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다음 시대 여는 열쇠 ‘VR-AR’

“수준 높아진 팬들 눈높이에 맞는 정보 제공”

디지털경제입력 :2019/04/17 12:43

e스포츠 업계에 VR과 AR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현장감을 강조하고 관중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한 e스포츠와 VR, AR 기술의 특성이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지난 4월 13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진행된 리그오브레전드챔피언스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스플릿 결승전에는 라이엇게임즈와 SK텔레콤이 향후 리그 중계에서 선보일 새로운 VR, AR 콘텐츠가 공개됐다.

결승전 현장에 마련된 5GX 체험존에는 원하는 선수의 화면만 골라서 볼 수 있는 중계 콘텐츠와 함께 VR 기기를 착용하고 가상의 경기장에서 앉아 중계를 볼 수 있는 콘텐츠의 시연대가 마련됐다.

VR 중계 콘텐츠는 가상 공간에 여러 명이 둘러앉아 경기를 단체관람하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콘텐츠다. 스포츠의 묘미인 ‘직관’의 재미를 강조했다는 점에서 이 콘텐츠는 현장 관람객의 주목을 받았다.

일반 중계보다 빠르게 경기 진행 양상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도 VR 중계의 장점이다. VR 기기를 쓰고 가상 경기장에 입장하면 정면에는 경기 화면이 나타나고 주변에는 미니맵, 양팀 선수들이 보유하고 있는 아이템과 소환사 주문 쿨타임 등을 항상 보여주는 화면도 확인할 수 있다.

옵저버가 정보를 보여줄 때까지 마냥 기다리지 않아도 고개만 살짝 돌리면 이런 정보들을 언제라도 확인할 수 있어 게임의 진행 양상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기존 중계에서는 경험할 수 없던 부분이다.

한 e스포츠 관계자는 “다른 이들의 반응을 보며 경기를 관람할 수 있다는 점이 VR 중계의 강점이다. 혼자 볼 때와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다. 방송 중계에서는 미처 보여주지 못 한 게임 내의 다양한 정보를 보여주거나 응원전을 유도하는 등 가상공간의 특징을 살린 요소를 더한다면 VR 중계만의 재미가 생길 수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AR은 e스포츠 중계에 빠져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경기장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영상으로 경기를 시청하는 이들이 보다 다양한 정보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AR의 역할이다.

라이엇게임즈는 올해 LCK 스프링 스플릿 시즌 개막부터 AR을 경기 중계에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LCK 개최를 위해 설립한 롤파크의 원형 구조를 십분 활용해 방송 중 다양한 경기 데이터를 경기장에 실시간으로 나타냈다. 이는 라이엇게임즈가 리그를 자체 운영하면서 가장 달라진 점으로 지목될 정도로 e스포츠 팬들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었다.

e스포츠 업계의 한 관계자는 “NBA 리그 패스처럼 시즌 중계권을 구매해 e스포츠를 관람하는 방식이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북미 e스포츠 시장에서 AR은 새로운 마케팅 요소로 활용된다. 기존 방송 중계에서는 보여줄 수 없던 연출이나 게임 내 정보를 AR 기술을 활용해 중계 화면에 나타낼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선수의 캐릭터 상황, 실시간 승부 예측, 각 선수의 시즌 평균 성적 등 다양한 데이터를 보여주면서 경기장을 찾지 않는 이들만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것을 내세우면 이용자들은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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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관계자는 “e스포츠 팬들의 수준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다. 이제 팬들은 자기만의 주관으로 경기를 파악하고 분석하면서 경기를 바라본다. 지금 각 팀의 주안점이 무엇이며 이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을 세워야하는지를 파악하면서 경기를 관람하는 식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팬들의 수준이 높아진 만큼 그 수준에 맞는 중계를 선보여야 한다. VR과 AR을 도입하면 이용자들에게 기존 중계 대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중계에 현장감을 더할 수 있다는 점도 VR과 AR 중계에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