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e스포츠리그' 꿈 무르익는다

[강소기업이 미래다 ㊱] 펍지주식회사

디지털경제입력 :2018/08/08 16:56    수정: 2019/01/10 13:45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강소(强小)기업'이 국가 경제 혁신의 주역이자 좋은 일자리 창출의 모범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디넷코리아는 강소기업의 성공 노하우를 공유하고자 이들 기업에 대한 현장 탐방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주]

㊱ 배틀그라운드로 e스포츠 주류시장 노리는 펍지 주식회사

e스포츠가 2018 아시안게임 시범 종목으로 선정되면서 게임 이용자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 뿐 아니다. NBA, MLB 스포츠 그룹이 e스포츠에 투자하는가 하면 방송 플랫폼은 e스포츠 종목사와 게임 중계권 계약을 체결하기도 한다. e스포츠가 자생력을 가진 정식 스포츠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골드만삭스 분석에 따르면 세계 e스포츠 시장 연평균 성장률이 35%에 이른다. 이런 추세라면 오는 2020년에는 시장 규모가 2조 원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은 지난 10여 년간 e스포츠 문화를 주도해 온 e스포츠 종주국이자 주요 종목 최상위 선수를 보유한 강국이다. 하지만 세계적인 e스포츠 종목은 리그오브레전드, 오버워치 등 외산 게임으로 국산 게임은 거의 없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고 있다.

슈팅 게임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를 서비스하고 있는 펍지주식회사는 한국 e스포츠의 새로운 기대주로 꼽힌다. '글로벌 e스포츠 시장 주요 종목 안착'이란 새로운 장을 열어줄 것이란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1년 만에 세계시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끈 배틀그라운드.

■ 핵심제품: 1년만에 글로벌 시장 평정한 '배틀그라운드'

펍지주식회사가 개발한 배틀그라운드는 지난해 3월 출시 후 전체 이용자가 4억 명에 이를 정도로 급성장했다. 이 게임은 100명의 이용자가 고립된 섬에서 한 명 또는 한 팀이 살아남을 때까지 경쟁하는 배틀로얄 장르다.

모든 이용자는 맨몸으로 게임을 시작하며 건물을 뒤지거나 아이템을 얻은 다른 이용자를 쓰러트린 후 무기와 방어구 등을 획득하며 생존해야 한다.

배틀그라운드는 두 진영으로 나눠 싸우던 기존 슈팅게임과 달리 수십 팀이 한 곳에서 싸우는 차별화된 방식이 특징이다. 언제 적을 만날지 모른다는 높은 긴장감과 치열한 경쟁을 뚫고 1위를 달성해 얻을 수 있는 성취감이 주요 재미요소로 꼽힌다.

배틀그라운드에 새롭게 추가된 신규 맵 '사녹'.

또한 소리를 듣고 상대 위치를 예상하고 탄도학이 적용돼 총알이 공기저항 등으로 멀리 날아갈수록 떨어지는 사실적인 플레이도 호평받고 있다.

펍지주식회사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PC와 X박스원 패키지는 총 5천만 장 이상이 판매됐다. 모바일 버전까지 포함하면 매일 8천700만 명, 매달 2억 2천700만 명의 이용자가 배틀그라운드를 플레이하고 있다. 출시 후 약 1년 만에 달성한 성과다.

매출도 급격하게 성장했다. 지난해 펍지주식회사의 모회사인 블루홀 총 연결 매출은 6천665억 원, 영업이익 2천517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이 약 13배 이상 뛰어오른 것이다.

배틀그라운드는 2017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대통령상인 대상을 수상했다. 게임성과 함께 국내 게임시장에 미친 영향력도 인정받은 셈이다. 그 뿐 아니다. 인기상, 기술창작상 사운드분야, 비즈니스 혁신상 그리고 프로그래밍 및 기획 및 디자인 부문 우수개발자상 등 총 6개 부분에서 수상하며 6관왕으로 게임대상 최다 부분 수상작에 올랐다.

