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美서 40조원 세금납부"…왜 바뀌었나

트럼프 세제개편 때문…400조원 투자계획도 밝허

홈&모바일입력 :2018/01/18 10:35    수정: 2018/01/18 10:42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애플이 해외에 쌓아놓고 있던 돈을 미국으로 들여오면서 거액의 세금을 납부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앞으로 5년 동안 미국 경제에 크게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그 동안 탈세 의혹을 받던 애플이 세금 납부와 투자 계획을 밝힌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해외 자금 송금 때 적용되는 세율을 대폭 인하해준 때문으로 풀이된다.

CNBC를 비롯한 외신들에 따르면 애플은 17일(현지시간) 향후 5년 동안 미국 경제에 3천500억 달러(약 380조원) 가량 기여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팀 쿡 애플 CEO. (사진=미국 지디넷)

이와 함께 380억 달러(약 40조원) 가량의 세금도 납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애플은 공식 발표문을 통해 크게 세 가지 영역에서 미국 경제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애플이 밝힌 영역은 직접 고용 미국내 공급업체와 제조업체들에게 대한 투자 그리고 아이폰과 앱스토어를 통한 앱경제 활성화 등이다.

애플은 “우리는 이미 미국 전역에서 200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고 지원하고 있다”면서 “오늘 발표된 내용들을 통해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기여 액수도 공개했다. 애플은 올해 미국 내 공급업체와 제조업체 등에 총 55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런 추세로 갈 경우 향후 5년 동안 기여 금액이 3천5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애플은 이런 과정을 통해 미국 내에 2만개 가량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 트럼프 세제개혁법, 해외송금 세율 절반 이하로 낮춰

그 동안 애플은 전 세계에서 벌어들인 돈을 미국 바깥 지역으로 빼돌리고 있다는 비판에 시달렸다. 실제로 애플은 해외에 2천200억 달러(약 234조원)에 이르는 돈을 쌓아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애플이 거액의 세금 납부와 투자 계획을 밝힌 것은 트럼프 행정부의 세제 개편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에선 올해부터 ‘세제개혁법(Tax Cuts and Jobs Acts)’을 새롭게 적용된다. 지난 해 연말 상하 양원을 통과한 이 법은 법인세와 해외송금 세율을 대폭 낮춘 것이 골자다.

(사진=씨넷)

이 법에 따라 그 동안 35%였던 미국의 법인세율은 21%로 하향 조정됐다.

애플 입장에선 법인세율 인하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해외 송금 세율이었다. 그 동안 미국에선 해외에서 송금할 경우 35% 세율이 적용됐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 세율도 15.5%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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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애플 입장에선 종전보다 20%p 가까이 낮은 세금을 내고도 해외 자금을 미국으로 들여갈 수 있게 된 셈이다.

애플이 이번에 추자 투자와 세금 납부 계획을 밝힌 것은 이런 부분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