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GM 첫 전기차' 마련된 美 피터센 박물관

LA 위치, 수소차 무려 3대 전시

카테크입력 :2017/11/19 10:21

(로스앤젤레스=조재환 기자) 젤수소연료전지차와 순수 전기차 등이 한 자리에 모인 곳이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시내에 위치해 있다. 이곳은 지난 1994년 오픈된 피터센 자동차 박물관(Petersen Automotive Museum)이다.

피터센 자동차 박물관은 자동차의 역사와 미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지난 2015년 대대적인 리모델링 공사를 강행했다. 박물관 측이 리모델링 공사를 위해 투자한 비용은 무려 1억2천500만달러(약 1천374억원)에 이른다.

잡지 발행인이었던 로버트E. 피터센이 직접 세운 이 박물관은 현재 박물관 재단이 관리에 나서고 있다. 박물관 입장료는 16달러다.

1994년 개관돼 2015년 리모델링 과정이 끝난 LA 피터센 자동차 박물관 외관 (사진=지디넷코리아)

■보기 드문 GM 순수 전기차 ‘EV1' 전시

역사관인 3층에 들어서는 입구에는 GM의 사상 첫 양산형 순수 전기차 ‘EV1(이비원)’이 전시됐다. EV1은 LA뿐만 아니라 미국 전역에 위치한 자동차 박물관에 소수 물량으로 전시될 정도로 보기 힘든 차종 중 하나다. 피터센 자동차 박물관에 전시된 차량의 외관 색상은 빨간색이었다.

피터센 박물관 측은 EV1을 현대시대의 개척자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 1996년 첫 출시 당시 EV1은 LA, 피닉스, 애리조나 등 제한된 지역에서 임대 형식의 계약만 이뤄졌다. 피터센 박물관의 집계자료에 따르면 이같은 목적으로 제작된 차량 수가 1천117대다. 이는 EV1의 단종 시기인 지난 1999년까지의 표현한 것이다.

박물관 내에서 '개척자' 평가를 받고 있는 GM 첫 순수 전기차 'EV1' (사진=지디넷코리아)
GM 첫 순수전기차 EV1은 지난 1996년부터 1999년까지1천117대가 생산됐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납축전지를 활용한 것으로 알려진 EV1의 한번 충전 후 주행 가능거리는 70마일(약 112km)인 것으로 나타났다. GM의 첫 대량 생산형 전기차였고 공기역학적인 디자인을 가져 대중의 관심을 유도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1천117대의 저조한 생산향과 800여대의 이르는 판매량으로 EV1은 조용히 단종됐다.

하지만 GM은 EV1의 가치를 지금도 낮추려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이 전기차가 미래형 모델 개발 노하우를 더 살려줬다는 내부 평가가 나온다. GM은 EV1의 중요도를 높이기 위해 직접 피터센 박물관에 빨간색 EV1을 기증했다.

■수소차 무려 3대 전시, 현대 수소차는 없어

피터센 박물관에는 다른 자동차 박물관과 달리 수소연료전지차를 무려 3대나 전시하고 있다. 아쉬운 것은 이 자리에 현대차 투싼 수소연료전지차나 아직 이름이 정해지지 않은 SUV 타입의 수소연료전지차가 없다는 점이다.

우선 눈에 잘 띄는 모델은 토요타 미라이다. 지난해 6월 부산모터쇼에서 국내 최초로 공개된바 있었던 미라이는 3분 수소 충전 시간과 650km에 이르는 주행거리를 갖췄다.

피터센 박물관은 미라이를 만들기 위한 토요타의 준비 과정에 대해 소개했다. 지난 23년간의 과정 속에서 총 5천680개의 이르는 특허를 만들어냈고, 지난 2015년 출시 당시 미국 EPA(환경보호청)로부터 가장 멀리가는 친환경차(전기차 및 수소차 기준, 하이브리드 제외)로 인정받았다. EPA 기준으로 미라이의 주행 가능 거리는 312마일(약 502km)다.

박물관에는 미라이 외에 2008년형 혼다 클래리티, 2003년형 혼다 FCX 등의 수소차가 전시됐다. 2008년형 클래리티의 경우 한번 충전으로 최대 240마일(약 386km)까지 주행 가능하며 소형차 크기의 FCX는 최대 170마일(273km)까지 주행할 수 있다. 이 두 차종 역시 혼다로부터 기증받았다.

2016년형 토요타 미라이. 토요타의 대표 수소연료전지차다 (사진=지디넷코리아)
2008년형 혼다 클래리티 (사진=지디넷코리아)
2003년형 혼다 FCX 수소연료전지차 (사진=지디넷코리아)

■박물관 내 ‘슈퍼카’로 소개된 테슬라

피터센 박물관은 리모델링 완공 후 테슬라 모델 S P85D 트림 샤시를 배치해놨다. 박물관 측을 테슬라 모델 S를 ‘실리콘밸리 슈퍼카’라고 비유하고 있다.

이 샤시는 국내 테슬라 매장이나 해외 매장에 흔히 볼 수 있지만, 피터센 박물관 입장에서 봤을 때 의미있는 전시품이다. 향후 테슬라나 다른 완성차 브랜드를 기반으로 한 전기차 출시가 LA 현지에서 많이 이뤄질 수 있다는 메시지나 다름없다.

피터센 박물관 데이터에 따르면 모델 S는 지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총 7만8천300대가 생산됐다. 이 중 대다수는 미국을 비롯한 북미지역에서 많이 판매된 것으로 보인다. 박물관에 전시된 P85D는 시속 0에서 60마일(약 96km/h)까지 3.2초만에 도달하며, 현재 테슬라 신규 판매 리스트엔 빠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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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센 자동차 박물관에는 모델 S 섀시 뿐만 아니라 친환경차, 슈퍼카 등 다양한 차종을 볼 수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테슬라 모델 S P85D 샤시 구조물 건너편에는 역사적인 전기차도 전시됐다. 한번 충전으로 최대 80마일(128km)까지 주행할 수 있는 1915년형 디트로이트 일렉트릭 모델 61 브러햄이 전시됐고, 태양광 에너지와 풍력 에너지를 기반으로 주행할 수 있는 1987년형 하이브리드 콘셉트카 ‘마나(MANA)'도 볼 수 있다.

피터센 자동차 박물관은 앞으로 자동차를 기증받거나, 새로운 자동차가 추가될 때 홈페이지를 통해 알릴 예정이다. 이곳에서는 전기차, 수소차 뿐만 아니라 수퍼카 브랜드 부가티의 역사, 영화에 나온 자동차 모음 등 다양한 테마 전시를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