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게임사, 업계 자율규제도 무시...안하무인 행태 도 지나쳐

업계 관계자들 "규제 지키는 한국 업체만 역차별...불공정 심해"

디지털경제입력 :2019/03/05 16:51    수정: 2019/03/05 16:51

한국게임산업협회가 시행하는 ‘건강한 게임문화 조성을 위한 자율규제 강령’(이하 자율규제)과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시행 중인 ‘게임 자체등급분류제’(이하 자체등급분류)는 기관과 게임사가 산업 질서 유지를 위해 서로 협력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게임 산업의 뜨거운 감자인 확률형 아이템과 등급 심의를 게임사의 역량에 맡기고 이를 통해 보다 관리를 효율적으로 하고 현실을 반영한 정책을 펼치기 위한 것이 이들 제도의 시행 이유다. 국내 게임사들 역시 이들 제도의 대의명분에 찬성하고 이에 협력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두 정책에 대한 중국게임사의 참여가 미진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를 준수하기 위해 노력 중인 국내 게임사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불공정 경쟁의 한 단면이라는 불만도 나온다.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가 지난 2월 14일 발표한 확률형아이템 자율규제 미준수 게임물 3차 공표 명단을 살펴보면 자율규제를 대하는 국내 게임사와 중국 게임사의 온도 차이가 명확하게 드러난다.

당시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가 공표한 자율규제 미준수 게임은 총 12개였다. 이 중에서 중국 게임은 10개였으며, 세 차례 공표된 게임은 6개였다. 미준수 적발 3회 시 이름이 공표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게임은 사실상 자율규제 시행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이를 무시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가 공개한 자율규제 미준수 게임물 3차 명단

한국게임산업협회가 밝힌 자율규제 준수율 역시 국내 게임사와 해외 게임사의 차이가 극명하게 갈린다.

국내 게임사 중 86%가 자율규제를 준수하고 있으며, 한국게임산업협회 회원사의 준수율은 98%에 달한다. 반면 중국 게임사를 포함한 해외 게임사의 준수율은 36%선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자율규제를 준수하는 국내 게임사와 중국 게임사의 비중이 확연히 다르다보니 자율규제에 대한 회의적인 의견도 불거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율규제는 아무런 강제성이 없는 규정임에도 대부분의 한국 게임사들은 이를 준수하고 있다. 조금 번거롭지만 정책의 방향성에 동의하기 때문에 자율규제 다들 동참하고 있는데, 이를 위반하면서도 높은 매출을 올리는 해외 게임사의 사례를 보면 형평성이 맞지 않다는 생각마저 든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부터 지금까지 공표된 확률형아이템 자율규제 미준수 게임물 명단 중에는 왕이되는자, 삼국지M, 신명 등 매출 순위 상위권을 차지한 바 있는 중국 게임이 포함되어 있다. 국내 게임시장 발전을 위해 시행되는 확률형아이템 자율규제가 자칫 한국 게임과 외산 게임의 불공정 경쟁을 유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중국 게임사들은 자체등급분류 사업자 신청에도 이렇다 할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게임물관리위원회 관계자는 “현재 자체등급분류 사업자 신청을 한 중국 지역 게임사는 확인되지 않는다. 자체등급분류 사업자 신청을 알리기 위한 실무교육에도 중국 지역 게임사 참여가 확인된 바 없다”고 말했다.

2년 전에 중국 게임사들은 게임물관리위원회로부터 청소년이용불가 판정을 받았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12세 이용가로 게임을 서비스 한 전적이 있다. 이러한 점 때문에 국내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중국 게임사가 한국 게임시장에서 ‘안하무인’ 행보를 보인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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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 대한 현실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것이 문제다. 확률형아이템 자율규제와 자체등급분류 사업자 신청은 강제할 수 없다”라며, “그나마 자체등급분류 사업자 신청을 하지 않으면 국내에 게임을 유통할 수 없다는 강제성이 있지만 자율규제는 그런 강제성조차 없는 것이 현실이다”라고 이야기했다.

더불어 “국내 시장 여론을 의식할 필요가 없는 중국 게임사는 더더욱 이런 제도를 이행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실적인 대응방안 마련이 시급하지만 아직 이에 대해 뚜렷한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