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비서, 대화 너머 행동하는 시대 곧 온다"

삼성 빅스비 책임자 아담 샤이어 CTO 기고문

홈&모바일입력 :2019/01/30 13:43    수정: 2019/01/30 15:06

삼성전자 빅스비 개발 책임자가 올해 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AI 비서란 일반명사를 사용했지만, 사실상 빅스비의 올해 발전 전략을 밝혔다. 빅스비는 올해 생태계 개방과 개발자툴 업그레이드, 플랫폼 확대 등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비브랩스의 아담 샤이어 최고기술책임자(CTO)는 29일 빅스비개발자포털 기고문에서 "AI 비서 패러다임 전환은 이미 시작됐고, 기술 혁신이 거듭됨에 따라 올해 AI 비서 분야에서 한 차례 지각변동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아담 샤이어 비브랩스 CTO가 작년 11월20일 빅스비개발자데이서 연설하는 모습(사진=삼성전자)

아담 샤이어 CTO는 "AI 비서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아졌지만, 아직 웹이나 모바일처럼 대중화되지 못하고 있다"며 현존하는 AI 비서의 한계를 지적하고, 그에 따른 해법을 제시하는 식으로 글을 작성했다.

■ 서드파티 서비스 연동, 개발자툴 개선

먼저 언급된 부분은 '다양한 서드파티 서비스와의 유기적 연동'이다. 그는 "대부분의 AI 비서는 제품 내장 기능에 제한된 요구사항을 수행한다"며 "하지만 서드파티 개발자의 서비스를 활용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AI 비서가 서드파티 서비스를 사용하려면, 'A 앱에서 B 기능을 실행해줘' 같이, B 기능을 수행하는 A라는 서비스의 이름을 언급한 후, 서비스 제공자가 지정한 발화 조합을 사용해야 한다. 그는 "사용자 입장에서 수많은 서비스의 이름과 발화 조합을 일일이 기억하기 어렵기 때문에, AI 비서를 통한 서드파티 서비스 이용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9년 AI 비서는 더욱 끊김 없는 유기적인 경험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며 "AI 비서는 서드파티 서비스와도 자연스럽게 연동되고, 사용자는 원하는 것을, 원하는 방식으로 쉽게 요청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 빅스비가 공개된 삼성 갤럭시노트9 언팩 행사 현장.(사진=지디넷코리아)

그는 "사용자는 서로 다른 규칙에 따라 각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5만 명의 비서 대신, 그 모든 일을 통합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단 한 명의 AI 비서를 필요로 한다"며 "이에 따라 사용자는 보다 효율적이고 맞춤화된 경험을 즐길 수 있게 되며, 서비스 제공자는 보다 다양한 채널을 통해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으로 '더욱 강력해질 개발자 툴, 확장되는 플랫폼'을 들었다.

현존하는 각종 AI 플랫폼은 운영회사의 내부 개발자용 툴과 외부 개발자에게 제공되는 툴에 차이를 보인다. 외부 개발자는 기초적인 자연어 이해, 어려운 대화에 대한 답변 템플릿 등 웹 기반의 기본적 도구에만 접근할 수 있다.

샤이어 CTO는 "2019년부터 외부 개발자도 고도화된 개발자 툴을 통해 AI 플랫폼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며 "한층 풍부해진 자연어 이해 능력, 사용 패턴 학습을 위한 머신러닝 기술, 문맥 이해 능력을 갖춘 개발자 툴에 힘입어, AI 플랫폼은 서로 다른 제품에 최적화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더 발전된 개발자 툴은 광범위한 유저 시나리오에 걸친 코딩 업무에 대한 부담을 덜어줘, 보다 빠르고 간편하게 AI 플랫폼과 서드파티 서비스를 연동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행동하는 AI, 자동차 기능 확대

세번째로 ‘대답하기를 넘어 행동하는 AI 비서'를 언급했다.

현재 AI 비서는 정보 검색, 질문에 답변 등의 형태로 기능을 만들어왔다. 수동적인 AI에서 능동적으로 먼저 행동하는 비서로 거듭나게 될 것이란 게 그의 전망이다.

그는 "향후 AI 비서는 질문에 대답할 뿐 아니라, 사용자 대신 ‘행동’하게 될 것"이라며 "AI 비서는 플랫폼에 연동된 결제 서비스 혹은 오쓰(OAuth)와 같은 개방형 프로토콜을 활용해 독자적으로 거래를 완료할 수 있게 된다"고 적었다.

