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뇌과학 기술로 뇌질환 치료 효과 높일 것"

[인터뷰] 강성욱 뉴로핏 이사

디지털경제입력 :2018/08/12 09:45    수정: 2018/08/12 12:15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기존보다 정확하고 신속한 의료 기술을 실현하는 헬스케어 기업들이 국내 하나둘씩 등장하고 있다.

2016년 3월 설립된 뉴로핏(Neurophet) 역시 AI로 자기공명영상(MRI)을 분석해 뇌 모양을 정교하게 모델링하고 뇌 자극 치료를 돕는 뉴로 내비게이션 ‘뉴로핏 tES LAB’을 개발했다.

해당 소프트웨어는 뇌졸중이나 치매, 간질, 우울증 치료를 위해 환자에게 뇌 자극을 줄 때 어느 부위에 어느 정도 강도의 전기 자극을 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지 알려준다.

뉴로핏은 AI, 3D모델링, 시뮬레이션 등 정보기술(IT)을 이용한 과학적인 접근으로 뇌질환 치료 효과를 높이는 것이 목표다.

강성욱 뉴로핏 이사.(사진뉴로핏)

최근 기자와 만난 강성욱 뉴로핏 이사는 “뉴로핏은 환자마다 다른 뇌 구조를 반영한 개인화된 뇌질환 치료, 수술 전략을 제공해 치료 효과를 높이는 진보된 뇌과학 의료 기술을 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로핏 설립도 치매로 고생하는 할머니를 보고 치매 치료법을 찾던 빈준길 대표와 2010년부터 뉴로 내비게이션 기술을 연구하며 상용화를 원했던 김동현 최고기술책임자(CTO)가 합심하면서 이뤄졌다.

뉴로핏은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까지 통틀어 당사 뉴로 내비게이션 기술이 분명한 차별성을 가졌다고 자신하고 있다. 기존 뇌 자극 치료법은 실제 환자의 머리와 두뇌 구조를 반영하지 않고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방법으로 적용되다보니 환자 맞춤형, 과학적 치료가 어려웠다.

반면 2천개 이상의 MRI 데이터를 딥러닝으로 학습한 뉴로핏 tES LAB은 환자 MRI 데이터가 입력되면 해당 환자 뇌 모양부터 뇌주름까지 구현해낸다. 이렇게 구현된 컴퓨터 뇌모델에서 자극 치료 시 발생하는 전류 흐름도 정확히 계산할 수 있어 목표영역을 정밀 자극할 수 있도록 가이드해 뇌자극 치료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강 이사는 “뇌 자극 치료 시 사람마다 머리와 뇌 모양이 다르고 동일한 위치에 동일한 전기 자극을 줘도 자극 양상이 달라 치료 효과에 편차가 있다”며 “환자 맞춤형 뇌자극 치료를 하려면 환자 뇌를 컴퓨터로 복원하고 자극 효과를 시뮬레이션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높은 계산 뇌공학 숙련도가 필요하다 보니 실제 의료 현장에 쓰일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뉴로핏 tES LAB는 의사가 클릭 몇 번으로 빠른 시간 내 각 환자에게 최적의 자극 치료 방법을 안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뉴로핏은 뉴로 내비게이션의 시장성도 매력적으로 보고 있다. 뉴로핏 tES LAB 수준의 기술적 구현이 어려워 진입 장벽 자체가 높은데다 뇌졸중이나 치매, 우울증, 간질 등 뇌질환 쪽에서 효과적인 뇌 자극 치료법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 "활용 사례 쌓아 의료행위로 인정받을 것"

뉴로핏은 설립 3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전문성을 인정받아 국내외 연구소와 병원 등에서 소프트웨어 구매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강 이사는 “이미 삼성서울병원의 재활의학과, 신경과와 공식 계약을 맺었으며 이외 국내서 10여곳 이상이 구매의사를 보이고 있다. 해외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현재 국내 투자자 대상 시리즈 에이(series-A) 투자 유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뉴로핏의 현재 목표는 뉴로핏 tES LAB 의료기기 인증을 완료하고 국내외서 진행되는 임상시험에서 뉴로핏 tES LAB 활용 사례를 쌓아 인지도와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다.

강 이사는 “오는 10월을 목표로 뉴로핏 tES LAB의 2등급 의료기기 인증을 준비하고 있다. 이후 CE 인증도 준비하고 연말엔 의료기기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인증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뉴로핏 tES LAB을 활용한 임상시험 결과가 계속 쌓이면 분석 기술이 의료 행위로 인정받을 수 있다”며 “방사선종양학과에선 방사선으로 암 치료 전 치료계획을 통해 환자별로 방사선이 들어가는 방향, 방사선량 등 요소들을 시뮬레이션한다. 이같은 시뮬레이션을 통한 치료계획이 의료행위로 등록돼있다”고 덧붙였다.

뉴로핏 tES LAB의 해외 진출 기회도 모색한다. 유럽과 미국, 가깝게는 일본에서도 사업 기회를 마련할 계획이다. 마침 뉴로핏 tES LAB을 활용한 연구 논문이 해외 저널에 출간될 예정이라 글로벌 판매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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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속 사업은 자사 핵심 기술을 활용하여 영상의학과 및 외과에서 활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것이다.

강 이사는 “현재 소프트웨어는 재활의학과나 신경학과, 정신과 등이 주 타깃”이라며 “영상의학과 역시 소프트웨어 수요가 큰 시장이다. 영상의학과 쪽으로 접근할 수 있는 제품을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