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게임사, 소형게임사와 상생해야 할 때

[기자수첩] 협동으로 차세대 주도권 이끌어야

게임입력 :2018/06/12 10:39    수정: 2018/06/12 10:40

배틀그라운드, 서머너즈워 등 국내 게임이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 넷마블, 펄어비스에 이어 올해 카카오게임즈가 상장하는 등 게임사의 성과도 날로 상승세다.

게임 산업이 폭발적인 성과를 내는 만큼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차세대 먹거리 산업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현재 국내 게임업계는 살얼음판을 걷는 상황이다. 이미 모바일게임의 글로벌시장 주도권을 중국에 빼앗겼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나오고 있다. 중국 등 해외 게임사가 새로운 도전을 통해 성과를 내고 있는 반면 국내게임사는 기존 인기 장르의 게임만 반복하면서 현 상황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플레이 게임 매출 순위.

국내 모바일게임을 시장을 보자. 리니지M과 뮤오리진2가 구글 플레이 매출 1, 2위를 다투고 있다. 둘 다 국내 IP를 사용했지만 이 중 하나는 중국 게임으로 국내보다 중국 등지에 먼저 출시해 글로벌 성과를 냈다.

이 밖에도 게임 순위에 이름을 올린 새롭거나 독특한 방식의 게임은 대부분 외산 게임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온라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강국이다. 하지만 현재 주류 게임시장인 모바일의 MMORPG 활성화는 중국에서 먼저 시작됐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모바일 슈팅 게임 역시 중국의 개발력이 앞선다.

그동안 국내 게임업계는 새로운 도전을 통해 시장을 주도하기보다 지식재산권(IP)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기존 온라인게임을 모바일로 옮겨 성과를 내는 것에 집중했다. 이를 반복하고 게임의 규모를 키우는 과정을 통해 성과는 높일 수 있었지만 이용자의 신작에 대한 기대감은 줄어들었다.

MMORPG에만 집중된 국내 업체의 개발력은 국가와 지역에 따라 선호하는 장르와 달라지는 플레이 방식에도 적합하지 않다.

그렇다고 무작정 현재 개발 구조를 바꿀 순 없다. 신작을 내기엔 규모가 커진 게임사로서는 개발비용과 리스크를 감당하기 어렵고 안정적인 매출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소규모 개발사가 자유롭게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정부와 함께 대형게임사가 조성하는 것이 방법의 하나가 될 것이다.

새로운 장르의 게임이 성공하기 전에는 전조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배틀그라운드 전에는 아르마2 배틀로얄 모드가 있었고 리그오브레전드 전에는 워크래프트 도타 모드가 있었다.

이러한 전조는 대부분 인디게임 또는 기존 게임을 일부 개조한 모드(MOD)등 소규모 게임에서 나타난다. 대형게임사에서는 할 수 없는 완전히 새로운 도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소규모 개발사가 완전히 새로운 게임을 제작하고 이를 통해 대형 게임사는 이용자가 원하는 트렌드를 빠르게 파악해 맞춤형 대작을 제작하는 선순환 구조가 이뤄져야 지속적인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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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미국은 스팀이라는 글로벌 플랫폼이, 중국은 거대한 내수 시장이 이러한 역을 하고 있다.

국내 주요 게임사도 이제 소형게임사가 씨를 뿌리고 성장할 수 있는 밭을 만들고 지원에 힘써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