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 비교사용기

"구글은 카카오내비 강점, 애플은 친숙한 UI 매력"

인터넷입력 :2018/07/13 17:08    수정: 2018/07/20 09:34

애플 카플레이만 쓸 수 있었던 국내 카인포테인먼트 시장에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났다. 구글 어시스턴트가 한국말을 배우면서 국내에서도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를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다.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의 가장 큰 차이점은 국내 내비게이션 지원 여부다. 어떤 내비게이션을 사용할 수 있느냐에 따라 카인포테인먼트 사용 결정 여부나 빈도수가 좌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구글이 안드로이드 오토 국내 정식 출시를 알린 후, 애플 카플레이와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비교해봤다. 참고로 기자 소유 차량은 쉐보레 올 뉴 말리부로,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한다.

안드로이드 오토 실행. 안드로이드폰이 필요하다. (사진=지디넷코리아)

■ 안드로이드 오토, 카카오내비 탑재와 빠른 반응속도 인상적

안드로이드 오토는 앱을 다운받은 후 차량과 스마트폰을 USB로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차량에서 안드로이드 오토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매번 스마트폰과 차량을 USB로 연결해야 한다. 무선 연결은 아직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안드로이드 오토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내비게이션이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오토에 국내에서 정밀도가 떨어지는 구글지도 탑재를 사실상 포기하고, 국내서 이용 빈도가 높은 내비게이션인 카카오내비를 넣었다. 회사 측은 안드로이드 오토에 맞춘 사용자환경(UI)과 사용자경험(UX) 개발부터 카카오모빌리티와 협력하며 자연스러운 내비게이션 구동을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구글 자회사인 웨이즈 내비게이션도 이용할 수는 있다. 그러나 사용자 참여형 내비게이션이며 아직 국내에선 활성화 되지 않아 활발하게 쓰이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차량을 연결한 후 화면에서 안드로이드 오토를 실행시킬 수 있다.(사진=지디넷코리아)
안드로이드 오토에서 카카오내비 실행 (사진=지디넷코리아)

카카오내비는 카디스플레이 하단 왼쪽 길표시 아이콘을 누르면 된다. 웨이즈 앱도 함께 설치돼 있다면 둘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내비게이션을 사용하려면 출발 전에 디스플레이 터치로 원하는 목적지를 입력할 수 있지만, 운전 중에는 구글 어시스턴트를 이용해 음성명령을 할 수도 있다.

음악을 듣고 싶을 때도 언제든지 구글 어시스턴트에 명령어를 말하면 된다. 벅스와 멜론 등 국내 음악 앱을 모두 사용할 수 있다.

메신저 기능 또한 음성으로 명령 가능하다. 현재 사용할 수 있는 메신저는 왓츠앱, 페이스북메신저, 위챗 등이다. 예를 들어 "오케이 구글, 왓츠앱 새 메시지 읽어줘"라고 명령하면, 새로운 메시지기 있을 경우 구글 어시스턴트가 읽어준다.

안드로이드 오토에서 멜론 실행(사진=지디넷코리아)

카카오톡은 아직 안드로이드 오토용으로 출시되지 않았다. 구글은 내비게이션 외 제3자 앱 개발을 위해 API를 공개했다. 때문에 추후 운전 중 음성으로 카카오톡 제어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 오토는 운전대에서 손을 떼지 않고서 "오케이 구글"만 부르면 서비스 명령을 할 수 있다는 점이 편리했다. 구글 어시스턴트가 기본으로 제공하는 날씨나 뉴스, 스포츠 경기 결과 등도 알 수 있다.

■ 애플 카플레이, 스마트폰이 디스플레이로 쏙…느린 반응 아쉬워

애플 카플레이의 음성 지원은 시리가 도와준다. 안드로이드 오토가 "오케이 구글"이라고 명령어만 부르면 바로 응답하는 반면, 시리는 디스플레이 왼쪽 하단의 홈버튼을 2초 정도 누르고 있어야 반응했다. 혹은 운전대 음성 버튼을 누르거나 아이폰에서 '시리야' 기능을 활성화 시키면 된다.

카플레이는 애플지도가 탑재돼 있다. 사용자들은 올 가을에 출시될 예정인 iOS12에서 카카오내비나 티맵 등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업계에선 아직 확신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구글맵과 웨이즈는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 카플레이 애플지도 실행 화면(사진=지디넷코리아)

애플 카플레이는 안드로이드 오토 보다 음성 명령에 대한 반응이 느렸다. 또한 "시리야, 벅스에서 음악 틀어줘"라고 명령했지만, 해당 명령을 실행할 수 없다는 대답을 들었다. 아이폰에 저장돼 있는 음악은 음성 명령을 통해 실행시킬 수 있지만, 음악앱 실행은 디스플레이 터치로 할 수 있었다.

전화를 걸거나 문자를 보내는 기능은 안드로이드 오토와 비슷했다. "시리야, 월드컵 준결승 결과 알려줘"라고 물으니 "준결승전 점수 입니다. 프랑스는 벨기에를 상대로 1대0의 점수로 승리했습니다. 그리고 피파월드컵 준결승전에 크로아티아는 잉글랜드를 이겼습니다. 최종 점수는 2대1입니다"라고 말했다.

이 두 카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사용해보니 안드로이드 오토의 반응 속도가 더 빨랐고, 음성 명령이 더 쉬웠다. 애플 카플레이는 애플 특유의 UI를 사용해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를 보는 친숙한 느낌이 들었다.

관련기사

안드로이드 오토는 500개 이상 자동차 모델에서, 애플 카플레이는 300개 이상 모델에서 사용할 수 있다.

애플 카플레이 실행 화면 (사진=지디넷코리아)

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차량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데이터 수집 등을 위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개발 경쟁이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에서는 사용자들이 선호하는 내비게이션 탑재 여부에 따라 플랫폼 경쟁력이 차이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