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위반에 욕설까지…유튜버 동네북 된 게임업계

"이익 챙기려 과하게 비난"…결말 유출 우려도 제기

디지털경제입력 :2019/01/28 17:46    수정: 2019/01/28 17:46

게임업계가 유튜브를 통해 영향력을 키운 '스트리머'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스트리머들이 쏟아내는 근거 없는 과도한 비난이 '게임판의 가짜뉴스'나 다름 없다는 불만까지 털어놓고 있다.

스트리머란 인터넷 방송인들을 지칭하는 용어다. 특히 최근 들어 게임을 소재로 한 스트리머가 늘어나면서 게임업계에 미치는 영향력도 함께 커졌다.

게임사들도 스트리미어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홍보, 마케팅을 위해 스트리머와 손잡는 사례가 늘어났다. 스트리머들은 자신의 방송에서 신작 모바일게임을 소개하거나, 게임 관련 행사에서 이벤트 매치를 진행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했다.

지스타 2018에선 스트리머들이 각 게임사 B2C 부스를 가득 메우고 현장 이벤트를 진행했다. B2C 부스뿐만이 아니었다. 지스타 현장 곳곳에서 자신들의 방송을 직접 송출했다.

유명 개인방송자가 참여하는 포트나이트 대회가 진행된 에픽게임즈 부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게임업계와 스트리머 사이에 갈등조짐도 불거지고 있다. 대표적인 갈등 사례가 스트리머들의 저작권 위반과 게임에 대한 도를 넘어서는 비난이다.

저작권 위반은 인터넷 게임방송이 인기를 얻기 시작할 무렵부터 꾸준히 지적된 문제다. 특히 스토리를 강조한 싱글 콘텐츠 위주의 게임을 주로 판매하는 콘솔 유통사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출시 초반에 게임 내용이 알려지면서 이용자들이 흥미를 잃고, 판매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기도 한다.

지난해 12월 18일 플레이스테이션4와 닌텐도 스위치용으로 출시된 ‘탐정 진구지 사부로 프리즘 오브 아이즈’는 유통사인 아크시스템웍스가 해스트리밍 및 녹화 영상 업로드를 공식적으로 허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범인을 찾아가는 게임 특성상 스트리밍을 통해 결말이 유출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스트리밍을 금지한 탐정 진구지 사부로 프리즘 오브 아이즈

이는 콘솔 업계가 인터넷 게임방송이 게임 마케팅에 마냥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여기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한다.

실제로 내용 유출 우려는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 주장의 핵심은 스트리밍이 저작권을 위반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저작권자가 아닌 이가 게임 플레이 영상을 편집하고 배포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저작권법 위반이다.

게임사 관계자들은 이를 통한 홍보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묵인한다고 말하지만 인터넷 게임방송으로 인해 직접적인 피해를 보게 된다면 마냥 묵인할 수만은 없다는 입장이다.

특정 게임에 대한 일부 스트리머의 근거 없는 과도한 비난 역시 게임사들이 고충을 호소하는 점이다.

인터넷 게임방송은 스트리밍 시장에서도 레드오션으로 꼽힐 정도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분야다. 이런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 대부분의 스트리머들은 자극적으로 자신들의 방송을 제작하는 경향을 보인다.

유튜버 앵그리 죠 (사진 - 앵그리 죠 유튜브)

초창기 인터넷 게임방송을 대표하는 인물인 ‘앵그리죠’, ‘AVGN’ 등이 과격한 언동을 주요 콘텐츠로 삼으며 대중에게 인기를 얻었다는 점도 인터넷 게임방송을 진행하는 스트리머의 언동이 과격하게 되는 이유로 꼽힌다. 인터넷 게임방송을 진행하는 스트리머 중 많은 수가 이 인물들을 벤치마킹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욕설, 비아냥과 비난이 방송의 주요 콘텐츠로 자리매김하게 된다는 점이다. 게다가 이런 과격한 언동의 근거가 빈약하다는 점도 게임사들이 골머리를 앓는 부분이다.

게임 관련 스트리머 중에는 초반 콘텐츠만 해보고 게임의 완성도를 싸잡아서 비난하거나, 확인되지 않은 소문만으로 게임사를 욕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충분히 게임을 플레이하지 않고 리뷰 방송을 하다 보니 내용이 없고, 결국 이런 부실함을 감추기 위해 자극적인 언동이 늘어가는 악순환이 생기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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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들은 정당한 비판은 받아들일 수 있으나, 과도한 비난을 쏟아내는 인터넷 게임방송은 문제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스트리머들이 이득을 챙기기 위해 게임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는 것 같단 지적이다. 또한 이런 방송이 반복되면서 자칫 자사 게임에 잘못된 선입견이 씌워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기도 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게임산업에 불법복제 문제가 과거에 비해 많이 줄어들었지만 스트리밍 시장의 확대로 저작권이 침해되는 사례는 오히려 늘어났다”라며, “원색적이고 근거가 부족한 비난은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가짜뉴스’와도 일맥상통한다. 양질의 콘텐츠는 언제나 환영이지만, 이런 ‘가짜뉴스’까지 받아들여야 할 것인지는 고민이 되는 문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