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AI 왓슨의 비즈니스 활용사례 대방출

의료·유통·금융·법률·기술 등 전방위 확산

컴퓨팅입력 :2017/11/14 14:53    수정: 2017/11/14 14:53

사람마다 장기가 있듯이 인공지능(AI)에게도 주특기가 있다. 지난 2011년 2월 인간 퀴즈왕을 꺾은 한 IBM 인공지능(AI) 왓슨의 주특기는 자연어 기반 데이터 학습과 추론이다.

왓슨은 방대한 데이터와 자연어 콘텐츠를 종합해 질문에 신뢰 등급을 부여한 답을 제시함으로써 다양한 문제 해결을 돕는다. 언어 정보를 조직하는 인간의 사고를 모사한 기술이 왓슨의 핵심기능이란 뜻이다.

IBM은 지난 2014년 1월 왓슨 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전담하는 신사업조직 왓슨그룹을 만들었다. 왓슨그룹은 10억달러 이상의 투자를 받아 연구개발에 집중하면서 클라우드기반의 인지컴퓨팅 앱과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왓슨이 인간을 돕는, 비즈니스를 위한 AI임을 강조하면서 이를 활용할 개발자, 스타트업, 파트너와의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1억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지니 로메티 IBM CEO(왼쪽)와 마이크 로딘 IBM 왓슨 그룹 SVP

왓슨은 확산 중이다. IBM에 따르면 이미 왓슨 앱의 API 호출은 월 30억건에 도달했다. 개발자, 파트너, 기업가, 학생 수만명이 왓슨 기반 앱을 개발 중이다.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세계 270곳 이상의 파트너가 상업용 왓슨 기반 앱과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

이를 촉진하기 위해 IBM은 연구개발부문과 별개로 '왓슨 기술아키텍트 팀'이라는 조직을 구성했다. 팀은 비즈니스용 AI로서 왓슨의 잠재력을 극대화할 기술전문가 조직이다. 기업이 '본업'에 집중하면서 IBM 왓슨의 AI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다. 이들의 도움은 다양한 AI 기술 가운데 왓슨을 활용하려는 국내외 기업에 열쇠가 될 수 있다.

마침 IBM 아시아태평양(AP) 지역에서 왓슨 기술아키텍트 팀의 수장, 팀 인력을 구성하고 이끄는 리더가 곧 한국에 온다. 데브 무커지(Dev Mookerjee) IBM AP지역 왓슨 기술총괄 임원이 오는 22일 지디넷코리아 주최로 열리는 '아시아테크서밋 2017' 컨퍼런스에서 IBM의 AI 전략을 소개할 예정이다. (☞컨퍼런스 사이트 바로 가기)

IBM은 왓슨 AI기술의 비즈니스 확산을 촉진하기 위한 기술아키텍트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IBM AP지역 왓슨 기술아키텍트 팀의 수장인 데브 무커지 기술총괄(Technical executive)이 2017년 11월 22일 아시아테크서밋2017 컨퍼런스 키노트 스피커로 참석할 예정이다. [사진=Pixabay]

무커지 기술총괄은 최근 인터뷰를 통해 AI에 기업의 관심이 높지만 이를 활용하려면 기술에 대한 이해와 자신들같은 기술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단계라고 평했다.

IBM 전문가들의 도움을 통해 세계 헬스케어, 의료, 유통, 금융, 법률 및 행정, 로봇과 소프트웨어(SW) 분야에서 실제 왓슨을 도입해 활용하고 있는 업종별 사례를 아래에 소개한다.

