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유니콘·데카콘 탄생...신규 투자 활기

[이슈진단+] 2018년 결산...스타트업

중기/벤처입력 :2018/12/14 10:28    수정: 2018/12/27 13:29

벤처 업계에 있어 2018년은 ‘스타트업 할 맛 나는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국내외 투자자로부터 자금이 대거 공급됐고, 새로 유니콘·데카콘이 등장할 정도로 스타트업 생태계가 한층 업그레이드 했다.

먼저 대박 콘텐츠로 투자자들에게 큰 수익을 안겨준 벤처 회사들이 눈에 띈다. 방탄소년단을 탄생시킨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전세계적을 흥행을 일으킨 배틀그라운드를 서비스 하는 크래프톤(전 블루홀) 등이 손꼽힌다.

최근 몇 년 간을 통틀어 유례없이 큰 규모의 투자금을 한방에 유치한 회사도 있다. 작년엔 야놀자가 유치한 600억원이 스타트업 투자금 중 가장 큰 규모였으나, 올해 쿠팡이 소프트뱅크로부터 2조2천600억원을 투자받으며 몸값을 올렸다. 무려 40배에 가까운 차이다.

국내 신규 투자금액도 고공행진이다. 전체 신규 투자금액은 매해 오름세를 보이다 올해 10월 기준 2조8천885원을 달성해, 최고치였던 작년 2조3천803억원 기록을 갈아치웠다.

■투자 흐름 ‘맑음’, IPO는 ‘잠잠’

2018년 10월 신규 투자(출처=한국벤처캐피탈협회)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지난 해엔 1천266개 벤처 회사에 총 2조3천803억원이 신규 투자돼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10월까지만 해도 벌써 1천142개 회사에 2조8천885억원이 투자금이 유입됐다.

여기엔 정부 주도의 투자금 모집이 한몫했다.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가 추경 편성 등을 통해 마련한 8천600억원에 올해 48개 벤처캐피털(VC)이 자금을 보태 총 1조8천153억원의 규모의 투자에 나섰다.

지난해 신규 벤처펀드 조성액은 4조4천43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 실제 벤처투자에 2조3천803억원이 투입되면서 스타트업들의 꾸준한 성장을 도왔다.

현재까지 운영 중인 투자 조합은 776개로, 22조1천873억원 규모다. 올해 신규조합의 조합원 중 금융기관과 정책기관이 높은 비율로 참여 중이다.

2018년 10월 스타트업 업종별 신규 투자 비용(출처=한국벤처캐피탈협회)

업종별로 가장 많이 투자된 곳은 바이오·의료 분야였다. 10월 기준 올해 전체 투자금 2조8천885억원 중 7천15억원(24%)이 바이오·의료 분야에 쏠렸다. 이어 ICT서비스 분야에 6천363억원(22%), 유통·서비스 분야에 4천926억원(17%)의 투자금이 유입됐다. 올해 가장 적게 투자된 분야는 게임으로 전체 투자금의 3%(1천60억원)만 흘러들었다.

다만 코스닥 신규상장은 예년에 비해 저조했다. 10월까지 IPO를 진행한 스타트업은 50개 회사로, 그중 벤처캐피탈의 투자를 받은 기업은 그중 24곳에 불과했다. 작년엔 78개, 2016년 70개, 2015년 109개, 2014년 67개 벤처 회사가 IPO를 진행한 것과 비교해 적은 수다.

최근 대규모 투자 흐름세에 따라 몇몇 회사는 내년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내년도 상장을 추진하는 곳 중엔 카카오게임즈, 바디프랜드 등이 거론된다.

■올해 최대 투자 쿠팡 ‘2조2천억원’...작년의 40배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신규 투자 규모가 증가한 것뿐 아니라, 한번에 큰 단위의 투자금을 유치한 회사들이 다수 등장했다.

기업 인수합병(M&A) 등을 포함한 투자금액을 살펴보면 올해 가장 많은 투자금을 유치한 상위 5개 회사에 쿠팡(2조2천600억원), 난다(로레알에 4천억원에 매각), 빅히트엔터테인먼트(2천14억원), 카카오게임즈(1천400억원), 비바리퍼블리카(1천340억원)가 이름을 올렸다.

