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시안부터 집행까지 AI가 알아서 척척”

엄수원 아드리엘 대표 "소자본으로 효율 높은 광고 실현"

중기/벤처입력 :2019/02/19 14:22

스타트업을 창업해 성공적으로 엑싯(회사 매각 등을 통한 투자 회수)했지만, 창업자로서 늘 갈증을 느꼈던 ‘어떻게 하면 소자본으로 효율적인 광고를 집행할까’에 대한 해답을 들고 또다시 스타트업을 설립한 창업가가 있다.

인공지능(AI) 광고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 ‘아드리엘’의 엄수원 대표는 2017년 12월 회사를 설립해 최근 서비스를 시작했다. 광고주가 웹사이트 링크만 입력하면 페이스북·인스타그램·구글에 들어갈 최적의 광고를 자동 제작하고 집행해주는 서비스다. 광고 집행 중 어떤 플랫폼에 더 주력해 광고해야 할지 실시간 리포트도 제공한다.

엄수원 대표는 2014년 8월 솔리드웨어란 회사를 창업해 머신러닝 기술로 보험 사고율을 예측하는 솔루션을 개발, 금융회사에 납품하는 일을 했다. 그 때도 엄 대표는 이전 회사인 악사코리아에서 전략기획 업무를 담당하다, ‘보다 똑똑하게 보험 사고율을 예측할 수 없을까’를 고민하다 악사코리아 지사장의 권유로 퇴사해 창업한 것이었다. 당시 그는 창업 7달 만에 데일리금융그룹에 회사를 매각했다.

엄수원 아드리엘 대표

엄 대표는 지난해 UN 사무총장이 소집한 ‘디지털 협력 관련 고위원회’ 패널로 선정돼,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장 티롤 교수와 중국 최대 이커머스 기업 알리바바 마윈 회장 앞에서 ‘스타트업의 시각으로 본 플랫폼 경제’에 대해 똑 부러진 견해를 밝혀 눈길을 끌기도 했다.

지디넷코리아는 14일 아드리엘이 입주한 서울 중구 아산나눔재단 스타트업 공간에서 엄수원 대표를 만나 그의 새로운 시작에 대해 들어봤다.

■ AI가 어떤 부분 부각할지 자동으로 파악해 광고 제작·집행

엄수원 대표는 첫 번째 스타트업 운영 당시 느꼈던 마케팅의 고충을 떠올려 새 회사의 사업 아이템으로 삼았다.

엄 대표는 “두 번째 스타트업인데, 첫 회사에서 제일 어려웠던 점이 마케팅이었다. 광고를 집행하려고 하면 돈을 낭비하게 될까봐 무서웠다. 작은 돈이라도 똑똑하게 쓰고 싶었다”며 “스타트업 대표로서 느꼈던 어려움, 주변 창업가들의 어려움을 풀어주고자 이번 아이템으로 스타트업을 새로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드리엘 서비스에 광고주의 웹사이트 링크, 사진 등만 입력하면 광고할 플랫폼에 적절한 광고 디자인이 만들어진다. 페이스북 자체 광고 플랫폼의 경우는 광고주가 등록한 이미지 중 어떤 부분에 집중해야 할지를 포착하지 못해 중요 부분이 잘리기도 하지만, 아드리엘의 서비스는 AI가 어떤 부분을 강조해야할지를 파악해 광고를 만들어 준다.

아드리엘 서비스는 광고 시안 제작 뿐 아니라 광고 집행도 대행한다. 특히 어떤 플랫폼에서 어떤 부분을 부각해 광고를 해야 할 지 파악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해 광고 집행 효율성을 높였다. 광고 타깃층의 인적 정보와 플랫폼별 특성, 광고하는 상품에 따라 제안하는 광고 디자인이 다르다.

아드리엘은 복잡한 광고 제작과 집행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들에게 온라인 광고 진입 장벽을 크게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 광고시안을 만들어 보는 것까지는 무료다. 이후 아드리엘을 통해 페이스북 등 플랫폼에 광고를 집행하게 되면 최소 결제 금액 제한 없이 캠페인을 시작할 수 있다.

엄수원 대표는 미완성인 채로 솔루션을 공개한 후, 초기 때부터 사용자 의견을 적극 반영해 최종 완성하는 방식을 지향한다. 아드리엘의 서비스도 이같이 만들어졌다.

엄 대표는 “타사 많은 서비스들이 상당 부분 완성된 상태로 나오지만, 아드리엘은 절반만 완성해놓고 사용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수정을 거듭했다”며 “개발 기간은 1년 미만으로 그중 절반을 베타 서비스에 할애했다”고 설명했다.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이 목표"...영국 지사 설립

엄수원 대표에 따르면 아드리엘을 통해 광고집행을 하면 페이스북 등에 직접 광고를 요청할 때보다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실제로 아드리엘에서 광고를 집행한 웨딩샵의 경우 인스타그램에서의 클릭당 광고비가 800원 정도 들어갔으나, 아드리엘을 통해서는 300원 정도 투입됐다. 광고 실적에 따라 예산 편성을 실시간으로 최적화 해준다.

아드리엘을 이용한 광고주 수는 지난해 11월 기준 300곳에서 약 3개월 만에 1천700여개 기업으로 늘었다. 하루 평균 40~50개 기업이 아드리엘에 광고를 문의해오고 있으며 매일 100여개 캠페인이 아드리엘을 통해 집행되고 있다.

엄 대표는 “광고 집행을 처음 해본 후 이후에도 집행을 중단한 곳이 많지 않다”며 “예를 들어 처음에는 테스트로 하루에 만원 정도만 쓰다가, 다른 광고 대행사에 맡겼을 때보다 결과가 좋으니 10만원으로 올려서 광고를 해오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행사를 통해 광고하면 몇백만원씩 광고비가 들기도 하는데, 아드리엘에서는 적은 비용을 투입하도 똑같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드리엘은 사업 시작부터 국내보다는 글로벌 시장을 내다보고 있다. 최근 아드리엘 영국 지사도 설립했다. 영업 분야에서 수십년 경력이 있는 전문가가 해당 지역의 사업을 총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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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 대표는 이전 회사에서와는 달리 아드리엘 마케팅을 고민할 필요가 없게 됐다. 아드리엘을 통한 광고 자체가 아드리엘을 홍보하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엄수원 대표는 “아드리엘을 위한 마케팅을 거의 하지 않는다”며 “오프라인에서도 아니고 온라인에서 아드리엘이 10만~20만원어치의 마케팅을 해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