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화웨이 3강 구도 공고해졌다”

IHS마킷 “화웨이 출하량, 세계 2위…기술도 세계 수준”

홈&모바일입력 :2019/03/20 14:28    수정: 2019/03/20 15:33

세계 스마트폰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애플, 화웨이 간 3각 경쟁 구도가 공고해졌다는 진단이 나왔다. 출하량 규모나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물론 스마트폰 기술면에서도 화웨이가 글로벌 빅3 수준으로 올라왔다는 분석이다.

홍주식 IHS마킷 이사는 20일 서울시 서초구 소재 엘타워에서 열린 ‘국내 상반기 디스플레이 컨퍼런스(Korea Display Conference) 2019’에서 “지난해부터 화웨이의 스마트폰 출하량이 애플을 추월했다. 올해도 애플보다 앞서 세계 2위를 달성할 전망”이라며 “이제 스마트폰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애플, 화웨이 3사간 경쟁 구도가 고착화됐다”고 말했다.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14억1천100만대로 첫 역성장을 나타냈다. 업계 선두기업인 삼성전자와 애플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각각 2억8천990만대, 2억470만대로 전년(3억1천620만대, 2억1천580만대) 대비 모두 줄었다.

홍주식 IHS마킷 이사가 20일 ‘국내 상반기 디스플레이 컨퍼런스 2019’에서 스마트폰시장 현황과 전망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사진=지디넷코리아)

그러나 화웨이의 지난해 스마트폰 출하량은 2억610만대로 전년(1억5천310만대)보다 5천만대 가까이 증가했다. 올해 출하량도 2억2천680만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삼성전자의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은 2억9천10만대로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이고 애플은 1억9천520만대로 또 다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IHS마킷은 애플과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스마트폰시장인 중국에서 출하량이 줄어든 반면 화웨이는 중국 점유율을 크게 늘리고 서유럽과 아프리카 등에서 성과를 내면서 3강 구도가 탄탄해졌다고 분석했다.

홍 이사는 “애플이 초고가 스마트폰 정책을 펼치면서 북미와 유럽에서 판매량이 줄었다. 지난해 중국의 스마트폰 출하량 비중을 봐도 애플과 삼성전자는 10%, 1%로 (전년 11%, 3%보다) 줄었다”며 “반면 화웨이는 26%로 (전년 21%보다) 늘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화웨이의 성과 배경에는 ZTE 효과가 있다. 미국의 압박으로 ZTE 출하량이 2017년 4천600만대에서 지난해 1천500만대로 감소하면서 발생한 공백을 화웨이가 흡수했다”며 “화웨이는 서유럽과 아프리카, 인도에서도 성과를 거뒀다”고 덧붙였다.

화웨이의 존재감은 하이엔드 스마트폰시장에서도 커지는 추세다.

애플이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초고가 정책을 유지하고 있지만 하이엔드 스마트폰시장에서 화웨이에 점유율을 빼앗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IHS마킷에 따르면 601달러 이상 하이엔드 스마트폰시장에서 애플의 출하량 점유율 비중은 2016년 74%에서 지난해 67%로 감소했다. 화웨이는 같은 기간 0%에서 5%로 늘었다.

홍 이사는 “애플은 신제품의 가격을 내린 적이 없다. 올해 출시할 아이폰 가격은 로우엔드 제품이라도 아이폰XR 가격인 749달러 이상부터 시작할 것”이라며 “그럼에도 애플의 출하량과 하이엔드 시장점유율은 감소하고 있다. 화웨이는 P와 메이트 등 플래그십 제품들이 선방했으며 하이엔드 시장에도 진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IHS마킷은 화웨이가 삼성전자처럼 통신장비 사업을 병행하며 유럽 등 해외시장에서 스마트폰 점유율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스마트폰에 신기술도 적극 적용하며 글로벌 기업 이미지도 강화해 오포, 비보 등 다른 중국기업들과 차별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에 이어 폴더블 스마트폰 '메이트 X'를 공개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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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이사는 “화웨이는 통신장비시장에서 1~2위를 다투는 기업”이라며 “유럽에서는 통신사를 통해 모바일 기기를 공급하는 시장 규모가 크다. 화웨이는 통신장비 사업을 통해 유럽 통신사들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고 스마트폰을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업체들은 하이엔드 제품에 신기술을 우선 적용 후 2~3년 뒤에야 미드-로우엔드 제품에 도입한다. 하지만 화웨이의 적용 속도는 훨씬 빠르다. 미드-로우엔드 제품에 듀얼 카메라를 먼저 도입한 곳도 화웨이”라며 “최근 출시한 스마트폰을 보면 제품 설계 기술도 세계 최고 수준까지 올라왔다. 메이트 X도 양산은 불확실하지만 마감 품질도 우수하다. 화웨이는 (사업 전략이나 기술면에서) 다른 중국기업들과는 다르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