■ 의료·헬스케어

미국 스포츠웨어 브랜드 언더아머는 작년 1월 자사 헬스케어 앱 'UA Record'에 왓슨 기술을 적용했다. 수면, 운동, 활동, 영양 정보를 추적해 개인의 건강관리사, 운동트레이너 역할을 수행한다. 왓슨 시각인식 및 디스커버리 기술로 영양관리를 위한 식단일지를 직접 입력받지 않고 음식사진을 통해 확인할 수 있게 만들었다. 왓슨이 지원하는 뉴스와 기상정보 등 실외 환경을 고려한 운동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의료기기업체 메드트로닉은 작년 3월부터 맞춤형 당뇨병 관리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자사 인슐린 펌프 데이터와 왓슨헬스 클라우드의 인지컴퓨팅 기술을 접목했다. 제약회사 화이자는 작년 12월부터 면역항암분야 신약개발에 왓슨을 동원했다. 왓슨의 자연어처리, 머신러닝, 다른 인지추론 기술로 신약 표적 확인, 치료대상 선정, 병용요법을 연구하고 있다. 제약분야 특허 400만건, 의학저널논문 100만건을 학습했다.

IBM 유튜브 영상 'Watson Healthcare와 의료계의 미래' 한 장면.

한국 가천대 길병원은 작년 9월 메모리얼슬론케터링(MSK)암센터에서 학습된 IBM 왓슨 포 온콜로지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는 의사가 데이터를 근거로 암환자 개인별 치료 선택지를 제공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당시 IBM은 한국 의료 가이드라인 및 언어에 맞춰 왓슨 포 온콜로지 현지화 작업을 진행할 계획을 밝혔다. 길병원은 유방암, 폐암, 대장암, 직장암, 위암 치료에 이를 도입해 활용하겠다고 예고했다.

한국 헬스케어스타트업 엠트리케어는 작년 12월 투자자와 스타트업계 관계자 앞에서 자사 비접촉식 스마트체온계에 영어 기반 영유아 체온 모니터링서비스 '써모케어AI'를 선보였다. 왓슨과 연동된 써모케어AI는 채팅 형태로 개인별 발열대응 자문을 제공하고 해열제 복약 시간, 양, 방법 가이드와 열성 및 발열질환 가능성을 점검해 주고 있다. 회사는 유럽CE 인증 및 미국 FDA인증을 추진 중이다.

■유통

아웃도어브랜드 노스페이스는 지난 2015년 12월 온라인쇼핑몰 도우미 '플루이드리테일'을 선보였다. 방문자가 쇼핑중 던진 질문을 분석해 구매결정을 돕는 조언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방문자와 온라인쇼핑몰 데이터를 분석, 학습하는 데 왓슨이 쓰였다. 스테이플스는 지난 2월 온라인 자동주문서비스 '이지버튼'을 내놨다. 왓슨 대화 및 톤애널라이저 기술로 문자뿐아니라 목소리 요청을 인식해 주문을 처리한다.

IBM 유튜브 영상 'Watson + Me : 개인화된 상품 추천 North Face 편' 한 장면.

미국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는 지난해 7월 오프라인매장 탐색용 웹서비스 '메이시스온콜'을 출시했다. 방문객이 자연어로 매장별 제품 위치, 서비스, 시설 관련 질문을 던져 답을 들을 수 있다. IBM 협력사의 왓슨을 활용한 위치기반 지능형 인게이지먼트 플랫폼에 기반한다. IBM은 지난 2014년 10월 셀포인츠의 맞춤형 상품검색, 리플렉시스의 매장관리 계획 지원, 레드앤트의 직원용 구매자 취향분석 등 사례도 내놨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12월 한국IBM과 손잡고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백화점, 마트, 편의점, 면세점 등 계열사 온오프라인 채널의 고객 데이터를 활용하겠다고 예고했다. 왓슨을 접목한 챗봇기반 대화로 상품 검색, 구매, 배송을 돕는 지능형 쇼핑 어드바이저를 제공하기로 했다. 제과 및 식음료 계열사 신제품 개발을 위해 사내 및 점포별 데이터와 시장 상황을 분석할 지능형 의사결정 지원플랫폼도 도입하기로 했다.

