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배차 택시부터 펫택시까지…"입맛 따라 골라 탄다"

자가용 카풀 대신 가맹택시 형태로 서비스 다양화

인터넷입력 :2019/03/21 17:25    수정: 2019/03/21 17:26

모빌리티 스타트업들이 만든 ‘바로배차’, ‘펫택시’ 등 이동수단 서비스를 택시 쪽이 벤치마킹 하면서 상황에 따라 골라 탈 수 있는 택시의 시대가 열린다.

21일 서울시, 모빌리티 업계 등에 따르면 가맹택시사업자 타고솔루션즈는 수요응답형(바로배차) 택시 ‘웨이고블루’를 20일부터 서울 지역에 한해 시범 운영한다. 2천200만 회원을 보유한 카카오T를 통해서다. 올해 안으로 여성전용 택시 ‘웨이고레이디’도 선보일 계획이다. 웨이고블루 100대, 웨이고레이디 20대 등으로 시작해 올해 안에 전 서비스의 가맹택시를 2만대까지 확충할 목표를 갖고 있다.

가맹택시란 쉽게 말해 부가서비스를 접목한 택시다. 2008년 여객자동차운수법 개정으로 택시운송가맹사업 업종이 신설됐으나, 그동안 서울시에서 이를 하겠다는 택시 회사는 한 곳도 없었다. 지난 2월 타고솔루션즈는 50여개 택시 회사와 택시 4천500여대를 동원하는 협약을 맺으면서 서울시로부터 택시운송가맹사업체로 인가받았다. 모빌리티 스타트업들의 도전이 택시 시장의 변화를 촉발한 것이다.

웨이고블루, 웨이고레이디

24시간 카풀은 택시업계 반발로 도입이 불가하나, 이외 법 테두리 안에서 가능한 형태의 이동 수단을 가맹택시라는 명분으로 다수 포섭하게 됐다. 국토부 김현미 장관은 지난 1월 플랫폼 기술을 택시와 접목해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택시의 가동률을 높이는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한국형 우버’를 주문하기도 했다.

먼저 웨이고블루는 모빌리티 스타트업 VCNC의 ‘타다’의 장점을 다수 포함한다. 쾌적한 환경, 바로배차 시스템, 교육받은 기사의 친절한 서비스 등이다. 그간 불쾌한 택시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는 소비자들로부터 꾸준히 있어왔으나 택시기사들의 열악한 처우 문제가 먼저 해결되지 않아 쉽게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던 중 작년 9월부터 모빌리티 스타트업 VCNC가 운영한 기사를 동반한 렌트카 형태의 합법 모델인 타다가 선풍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바로배차도 기존 일반 택시에 접목하기 어려웠던 시스템이다. 그러나 모빌리티 업체들은 이 시스템을 고급택시 호출 서비스에서 빼놓을 수 없는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 카카오T, 우버, 타다의 각 고급택시 호출 서비스엔 모두 바로배차 기능이 활용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일반 택시에 바로배차를 적용하려다가 택시비 인상을 부추길 수 있다는 국토부의 지적을 받고 계획을 철회했다.

타고솔루션즈는 향후 펫택시, 노년층을 위한 택시 ‘실버택시’, 소화물 운송 택시 ‘심부름택시’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관련 사업 계획은 아직 서울시에 제출하지 않았다.

펫택시 스타트업 '펫미업'(사진=펫미업 홈페이지 캡쳐)

오광원 타고솔루션즈 대표는 “여성전용 택시, 펫택시의 경우 특히 서울시가 출시를 원하고 있다”며 “펫택시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어 올해 안에 이뤄질 가능성을 가늠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펫택시도 군소 모빌리티 업체들이 먼저 시작한 서비스다. 현재 수도권에서는 30여개 펫택시 업체들이 자가용을 기반으로 서비스 중이다. 펫택시를 중개해주는 업체들은 자가용을 소지한 드라이버를 모집하고, 펫택시 상호가 적힌 자석 스티커를 차량에 붙이도록 한다. 자체 앱미터기를 활용하며 기본요금 8천원에 택시할증요금으로 이동거리와 시간에 따라 요금을 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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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택시는 지난해 3월 추가된 동물보호법 상 동물운송업에 해당한다. 이전까지 펫택시는 반려인이 동승하는 점 때문에 택시업계로부터 불법유상운송 행위라는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해당 업종이 법적 지위를 인정받으면서 자가용 펫택시에 대한 잡음은 줄은 상황이다. 일반 택시 기사들이 보통 동물을 데리고 타는 것 또한 원치 않는다.

서울시 관계자는 “동물보호법상 펫택시와 가맹택시의 펫택시는 완전히 다르다”며 “타고솔루션즈가 펫택시 관련 사업계획변경을 신청하고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