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장르 올해도 국내 이용자에게 안 통했다

나왔다 하면 흥행 실패... SF 선호하지 않는 시장 특성 탓

디지털경제입력 :2019/04/12 13:51

본격적인 SF 세계관을 게임 내 배경으로 삼아 출시 전부터 눈길을 끌었던 플레로게임즈의 2079 게이트식스(이하 게이트식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

게이트식스는 가상현실과 일상의 경계가 모호해진 미래, 인체개조와 이를 악용하려는 음모를 다룬다는 설정을 지닌 게임이다. 미디어 광고 역시 SF 영화를 연상케 하는 연출과 색감으로 구성해 SF가 이 게임의 핵심 요소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 6일 출시된 게이트식스의 12일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는 84위. 출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성과를 거뒀다고 말하기에는 부족한 성적이다.

2079 게이트식스 로고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게이트식스의 이런 부진이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라는 입장이다. 게이트식스가 국내에서 마니악한 요소로 꼽히는 SF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SF 장르에 한해 한국 게임시장은 불모지다. 2000년대 이후 국내 게임시장에서 SF를 소재로 성공을 거둔 게임은 찾아보기 어렵다.

SF를 소재로 삼은 게임은 개발사의 규모나 이름값과 상관없이 국내에서 이렇다 할 자취를 남기지 못 했다. 메탈레이지, 네오스팀, 헉슬리, 베르카닉스 등은 국내 대형 게임사가 개발한 SF 소재 게임도 모두 성적 부진으로 서비스가 종료됐다.

해외에서 큰 성공을 거둔 게임도 국내에서는 그에 못 미치는 성과를 거뒀다. 해외에서 폭발적인 판매고를 올린 헤일로나 메스이펙트 같은 AAA급 대작도 국내에서는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게임 개발자 중에는 SF 장르를 선망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SF 장르 시장은 마니악한 시장이다. 국내 이용자들은 SF보다는 현대 밀리터리나 환타지 세계관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는 게임뿐만이 아니라 출판 분야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이다”라고 말했다.

북미 SF FPS 대표작 헤일로

실제로 명작 SF 단편소설로 꼽히는 제임스 탭트리 주니어의 체체파리의 비법 출간을 위해 진행된 펀딩에 600명이 모인 바 있다. SF 장르가 국내에서 지니는 입지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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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관계자는 “SF 장르는 과학과 인간성 사이의 고찰을 다루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무거운 분위기로 이야기가 진행되고는 한다. 이런 분위기를 살리려면 게임 내 색 배치, 캐릭터 디자인 역시 다수 이용자가 선호하는 밝고 가벼운 느낌과 멀어질 수 밖에 없다. 대중이 선호하는 요소와 점점 멀어지는 셈이다”라고 설명했다.

다른 개발사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SF 장르에 대한 수요가 큰 편이다. 하지만 서양 SF 팬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서는 대단히 탄탄한 세계관을 선보일 필요가 있다. 기존 SF IP와 경쟁도 고려해야 한다. 한국형 SF가 글로벌 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두지 못 하는 이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