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석상옥 대표 “두뇌 뺀 로봇, 5G·클라우드로 실현”

“남들과 다른 원천기술로 승부"

인터넷입력 :2019/03/11 16:56    수정: 2019/03/11 17:00

네이버랩스는 지난 20년 간 검색과 광고, 쇼핑 등으로 성장해온 네이버의 미래를 책임질 요충지다.

그렇다 보니 네이버가 당장의 수익 감소를 감수하고서라도 적지 않은 투자비를 쏟아 붓는 곳이기도 하다. 그 만큼 높은 책임감과 부담이 따르는 회사다. 최근 이 곳에 수장이 바뀌었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로봇 공학자 중 한 명인 석상옥 자율주행머신부문장이 네이버랩스 신임 대표로 취임한 것이다.

시가총액 20조원대인 네이버가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1천조원대를 넘나드는 글로벌 기업과의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는 일이 가능할까. 최신 기술면에서 한국의 현주소와, 그리고 네이버랩스의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석상옥 대표 체제의 네이버랩스는 앞으로 어떤 전략과 무기로 생존전략을 펼까.

지디넷코리아는 최근 경기도 분당에 위치한 네이버랩스 사옥을 찾아 석상옥 대표가 새롭게 그리고 있는 ‘미래 기술 설계도’를 살짝 엿보고 왔다.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

■ “남들과 다른 길 걷겠다”

네이버랩스는 얼마 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19에 참가해 자체 연구개발한 로봇과, 관련 솔루션 등을 선보였다. 이 중 참관객들의 이목을 가장 집중시킨 제품은 정밀 제어가 가능한 로봇팔 ‘앰비덱스’였다.

회사는 퀄컴과 협력을 통해 앰비덱스에 5세대 이동통신의 초저지연 기술을 적용, 로봇 자체에 고성능 프로세서를 달지 않고도 클라우드에 통신망을 연결함으로써 정밀 제어를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석상옥 대표는 남들이 생각하거나 시도하지 않은 기술과 서비스로 미래 기술 경쟁에서 한 발 앞선다는 전략이다. 기술로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는 것만이 네이버랩스가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란 설명이다.

석 대표는 “남들이 도입하지 못했던 세계 최고의 기술을 도입해서 먼저 해보고, 먼저 준비할 것”이라면서 “네이버랩스의 역할은 네이버가 앞으로 5G 시대에서 어떻게 전략을 짜고 준비해야 하는지를 발견하고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 “한국 로봇 기술 세계 최고 수준”

석상옥 대표는 최근 열린 CES뿐 아니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글로벌 이동통신 전시회 MWC에 직접 다녀왔다. 현장에서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선보인 다양한 신기술들을 직접 목격하고 왔다. 그리고 국내 기술력이 결코 뒤지지 않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평가를 내렸다.

석 대표는 “로봇 등 우리나라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 말할 수 있다. 과거부터 정부에서 투자를 굉장히 많이 했고 그 결과가 조금씩 나오는 단계”라며 “달리는 로봇, 치타 로봇부터 소프트 로보틱스, 웨어러블 로봇 등의 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석상옥 대표는 네이버랩스의 전략으로 ‘오리지널리티’를 내세웠다. 남들과 접근 방법을 달리하고, 경쟁력 있는 원천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승부를 본다는 전략이다.

CES 2019 네이버랩스 부스 앰비덱스 시연 장면.

대표적으로 3차원 실내 정밀지도 제작을 도와주는 로봇 'M1', M1이 제작한 정밀지도를 기반으로 고가의 레이저 스캐너 없이도 원활한 자율주행이 가능한 가이드 로봇 ‘어라운드G’, 5G 프레인리스 로봇 기술이 적용된 로봇팔 ‘앰비덱스’, 근력증강 로봇 기술을 응용한 전동 카트 ‘에어카트’ 등을 꼽았다.

이 외에도 네이버랩스는 자율주행차 연구에 필수적인 HD맵 제작 솔루션인 ‘하이브리드 HD맵’과 자체 개발한 모바일 매핑 시스템 'R1' 등의 신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석상옥 대표는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가 크고 요즘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부문은 5G 브레인리스 로봇 기술”이라며 “로봇에 메인 프로세서를 뺀다는 생각을 많은 사람들이 한 적은 없는데, 이를 퀄컴과 협업해 시연했다. 이를 네이버 클라우드 시스템에 붙이기 위해 KT와 인텔과도 협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함께 가야 더 빠르고 멀리 간다”

석 대표는 더 이상 한 회사가 혼자 잘해서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거나 성공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는 생각이다. 혼자만 기술을 꽁꽁 감추고 있기보다 타사에 개방하고, 협력하는 것이 더 빠르고 멀리 가는 지름길이란 뜻이다.

앰비덱스만 하더라도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김용재 교수와 함께 탄생시킨 작품이다. 또 최근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연구진이 뒤로 공중제비를 도는 4족 로봇 ‘미니 치타’를 선보였는데, 여기에도 투자를 하는 등 다양한 협력 관계를 맺는 데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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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경쟁력 강화 방안으로 네이버랩스는 공간과 이동에 가장 근본이 되는 데이터와 기술을 확보하는 데 힘쓰고 있다. 로봇이든 자율주행차든 내 위치와 공간을 정확히 파악해야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쓰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자체 기술력을 높이는 것뿐 아니라, 관련된 전문 기술을 갖춘 기업과 협업한다는 것이 네이버랩스의 전략이다.

석상옥 대표는 “네이버랩스는 협업과 기술 고도화를 통해 가격을 많이 낮추고, 상용화 기반을 닦는 데 힘쓰고 있다”면서 “우리만의 원천기술과 똑똑한 안목을 통해 똑같은 길을 가는 게 아니라 훨씬 더 영리하고 앞질러 갈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영상=유회현·김지학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