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방송카메라 렌즈, 슈퍼카 1대값”

캐논 ‘UHD-Digisuper 86’ 약 2억4천만원

방송/통신입력 :2018/02/18 09:24    수정: 2018/02/20 10:33

강원도 평창에서 2018년 동계 올림픽이 열기가 갈수록 뜨거워지는 가운데, 4K 해상도로 방송되는 영상은 시청자들에게 더 큰 감동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생동감을 전달한다.

현장에 가지 않고 안방과 거실에서 생생한 올림픽 경기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이유는 방송사가 사용하는 고가의 고화질 카메라 덕분이다.

경기 내용뿐 아니라 선수의 표정까지 선명하게 담아내는 방송의 고화질 카메라는 무려 2억원이 넘는 렌즈가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쓴다.

올림픽 같은 큰 스포츠 이벤트에는 1천만원이 넘는 고액의 망원 렌즈를 사용하는 열렬한 팬을 볼 수 있다. 이런 렌즈는 일반 카메라 팬들에게 동경의 렌즈이지만, 방송용 렌즈에 비해서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16일(현재시간) 파퓰러 사이언스지와 기가진 등에 따르면 미국 방송 네트워크 NBC가 2018년 동계 올림픽 중계에 사용하고 있는 캐논 ‘UHD-Digisuper 86’라는 렌즈의 시장 가격은 22만2천980달러(한화 약 2억4천만원)다. 이를 가리켜 파퓰러 사이언스는 “람보르기니만큼 고가”라고 표현했다.

카메라를 포함하지 않은 렌즈 단품만으로 2억원이 넘는 UHD-Digisuper 86은 크기가 250.6 x 255.5 x 637.4mm다. 무게는 약 27kg에 달한다. 초점 거리가 9.3mm~800mm로, 86배 줌이 가능해 이 같은 모델명이 붙었다. 또 유효 초점 길이가 약 18mm에서 최대 1600mm까지 두 배로 들어나는 내장형 받침대가 있어 경기장 반대편의 운동선수 얼굴을 쉽게 확대할 수 있다.

빛을 모으는 렌즈는 빛의 특성에 대한 대응이 필수적이다. 다른 파장의 빛을 다른 각도로 굴절해 생기는 프리즘 효과로 ‘색수차’라는 색상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 색수차를 방지하기 위해 캐논은 유리보다 굴절률이 낮은 형석(결정형은 등축정계에 속하며 청록색이나 보라색인 것이 많고 무색, 흰색, 녹색, 청색 등의 여러 빛깔을 띠는 광물) 등의 특수 소재를 사용하고 있다.

렌즈 가공은 먼저 유리 소재의 재료를 깎아 내고 불완전함을 없애기 위한 연마가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캐논의 래리 소프씨에 따르면 4K 카메라용 렌즈는 불과 2나노미터의 오차도 성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에 따라 일반 렌즈보다 많은 시간을 할애해 연마가 이뤄진다.

소프 씨에 따르면 렌즈의 연마 작업 전에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사용, 이상적인 렌즈를 설계한다. 그는 “새로운 렌즈 시제품을 만들기 전에 컴퓨터에 의해 수억개의 가능성을 생각한다. 크기와 형태를 분석하는 시뮬레이션은 수개월 동안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UHD-Digisuper 86을 장착하는 방송용 카메라의 센서는 대각선 11mm의 2/3 인치 센서를 사용한다. 비교해 보면 풀 프레임 센서가 장착된 고급형 DSLR 렌즈의 대각선 길이는 약 42mm다. 결과적으로 방송용 카메라는 HD 화질을 얻기 위해 매우 작은 영역에 많은 픽셀을 밀어 넣어야 한다. 4K 해상도에서 그 난이도는 더 높아진다.

HD 텔레비전의 세계는 1mm 당 100개의 흑백 라인을 포함해야 알맞은 대비를 볼 수 있다. 4K에서 요구되는 조건은 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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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렌즈는 양손으로 조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오른손으로 확대하고 왼손으로 초점을 조정한다. 아울러 렌즈는 원격 조작도 가능한데, 통제실에서 보조함으로써 작업자가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소프 씨는 “올림픽 같은 이벤트의 카메라 조종자는 매우 숙련 된 솜씨를 갖고 있다”며 “전세계 사람들이 보고 있는 가운데 하프 파이프를 뛰어 다니는 스노우보더를 카메라로 추적하는 일에 책임지고 싶지 않다”는 말로 카메라 조종이 매우 힘든 일임을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