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웅 쏘카 대표, ‘풀러스’ 정상화 직접 챙긴다

“조만간 자리 마련해 새 계획 공개”

인터넷입력 :2018/07/17 15:16    수정: 2018/07/17 18:08

다음커뮤니케이션 창업자이자 쏘카 경영자인 이재웅 대표가 얼마 전 경영상의 어려움으로 구조조정한 ‘풀러스’의 새 회사운영 방안과 사업모델에 대한 계획을 직접 발표하기로 했다.

이재웅 대표는 쏘카의 최대주주이자, 풀러스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풀러스는 최근 김태호 대표 사임과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위기를 겪으면서 업계 이목이 쏠렸다. 일각에서는 풀러스가 쏘카에 인수합병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제기된 상태다. 이재웅 대표의 입에 관심이 모이는 이유다.

이재웅 대표 "풀러스 새 운영방안 곧 직접 발표"

이재웅 쏘카 대표는 17일 성수동 본사에서 열린 쏘카 VCNC 인수 기자 간담회 질의응답 시간 때 풀러스 정상화를 위한 운영 방안과 새로운 사업 모델에 대해 조만간 별도의 자리를 마련해 직접 밝히겠다고 언급했다.

이재웅 쏘카 대표.

풀러스는 지난 달 경영상의 어려움 등으로 구조조정과 사업모델을 개편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에 따른 조치로 50여명에 가까웠던 인력은 현재 10~15명 수준으로 줄었다. 역삼 위워크 사무실 한 층을 임대해 인력도 늘리고 공격적으로 사업을 전개하려던 계획은 멈춘 상태다.

풀러스는 네이버-미래에셋 합작펀드와 SK 등으로부터 220억원에 달하는 투자를 받았으나, 사업 확장에 필요한 ‘출퇴근 시간선택제’가 정부 규제와 택시업계 반발로 힘들어지면서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었다. 무리하게 사업 확장에 나선 경영상의 실수가 적지 않았다는 비판도 받았다. 이에 사내와 주주들 간에도 서로 다른 의견들이 오간 것으로 전해진다.

이재웅 대표는 “풀러스에는 관심이 많지만 아직은 (구체적인 계획을 말하기엔) 조금 준비가 안 된 것 같다”며 “고민이 큰데, 빠른 시일 내에 풀러스가 갈 방향에 대해 얘기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풀러스에 대한 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에 직접 나설 계획”이라고 말해 풀러스 서비스와 경영 정상화를 위해 이재웅 대표가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업계에서는 쏘카가 풀러스를 인수합병 하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돌았는데, 이에 대한 즉답은 피했다. 조만간 마련될 풀러스 관련 발표 자리에서 구체적인 계획을 밝힌다는 계획이다.

■ “대화 방식에 잘못...대안 적극 제시했어야”

이재웅 대표는 모빌리티 사업과 관련해 정부의 규제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면서도 스타트업 업계가 규제 개선을 요구만 했지, 정부나 기존 산업에 효과적인 대안을 제시한 측면에서는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고 냉철히 평가했다.

이 대표는 “과도한 걱정 때문에 국내에서 규제가 안 풀리는 부분이 있다. (풀러스, 우버 등이 가진) 잠재력이나 사람한테 돌아가는 가치와 효용보다, 택시 산업에 영향을 미쳐 이 분들이 힘들어질까 하는 걱정 때문 같다”며 “우려대로 피해가 크지도 않을 텐데, 스타트업이 정부나 관 쪽을 잘 설득하면 빠른 시일 내에 (규제가) 풀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사회적 협의가 어려웠던 이유 중에는 대화 방식에서 잘못된 부분이 있었다”며 “(스타트업 측이) 적극 대안을 제시했느냐, 문제를 제기하면서 기존 업계들과 충분히 대화했느냐를 보면 그렇지 못했다. 쉽진 않지만 양쪽의 얘기를 다 들어 주고 직접 소통을 통해 새로운 규칙을 제시하고 만들어 간다면 충분히 사회적 합의를 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재웅 쏘카 대표.

나아가 이재웅 대표는 우버와 같은 해외 서비스들의 국내 진출을 막아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외국 기업이라 차별화해서도 안 되고, 그런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며 “세금 제대로 내고 한국법에 맞춰서 서비스 할 수 있도록 건강한 경쟁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우버에게 특혜를 줘서도 안 되지만 차별도 안 된다. 그래야 우리도 혁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새로운 규칙·습관,·사회 방향 제시하고파”

이재웅 대표는 지난 10년 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다, 얼마 전 쏘카 대표로 복귀한 배경에 대해 IT업계 대선배로서 새로운 규칙을 만드는 역할과 모범을 보이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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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어느 덧 내가 선배 세대가 됐는데, 과거에 비해 스타트업들의 혁신 역량이 좀 떨어진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스타트업들이 정부 규제와 관습을 해결할 수 있는 규모를 만들지 못하고 소통하는 데 있어 부족한 것 같아 새로운 규칙·습관·사회를 만드는 데 있어 방향을 제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규제 과정들을 보면서 스타트업들의 심리가 크게 위축되는 영향을 받은 것 같다”면서 “이 때문에 모빌리티 분야는 아직 시작도 못했다. 국내에선 모빌리티 분야에 투자하려고 해도 마땅한 곳이 별로 없다. 혁신이 매우 낮아진 상태”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