온라인게임인 배틀그라운드 외에도 텐센트가 개발한 모바일게임 배틀그라운드 모바일과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서비스 중인 X박스원 전용 콘솔버전도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이러한 성과는 기존 게임과 차별화된 독특한 재미를 제공하고 트위터 등 SNS를 통해 이용자가 빠르게 소통하며 게임을 개선한 것이 주효한 것으로 꼽힌다.

지난달 개최한 글로벌 e스포츠 대회 펍지 글로벌 인비테이셔널 2018.

또한 기존 국내 온라인게임과 달리 글로벌 게임플랫폼인 스팀을 활용해 글로벌 이용자에게 빠르게 서비스 하고 스트리머를 통해 적극적으로 게임을 알린 것도 흥행에 큰 영향을 미쳤다.

■ 미래 사업계획: e스포츠 글로벌 리그 승부수

배틀그라운드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으면서 펍지주식회사는 내년부터 한국을 비롯해 유럽, 중국, 북미 등에서 글로벌 정규 리그를 시작하며 본격적으로 e스포츠 활성화에 나선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배틀그라운드가 그동안 e스포츠가 진행된 게임과 진행방식이 달라 적합한지에 대해 지적받기도 했다.

2개의 팀이 겨루던 기존 게임과 달리 배틀그라운드는 최대 20개 팀이 동시에 경기에 참가한다. 실시간으로 다수의 지역에서 산발적으로 전투가 일어나기 때문에 시청자가 현재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다는 것이 큰 단점으로 꼽힌다.

펍지는 선수의 플레이와 팀들의 실시간 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중계시스템에 멀티뷰를 도입했다.

또한 실제 현대전을 기반으로 한 만큼 전투 거리가 길어 직관적으로 전투 장면을 보기 어렵다는 평가도 있었다. 시청자마다 응원하는 팀이 달라 단일 중계로는 모든 시청자가 원하는 장면을 제공할 수 없다는 것도 걸림돌이었다.

이에 펍지는 지난해부터 다양한 대회를 진행하며 수집한 데이터와 이용자 피드백을 바탕으로 대회 규칙을 수정하고 문제점을 개선하며 게임을 e스포츠에 최적화해왔다.

지난달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한 펍지 글로벌 인비테이셔널 2018(PGI 2018)에서 그동안 지적받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고심하고 노력한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

PGI 2018에서는 출전한 20개 팀의 개별 방송을 온라인을 통해 제공해 시청자는 응원하는 팀의 방송만 볼 수 있었다. 전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전체 미니맵도 별도로 선보였다.

특히 PGI 2018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시청자가 직관적으로 경기를 볼 수 있도록 최대 3개 방송을 동시에 볼 수 있는 멀티뷰와 모든 팀의 경기 장면을 동시 제공하는 디렉터 뷰가 공개됐다.

또한 펍지는 전투에서는 교전 상황을 시청자가 바로 알 수 있도록 옵저버 모드에서 총알은 예광탄처럼 빛을 내며 날아가고 수류탄도 투척 궤적이 표시되도록 변경했다.

이 업체는 추가로 연내 다양한 대회를 진행하며 문제점을 개선해 e스포츠에 적합한 글로벌 공통 규칙을 만들어 내년 정규 리그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원활한 이용자 대응 및 지역별 e스포츠 진행을 위해 미국을 비롯해 유럽 및 일본, 중국 등 6개 지역에 지사를 설립하고 운영 중이다.

■ 기업문화: 빠르고 정확한 업무 환경 강조

지난 9월 펍지주식회사는 블루홀의 개발 자회사 블루홀지노게임즈가 독립법인으로 분리됐다.

펍지는 업무 효율을 높이고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하기 위해 회사 내에 개인 이동수단을 도입했다.

30명으로 이루어진 소규모 팀에서 시작한 배틀그라운드 팀이 1년 만에 임직원 수 400명을 넘긴 중견 업체로 성장한 셈이다.

