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사슬 최적화는 옛말...밸류 컨스텔레이션 주목"

김준연 실장, 디지털 혁신 통한 기업 생태계 전망

컴퓨팅입력 :2018/10/05 16:03

"마이클 포터 교수가 얘기한 밸류체인(가치사슬)은 더 이상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 무질서하게 떠 있는 별들이 별자리를 만드는 것처럼 비선형적 가치를 재조합해 소비자에 맞춤 제공하는 '밸류 컨스텔레이션'에 주목해야 한다"

김준연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 실장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 SPRI 주관으로 5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디지털 혁신이 그리는 대한민국 신산업 풍경' 세미나를 통해 디지털 혁신이 가져올 기업 생태계 변화에 대해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 실장은 디지털 혁신 시대에는 기업이 경쟁력 확보 전략에도 변화가 올 것으로 예상했다.

가치사슬 최적화는 기업이 시장 경쟁력을 높이는 전통적인 방식이다. 구매, 연구개발(R&D), 마케팅 등 기업 내부 자원을 선형적으로 연결해 비용을 줄이는 게 경쟁력이다. 각 단계마다 비용을 줄여 최종 생산물의 비용을 줄이는 일에 기업들이 몰두해 왔다.

김 실장은 "디지털 혁신 시대에는 가치사슬이 깨졌다"며 "비선형적 가치체계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이 경쟁력이 됐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인공지능(AI) 비서는 사용자 캘린더에서 태국 여행 일정을 보고, 자동으로 현지 날씨정보 맛집, 관광지, 환율정보 등을 보여준다. 사용자를 대신해서 디지털 세계 펼쳐져 있는 가치를 조합해 제공하는 것이다.

김준연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실장

이런 방식으로 가치를 연결하는 일을 '밸류 컨스텔레이션'이라고 부른다. 하늘에 무질서하게 떠 있는 별자리(컨스텔레이션)를 만드는 것처럼, 비선형적인 가치가 연결돼 새로운 가치를 만든다는 의미다.

김 실장은 "이제 비용 경쟁력이 아니라 소비자가 수용할 만한 가치를 누가 제공하느냐에 따라 경쟁력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혁신 시대 목격되는 또 다른 변화로 '과업 기반 경제'와 '짜투리 경제'도 소개했다.

사업혁명을 거치면서 업종이 분화했는데, 이제는 더 그 단위가 과업(태스크) 단위로 세분화된 것이 과업 기반 경제다. 불규칙한 수요에 대비해 특정 과업을 기업 외부에서 수행하면 비용 경쟁력을 얻을 수 있다. 예컨대 배달을 하지 않았던 음식점이 배달만 전문으로 대행해주는 업체에 배달 업무를 맡기는 식이다.

김 실장은 "지금은 모든 수요를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로 분석해 과거 비용 경쟁력 때문에 하지 못했던 업무들이 산업화되고 효율화되고 있다"며 "이것이 4차산업혁명시대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짜투리 경제'는 버려지는 짜투리 공간, 시간, 자원을 디지털 기술로 산업화한 것이다. 빌딩 내 한두평짜리 짜투리 공간에 찾아 팝업스토어를 낼 수 있게 연결해 주는 스타트업 '스윗스팟' 대표적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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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실장은 "소프트웨어(SW) 혁명이 디지털 컨스텔리이션, 과업기반 경제, 짜투리 경제 이렇게 3가지 관점에서 디지털 산업의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목할 부분은 이런 SW 혁명이 산업 효율성과 경쟁력만 높이는 것이 아니라 역기능도 있다"며 "SW 기술에 숙련된 사람에게 편향적인 사회로 바뀌고, SW 자본을 가진 기업에 자본 편향적인 사회로 바뀔 수 있다. SW산업이 가진 혁신을 얘기하는 동시에 역기능을 고려하는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