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검색어조작 절대없다'식 홍보가 오해 불러"

KISO "포털 신뢰도 제고하려면 기준 공개해야"

일반입력 :2019/02/19 19:12

네이버 등 포털 사업자들이 문제가 되는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이하 실급검), 연관검색어를 제외하는 식으로 검색 서비스에 개입하고 있음에도 ‘조작이 없다’고 포장하는 것은 신뢰도 제고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전문가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 네이버 검색어 검증위원회는 19일 서울 중구 한 회의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검색어 서비스 이용자들의 인식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검색어 검증위원회는 지난 2012년 ‘안철수 룸살롱’이란 검색어가 실급검에서 사라진 데 외부검증을 하기 위해 설립됐고, 이후 포털 사업자가 실급검, 연관검색어 등을 제외한 것에 대해 사후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번 조사는 이재신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윤성옥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가 맡았으며, 전국 시민 2천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했다.

김기중 검색어 검증위원장(왼쪽에서 두 번째), 이재신 중앙대 교수(왼쪽에서 세 번째), 윤성옥 경기대 교수(가장 오른쪽)

이재신 교수는 “네이버 등 포털 사업자들은 검색어 조작이 없다는 말로 포장하고, 손 안 댄다고 보이고 싶어한다”면서 “이럴 경우 이용자들은 포털사업자의 개입이 없다고 잘못 이해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제로는 일정정도 개입해서 불필요한 걸 배제하는데 조작 없다고 표현하고 있어, (실급검, 연관 검색어로 뜨는 정보가) 있는 그대로라고 생각하고 실급검에서에서 어떤 검색어가 사라지면 조작이라고 본다”며 “포털사업자는 ‘어느정도 손을 댄다. 다만 그 과정이 정당하고 우리는 외부 기관을 통해 검증받고 있다’고 홍보해야 검색 서비스 신뢰도 제고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김기중 위원장도 “이용자들은 사업자가 연관검색어, 자동완성검색어에 손대고 있지 않다고 알고 있는데 굉장히 손을 많이 대고 있다”면서 “이외 신뢰 회복 방안도 있을 텐데 다른 방안은 검색어 검증위원회가 구체적으로 권할 순 없다”고 말했다.

조사 결과 포털 이용자들은 만족도와 신뢰도 조사에서 중간 정도의 반응을 보였다. 각 5점 만점의 척도에서 만족도는 3.35점, 신뢰도는 3점이었다.

이용자들은 성인비디오물 제목이 실급검에 올라올 경우 어린이, 청소년 보호 목적으로 삭제해야(찬성 87%) 하고, 위험 사고가 발생한 학교명을 연관검색어, 자동완성 검색어에 그대로 표출시켜야 한다(63.5%)는 인식을 드러냈다. 또한 사건사고의 병원명과 제품명이 검색어로 노출될 때 그대로 둬야한다는 반응도 각각 78.6%, 83%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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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 대상의 79%는 검색어 서비스 운영원칙을 공개해야 한다고 답했다. 포털이 검색어 서비스를 계속 운영해야 한다는 데는 63.7%가 찬성했으며, 검색어 서비스에 대한 외부 검증이 필요하다는 반응은 87.1%에 달했다.

윤성옥 교수는 “인터넷 검색어 서비스가 어떻게 보면 기존 신문의 1면처럼 의제설정 기능을 하거나 프레임 효과가 있다”며 “공론장 역할을 하는 이 영역이 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각 사업자들이 검색어 서비스 기준이나 원칙을 이용자들에게 늘 확인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