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CEO "미국도 GDPR같은 프라이버시법 필요"

기업간 개인정보 수집·가공·거래 행태 군수산업에 비유

컴퓨팅입력 :2018/10/25 15:14    수정: 2018/10/25 22:22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미국의 데이터산업을 군수산업에 빗대며 데이터가 산업적 무기로 취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미국에도 유럽연합(EU)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같은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미국 지디넷은 24일(현지시간) 팀 쿡 애플 CEO가 벨기에 브뤼셀에서 진행된 제40회 데이터 보호 및 프라이버시 책임자 국제컨퍼런스(ICDPPC) 키노트를 통해 감시를 목적으로 진행되는 대규모 프라이버시 데이터 수집을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IT미디어 아스테크니카는 쿡 CEO가 IT업체들의 광범위한 사용자 데이터 수집을 지적하며 미국 정부를 향해 '포괄적인 연방 프라이버시법' 통과를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쿡 CEO는 IT기업들이 사용자들로부터 수집해 거래되는 개인정보가 "데이터산업복합체(a data industrial complex)에 폭발적으로 유입되고 있다"면서 "일상에서 내밀한 개인에게까지 우리 자신의 정보는 군사적 효율성(military efficiency)으로 무기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국방부, 관련기관, 의회, 민간 군수업체간 돈과 자원의 흐름을 지칭하는 군산복합체(military-industrial complex)에 빗댄 표현으로 풀이된다.

팀 쿡 애플 CEO

쿡 CEO는 "우리의 호불호, 친구와 가족, 관계와 대화, 바람과 두려움, 희망과 꿈을 토대로 매일같이 수십억달러가 거래되고 무수한 결정이 이뤄진다"며 "그 자체로는 무해하게 스크랩된 데이터가 정교하게 조립, 종합, 거래, 판매되는데 이 과정은 영속적인 디지털 프로파일을 만들고 기업들이 여러분을 여러분 스스로보다 더 잘 알 수 있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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쿡 CEO는 이런 데이터수집 행위를 "감시"라 지칭하고 "이런 개인 데이터 비축은 그걸 수집하는 회사를 부유하게 만드는데만 도움이 되며 우리를 불편하게 만들 것"이라 덧붙였다. 키노트에선 그가 앞서 프라이버시 및 데이터 수집 활동을 지적하며 비판한 페이스북과 구글이 직접 언급되지 않았지만, 해당 발언은 그 회사들처럼 개인정보를 광범위하게 수집해 인공지능(AI)을 발전시키는 행위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됐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쿡 CEO는 지난 5월 발효된 GDPR을 지지하며 미국에 연방정부 차원에서 그에 상응하는 규제를 따르도록 촉구했다. 그는 프라이버시 규제가 개인데이터를 최소화할 권리, 기업이 수집한 정보에 접근할 권리, 그리고 어떤 정보가 어떤 목적으로 수집됐는지 알 권리, 이 주요 권리를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에서 권한을 갖춘 연방 프라이버시법을 전면적으로 지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