삼성전자가 CES2019서 공개한 디지털콕핏의 다양한 기능. 전방 물체 인식, 개인화된 차량내 인포테인먼트,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 등을 선보였다.

이어 "즉, 앞으로 AI 비서는 결제를 위해 별도의 웹이나 앱을 활성화할 필요 없이 사용자와의 대화를 통해 티켓 구매하기, 꽃 보내기, 식당 예약하기 등 다양한 임무를 처음부터 끝까지 완수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AI 비서가 제공하는 새로운 자동차 경험'을 들었다.

자동차 내 시스템에서 AI 비서는 전화, 문자 전송, 음악 재생, 내비게이션 작동 등 한정된 서비스만 제공한다. 생태계 개방에 따라 자동차에서 제공하는 AI비서의 기능도 더 풍부해지고 자율주행으로 확장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AI 비서 생태계의 개방화가 이루어지면서, 개발자에게는 보다 강력한 개발도구를, 사용자에게는 더욱 자연스러운 AI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며 "이에 따라 많은 개발자들은 운전자가 주행 중 손과 눈을 사용하지 않고도 이용할 수 있는 유용한 서비스 개발에 힘을 쏟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AI 비서는 운전 중에도 사용자가 안전하게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19년, 웹과 모바일만큼 고도화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며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어갈 AI 비서의 발전에 귀추가 주목된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 빅스비 개발자 생태계 구축 박차 가할 듯

아담 샤이어 CTO의 이같은 주장은 빅스비의 발전방향과 맥을 같이 한다. 삼성전자는 작년 11월 삼성개발자컨퍼런스(SDC18)에서 빅스비 생태계 확대를 공언했다. 스마트폰뿐 아니라 스마트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로봇 등으로 빅스비 적용 범위를 확대할 것이라 밝혔다.

이는 올해 CES2019에서 빅스비 기반의 다양한 가전 제품을 선보임으로써 어느정도 현실화됐다. 자동차 전장사업 중 하나인 디지털콕핏 플랫폼에 빅스비를 탑재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SDC18과 빅스비 컨퍼런스를 통해 생태계 조성을 강조했던 삼성전자는 올해 외부 개발자의 활발한 참여를 독려하는 행보를 이어갈 계획이다. 아마존 알렉사의 ‘스킬’과 유사한 개념인 ‘빅스비 캡슐’을 뉴빅스비에 도입했고, 외부 개발자들이 ‘빅스비 캡슐’을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도 이달 중 공개할 것이라고 했다.

빅스비 플랫폼 구성도

빅스비와 서드파티 서비스의 연동도 이미 시작됐다. 이달초 삼성전자는 자사 스마트TV에 애플 아이튠즈 서비스를 기본 탑재한다고 발표했다. 삼성의 빅스비가 애플의 시리 대신 아이튠즈 서비스를 제어하게 됐다. 이같은 사례가 올해 대거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개발자툴의 경우 빅스비 API의 추가 개방도 점쳐진다. 빅스비의 여러 기능 중 일부만 외부에 공개되고 있는데, 서드파티 개발자가 더 풍부한 기능을 활용하게 될 전망이다.

시점은 4월로 예상된다. 오는 4월 패밀리허브4.0 공개 시점이다. 이때 삼성전자는 빅스비 비전(Vision) API도 함께 공개할 예정이다. 자연어처리 음성인식을 넘어 다양한 영상 인식이 빅스비로 구동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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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삼성개발자포털에 공개된 빅스비 비전 SDK는 실시간 객체 탐지, 관심영역 추출, 객체 추적, 모드 타입 지원 등을 제공한다. 빅스비 비전 SDK는 개발 시나리오 검증을 거친 정식 파트너에게만 제공되고 있다.

개발자툴인 빅스비 디벨로퍼 스튜디오의 업그레이드도 예상 가능하다. 삼성은 빅스비 디벨로퍼 스튜디오에 대해 새로운 개발 방식이라 강조한다. 개발자로 하여금 코딩보다 개념, 아이디어 구현에 더 신경쓸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기계학습 알고리즘 등 AI 기능 개발을 돕는 다양한 패키지형 API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