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퀄컴 칩 공급거부로 5G전략도 차질"

"아이폰XS부터 갑자기 중단…급하게 인텔에 요청"

홈&모바일입력 :2019/01/15 08:49    수정: 2019/01/15 10:07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퀄컴이 4G LTE 프로세서 공급을 거절함에 따라 5G 전환 전략에까지 차질이 생겼다.”

애플은 지난 해 출시한 아이폰XS와 XR엔 인텔 4G 칩만 사용했다. 당시 아이폰X까지 퀄컴 칩을 함께 사용했던 애플이 특허 분쟁 이후 홀로서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지만 애플의 이 같은 정책은 퀄컴의 칩 공급 거부로 인한 고육지책이었다는 증언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제프 윌리엄스 애플 최고운영책임자(COO)는 14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북부지역법원에서 속개된 퀄컴과 연방거래위원회(FTC) 간 소송 증인으로 출석해 이 같이 증언했다고 씨넷이 보도했다.

제프 윌리엄스 애플 COO가 증언하는 장면을 그린 스케치. (사진=씨넷)

■ "아이폰 한대당 로열티 7.50달러…너무 비싸다"

이번 소송은 FTC가 지난 2017년 1월 퀄컴을 제소하면서 시작됐다. FTC는 퀄컴이 모뎀 칩 시장의 지배적인 위치를 남용해 시장 경쟁을 방해했다면서 반독점 혐의로 제소했다.

11일에 이어 속개된 이날 공판에서 윌리엄스 COO는 퀄컴의 칩 라이선스 및 판매 관행에 대해 증언했다.

그 중 눈길을 끈 것은 퀄컴의 4G LTE 칩 공급 거부로 5G 전략에까지 차질이 빚어졌다는 대목이었다. 퀄컴은 애플이 아이폰7을 출시할 때까지 아이폰용 칩을 공급해 왔다.

하지만 지난 해 출시된 아이폰XS부터 칩 공급을 거부했다고 윌리엄스가 증언했다. 애플은 아이폰XS 개발 작업을 2017년경부터 시작했다. 그런데 그 무렵 퀄컴과 애플이 특허 공방을 시작함에 따라 퀄컴 측이 칩 공급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고 윌리엄스가 주장했다.

제프 윌리엄스 애플 COO (사진=애플)

윌리엄스는 또 퀄컴 특허기술 사용 대가로 아이폰 한 대당 7.50달러를 지불했다고 공개했다. 그는 이 같은 로열티 수준이 지나치게 비싸다고 강조했다.

애플은 자체 칩도 만들고 있다. 하지만 아이폰과 통신망을 연결하는 부분은 서드파티 칩에 의존하고 있다. 2011년 아이폰4S부터 2015년 출시된 아이폰6S 때까지는 퀄컴이 아이폰용 모뎀 칩을 독점 공급했다.

애플은 이듬해인 2017년 아이폰7 출시 때부터 인텔 칩을 조금씩 사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버라이즌과 스프린트용 아이폰엔 퀄컴 칩을 활용했다.

이런 상황은 2018년 출시된 아이폰XS에서부터 바뀌게 됐다. 애플이 인텔의 4G 칩만 쓰게 된 것. 윌리엄스 COO는 이날 증언을 통해 애플의 인텔 칩 사용이 퀄컴의 공급 거부 때문이란 사실을 공개한 셈이다.

■ 아이폰XS 개발 때 퀄컴 CEO에 칩 공급 요청했다가 거절당했다"

윌리엄스는 “애플의 전략은 2018년에도 (퀄컴과 인텔을) 듀얼 소스로 활용하는 것이었다”면서 “하지만 퀄컴이 우리를 지원하거나, 칩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고 폭로했다.

윌리엄스는 구체적인 정황까지 공개했다. 당시 그는 스티브 몰렌코프 퀄컴 최고경영자(CEO)와 접촉했지만 칩 구매에 실패했다. 결국 부랴부랴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CEO에게 전화해 아이폰용 칩 전량을 공급해달라고 요청해야만 했다고 윌리엄스가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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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스 COO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 11일 몰렌코프 퀄컴 CEO의 증언과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씨넷이 지적했다.

몰렌코프는 당시 증언에서 2018년까지만 해도 퀄컴은 아이폰용 칩 공급 계약을 따내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