전송속도의 안정성이다.

이 같은 우려에 구글은 약 25Mbps 대역폭을 가진 인터넷 연결을 통해 최대 4K 해상도, 초당 60프레임, 8K 해상도와 120fps를 지원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특히 구글은 보다 원활한 전송속도를 위해 주요 국가에 데이터센터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으로 보면 한국과 일본 등이 해당된다. 구글이 향후 국내서 게임 클라우드 스트리밍 사업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이유다.

반면 이러한 노력에도 콘텐츠가 방대한 MMORPG 장르나 즉각적인 반응을 요하는 슈팅 장르에는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있다. 클라우드 플랫폼에 입점하더라도 특정 장르는 자체 구축한 독립 서버를 이용해야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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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이르지만 수수료 등 비용문제도 살펴봐야한다. 직접 서버를 구축해 서비스하는 방식과 클라우드 스트리밍 서비스의 비용 차이가 클 경우 도입률은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클라우드 스트리밍 시장에 게임 산업 활성화에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다른 게임 시장이 열릴 경우 게임 산업 매출 규모도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보면서 "접속 안정성과 편의성이 중요하다. 수수료 등 비용이 합리적이라면 (클라우드 스트리밍 서비스는)게임 시장에서 단기간 자리잡을 수 있을 것"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