펍지주식회사는 오직 배틀그라운드에 최적화된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사명도 원 게임명인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에서 게임 첫머리를 딴 것이다. 대표는 개발을 주도한 김창한 PD가 선임됐다.

온라인 버전을 비롯해 콘솔, 모바일 등 여러 플랫폼 버전과 e스포츠 등 배틀그라운드 지식재산권(IP)를 활용한 모든 콘텐츠와 사업에 집중한다.

1년 반만에 급격하게 성장한 만큼 펍지주식회사는 내부에서도 빠르고 정확한 업무 처리를 중요하게 여긴다. 이를 위해 임직원은 나인봇 등 개인형 이동수단을 회사 내부에서 타고 다닌다.

이는 이동으로 인한 체력소모를 줄이고 재미를 더해 개발자 간 직접적인 소통이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고안한 방안이다. 사내 메신저를 통해 오가는 짦은 글로는 자세한 내용을 전달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글을 잘못 이해함으로써 발생하는 오해로 인해 업무에 차질이 발생하는 것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김창한 대표는 “일년 만에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인원부터 조직 확장, 독립법인 분리도 빠르게 진행됐다. 또한 배틀그라운드가 새로운 e스포츠로 성장할 가능성이 생기고 경쟁작으로부터 장르를 선도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며 “이러한 속도를 감당하려면 거칠더라도 핵심부터 빠르게 진행하고 추후 보완을 통해 개선하려 하고 있다.

내년부터 진행하는 배틀그라운드도 조금 이른 감이 있지만 진행을 하며 점진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향후 비전: e스포츠 문화정착 3단계 계획 가동

펍지주식회사는 3단계로 이뤄진 계획을 세우고 글로벌 e스포츠 문화 정착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다.

김창한 펍지 대표가 PGI 2018 미디어데이에서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계획을 발표했다.

첫단계로 올해는 배틀그라운드가 e스포츠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기반을 구축하고 e스포츠 시스템 체계화 한다.

이를 위해 국내외 여려 지역에서 파트너사와 함께 다양한 방식으로 대회를 진행하며 e스포츠의 방향을 정의하고 모든 선수와 시청자가 납득할 수 있는 글로벌 스탠다드 규칙을 준비 중이다.

또한 펍지 권정현 최고마케팅총괄(CMO)은 지사로 발령해 글로벌 e스포츠를 위한 방안 모색도 강화한다.

권정현 CMO는 라이엇게임즈 코리아에서 e스포츠 관련 업무 총괄 담당하며 리그오브레전드의 e스포츠 활성화를 이끈 인물이다.

내년부터는 공식 리그를 진행하며 글로벌 e스포츠 시장해서 배틀그라운드의 입지를 확보하고 안정화에 집중한다. 더불어 지역별 강팀이 세계 최강의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월드챔피언십도 연말에 개최하며 흥미를 더한다.

펍지주식회사에서 e스포츠를 총괄하는 권정현 마케팅총괄(CMO)과 김창한 대표.

이와 함께 정규 리그 외에도 아마추어 대회 등을 통해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프로선수 기반을 공고히 할 계획이다.

마지막 3단계로 2021년부터 펍지는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가 장기간 이어질 수 있도록 자체적으로 수익을 발생시키며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조성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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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플레이어 배출을 위해 팬덤 강화 및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프로팀을 모델로 한 상품, 인게임 아이템을 만들어 해당 팀과 수익을 공유하는 방안 등이 논의 되고 있다.

김창한 대표는 “배틀그라운드가 세계적으로 높은 인기를 얻으면서 주요 e스포츠 종목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다. 그동안 이런 국산 게임이 거의 없었던 만큼 이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는 사명감을 가지게 됐다”며 “그 사명감으로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다해보자는 생각으로 달려왔던 것 같다. 배틀그라운드가 수많은 시도와 보완을 통해 만들어졌듯이 e스포츠도 다양한 시도와 실험을 바탕으로 더 나은 게임을 제공할 것을 약속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