12월 13일 기준 스타트업 투자 현황(단위:원)

이어 베스핀글로벌(1천170억원), 스노우(1천50억원), 마켓컬리(670억원), 쏘카(600억원), 엔드림(515억원) 등 순으로 많은 투자를 받았다.

작년 말까지 야놀자 800억원, 비바리퍼블리카 550억원, 우아한형제들 350억원, 메쉬코리아 240억원, 풀러스 220억원 등 순으로 많은 투자금을 유치한 것과 비교해 괄목할 만한 성과다.

■투자사 효자 스타트업 ‘빅히트’, ‘크래프톤’

방탄소년단(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투자사들에게 큰 수익을 안겨준 스타트업으로 꼽힌다. 한국모태펀드 운용기관인 한국벤처투자가 ‘올해의 투자 기업’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빅히트에 초기 투자한 SV인베스트먼트의 경우 투자금액의 27배인 1천88억원을 회수했다.

빅히트의 기업가치도 날로 오르고 있다. 지난 4월 넷마블로부터 2천억원, 또 스틱인베스트먼트로부터 1천400억원을 투자받으며 기업가치는 9천억원으로 평가됐다. 최근 장외시장에서는 1조원이 넘는 기업 가치를 인정받으며 차기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유망 기업으로 떠올랐다.

전세계 게임 시장 1위를 차지하는 배틀그라운드를 서비스하는 게임업체 크래프톤은 모태펀드 문화계정 출자펀드에 40배 이상의 수익을 안겨줬다. 최초 투자 당시 기업가치가 700억원에 불과했던 크래프톤은 지난 8월 장외 주식시장에서 기업가치를 약 5조6천억원으로 인정받으며 유니콘 반열 진입을 앞뒀다.

■올해 토스 ‘유니콘’, 쿠팡 ‘데카콘’ 등극

토스 송금화면.

지난 12일 간편송금 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기업가치 1조3천억원을 인정받아 유니콘 기업으로 등극했다. 이와 함께 회사는 기조 투자사 및 미국 벤터캐피털 클라이너 퍼킨스와 리빗 캐피털 등으로부터 투자받았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옐로모바일, 쿠팡에 이어 국내 정식 3호 유니콘 스타트업이 됐다.

쿠팡은 지난달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2조 2천600억원을 투자받으면서 기업가치는 기존 5조원에서 10조1천억으로 훌쩍 뛰었다. 앞서 2015년에도 소프트뱅크로부터 약 1조1천250억원을 투자받은 바 있다. 데카콘(기업가치 10조원 이상)으로 승격한 쿠팡은 이번 투자를 통해 데이터와 물류, 결제 기술 혁신을 가속화할 예정이다.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비공식적으로 2조원 이상, 부동산 중개앱을 서비스하는 직방은 5천억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으며 차기 유니콘 주자로 물망에 올랐다.

■내년에도 투자 기조 지속…"스타트업 뿐 아니라 VC도 밀어줘야"

투자업계는 올해 인공지능(AI), 헬스케어, 바이오, 콘텐츠 등 분야에서 투자가 활발히 이뤄졌다고 보고, 내년도부턴 관련 회사들의 큼지막한 M&A나 IPO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

중기부가 내년 모태펀드에 또다시 2천400억원의 신규 출자금을 투입하기로 하면서 1~2년 앞으로도 활발한 투자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여태까지 투자 기조나 기업 성과 등을 보면 좋은 편이었다고 본다"며 "헬스케어와 핀테크, 여행 관련 스타트업 중에 눈에 띄는 회사들이 많았고, 패션 분야에도 흥미로운 스타트업들이 좋은 성과를 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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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블록체인 관련 스타트업들은 롤러코스터 같이 떴었다 지금은 또 붐이 사그라들었다"면서 "그래도 한 해를 놓고 보면 블록체인 생태계가 한국에 따로 생겼다고 할 정도로 많은 회사들이 도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임 센터장은 "전세계적으로 활발한 모빌리티 관련 회사들이 우리나라에서는 카풀 이슈 등으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있다"며 "스타트업 사업 자체에 대한 규제는 물론이고, 정부에 길들여진 VC가 아닌 소신을 가지고 투자하는 VC가 나올 수 있도록 투자 관련 규제도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