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HTTP면 지캐시는 HTTPS"

다크코인 '지캐시 설립자 주코 윌콕스, '디코노미2019'서 강조

컴퓨팅입력 :2019/04/07 10:48    수정: 2019/04/08 13:19

“비트코인이 돈 버전의 HTTP라면, 지캐시는 HTTPS와 같다. HTTPS가 처음 나왔을 때도 이를 사용하면 더 많은 범죄가 일어날 거라고 우려했지만, 현재는 정부가 오히려 프라이버시를 위해 HTTPS를 요구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향후에는 각국의 정부도 지캐시 사용에 동의할 거라고 본다.”

완전한 익명성을 내세우는 암호화폐 지캐시(ZEC)의 설립자 주코 윌콕스는 지난 5일 서울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제2회 분산경제포럼(디코노미2019)'에 참석해, 지캐시를 암호화 통신 기술인 HTTPS(보안연결)에 빗대며, 향후에는 지캐시도 정부로부터 인정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코노미2019에 참석한 지캐시 설립자 주코 윌콕스

지캐시는 강력한 암호화 기술로 완전한 익명성을 구현해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암호화폐다. 일명 다크코인이라 불리기도 한다. 지캐시와 함께 대표적인 프라이버시 코인으로는 모네로, 대시 등이 있다.

프라이버시 코인이 탄생하게 된 배경에는 비트코인에 프라이버시 보호가 결여됐다는 점이 큰 영향을 미쳤다.

비트코인은 원래 익명성을 가진 암호화폐로 만들어졌지만, 공개원장이라는 특성 때문에 특정 주소와 트랜잭션의 사용 패턴으로 개인을 식별할 수 있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발견됐다.

따라 사적인 거래를 지원하기 위해 프라이버시 보호를 강화한 지캐시와 같은 새로운 암호화폐가 등장하게 된 것이다.

지캐시 (사진=wealthhunters)

주코 윌콕스는 “지캐시는 블록체인 안에서 선택적으로 승인받은 몇 명만 내용을 볼 수 있다”며 “비트코인이 HTTP의 돈(화폐) 버전이라면, 지캐시는 암호화 기술을 적용해 보안성을 높인 HTTPS와 같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캐시와 HTTPS와의 공통점으로 법 집행기관이 싫어한다는 점을 꼽았다. 이어 지캐시와 같은 프라이버시 코인은 완전한 익명성 때문에 범죄에 악용될 수 있어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일각의 부정적인 의견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1990년대 HTTPS가 처음 나왔을 때도 중앙기관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이를 사용하면 범죄가 생길 것이라며 사용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현재 각국에서는 고객의 민감 정보가 사용되거나, 중요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할 때는 HTTPS를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규제 당국도 오히려 지캐시가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국의 암호화폐 거래소는 암호화된 블록체인을 사용해 외국인이나, 다른 나라 정부, 범죄자가 우리나라에서 어떤 거래를 하는지 못 보게 하는 게 옳다”며 “한국 정부도 다른 나라 정부가 한국의 거래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보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생각에 미국 요크시도 동의했다”며 “현재 여러 나라의 규제 당국과 미팅을 하고 있으며, 현재 뉴욕에서는 지캐시의 사용이 허용됐다”고 덧붙였다.

■ 지캐시는 영지식증명기술(ZKP) 선구자…"위조 가능성, 퍼포먼스 단점도"

이날 주코 윌콕스는 지캐시 영지식증명기술(ZKP)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영지식증명기술인 zk-SNARKs를 뛰어넘는 새로운 기술도 내년에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코 윌콕스는 “지캐시는 영지식증명의 선구자”라며 “실제로 영지식증명 기술을 첫 실용화했던 사례로, 매우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영지식증명기술은 무언가 옳다는 것을 증명할 때, 정보를 노출시키지 않고 증명할 수 있는 기술이다.

지캐시는현재 zk-SNARKS라고 하는 영지식증명기술을 이용해, 데이터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거래를 가능하게 해 거래 당사자의 개인정보를 보호한다.

주코 윌콕스는 링 시그니처 등 다른 암호 프로토콜이 아닌 영지식증명기술을 사용한 이유로 “다른 여러 기술을 비교했으나 영지식증명이 유일하게 안전한 보안 기능이 가능했다”고 답했다. 이어 “위조 가능성(Toxic Waste Mitigation)과 퍼포먼스 측면에서 단점도 있었지만, 보안이 지캐시의 가장 큰 특징이었기 때문에 (이와 같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다른 암호 프로토콜로 타협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스나크(SNARKS) 기술을 사용하는 지캐시1.0은 처음에는 효율성이 많이 떨어졌다. 그는 “지캐시1.0은 굉장히 실용적이었지만, 그 당시 그렇게 효율적이지는 못했다”며 “발전의 여지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지캐시1.0에서는 유저가 명령을 내리고, 40초가 지나서야 영지식그룹이 생성됐기 때문이다.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는 단점을 극복하고자 지캐시는 2018년에 2.0버전을 발표하며, 40초가 걸리던 거래 생성 시간(Proof time)을 2.3초로 줄였다.

하지만 SNARKS 기술도 완벽한 건 아니다. 그는 SNARKS의 단점으로 앞서 말했던 위조 가능성과 퍼포먼스를 언급했다.

그는 “위조가 발생하면 영지식 증명은 무너지게 된다”며 “지캐시는 모든 게 암호화되고 프라이버시가 있는 체제이기 때문에 지캐시 위조가 나오면 진짜 지캐시와 가짜 지캐시를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 돼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 위조 가능성을 줄이거나 없애야 했던 그는 지캐시1.0에서 위조 가능성을 관리하는 인원인 6명을 지캐시2.0에서는 80명으로 대폭 확대했다. 하지만 그는 이조차도 더 완벽한 상태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이런 영지식증명기술을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로 스타크(STARKs)와 블릿증명(Bulletproofs), 소닉(Sonic)을 소개했다.

스타크는 새로운 수학적인 영지식증명 기술로, 스나크 기술 이후에 발견됐다. 블릿증명은 현재 또다른 프라이버시 코인인 모네로에서 사용하고 있다.

그는 “스타크와 블릿증명은 위조 가능성이 아이에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누군가 위조 가능성이 의심된다고 하면 영지식 변수를 업데이트해 그 순간부터 위조 가능성을 없앨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블릿증명을 애초에 지캐시에 고려하지 못했던 이유로 “블릿증명은 지캐시에서의 검증시간이 15초로 생각보다 오래 걸려, 블록을 빠른 시간안에 검증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은 어느 정도 최적화될 수 있을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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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닉은 최근에 지캐시 팀에서 여러 명이 참여해 만들어낸 새로운 기술이다. 그는 소닉의 특징으로 보편성을 꼽았다. 그는 “전 세계 누구라도 소닉을 사용하면 시큐리티 변수의 장점을 활용할 수 있어 스스로 어려운 작업을 하지 않아도 된다”며 “영지식증명 기술의 표준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높이 평가했다.

그는 이들 기술 중 어떤 것이 최선이냐는 청중의 질문에 “확장성이 100만 바이트까지 가능한 스타크일 것 같다”면서도 “내년이면 더 좋은 기술이 나올 것 같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