■금융

스위스 보험사 스위스리는 지난 2015년 10월 왓슨을 활용해 보험설계사의 가격 위험 예측과 의사결정 근거를 강화한 보험인수 솔루션을 만들기 시작했다. 우선 생명보험과 건강보험 비즈니스에 적용하기로 했다. 스페인 카이샤뱅크는 지난 2014년 10월 알려진 IBM과의 파트너십 이후 외국인 증권거래업무 솔루션에 왓슨을 적용했다. 브라질 은행 브라데스코는 지난 4월부터 왓슨을 콜센터 직원보조로 삼았다.

빌 콥(Bill Cobb) H&R블록 CEO(왼쪽)와 데이빗 케니(David Kenny) IBM SVP

미국 세무법인 H&R블록은 지난 2월 IBM과 손잡고 지점 1만여곳에서 왓슨 AI기술을 사용하는 방안을 협의하기 시작했다. 왓슨은 고객서류에서 누락될 수 있는 공제 및 감면 금액을 찾아냄으로써 회계사의 일을 돕는다. 이를 위해 미연방 세무법령 7만4천페이지를 학습하고 수천가지 세무관련 질문과 답변을 입력받았다.

현대카드는 지난 8월 첫 한국어 왓슨 기반 챗봇서비스 '현대카드 버디'를 베타 서비스로 시작했다. 현대카드 버디는 모바일 앱, 웹사이트, 소셜 채널에서 고객의 신용카드, 혜택과 사용 조건, 장단기 대출 서비스와 컬처프로젝트 등 부가 서비스 문의에 답하고 있다. 서비스는 상호작용을 통해 더 개선될 예정이다. 이는 왓슨 대화서비스를 통해 구현됐다.

■법률·행정

미국 로펌 베이커호스테틀러는 지난해 5월부터 왓슨 기반 법률자문솔루션 '로스'를 사용 중이라고 밝혔다. 로스는 IBM 왓슨 파트너 로스인텔리전스에서 개발한 'AI변호사'로 묘사됐다. 회사에서 로스쿨을 갓 졸업한 신임 변호사의 일이었던 법률 리서치 업무를 맡아 기존 소요시간을 20~30% 줄였다. 로스는 자연어처리와 머신러닝 기술로 일반적인 법률자문과 자연어 기반의 질문에 답변하는 역할도 수행 가능하다.

IBM 유튜브 영상 'IBM Watson : How it Works' 한 장면.

호주 특허청은 지난 2015년 2월 행정업무에 왓슨을 시범 도입했다. 왓슨은 방대한 특허 데이터와 업무 처리과정을 학습해 특허심사청구자에게 맞춤 조언을 제공하고, 해당 특허의 적합성을 판단하는 특허심사관의 업무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았다. 또 싱가포르 정부는 지난 2014년 10월부터 실험적으로 개인 소득세 처리 등 행정에 왓슨을 적용하기로 했다.

■로봇·SW업계

일본 소프트뱅크는 지난 2015년 2월 IBM과 제휴했다. 양사는 왓슨을 기반으로 휴머노이드로봇 '페퍼'에 탑재될 AI를 개발하고 현지 파트너, 개발자, 기업으로 왓슨 행태계를 확장한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양사는 이를 위해 왓슨에 일본어를 지원하기 위한 학습을 수행하고 왓슨 API를 활용한 앱 개발 환경을 구축하며 교육, 은행, 보험, 소매, 의료 분야 클라우드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예고했다.

제조설계 및 3D그래픽 소프트웨어업체 오토데스크는 지난해 10월 구독형 제품 공급 모델을 도입하면서 왓슨을 활용한 '옷토(Otto)'라는 온라인 실시간 고객지원 채널을 만들었다. 파일럿 테스팅 기간중 과거 1.5일이 걸렸던 고객의 이슈 해결 시간을 필수정보 입력시간만큼으로 줄였다. 협업툴서비스 슬랙은 지난해 10월부터 왓슨의 대화, 감정분석, 스피치 기술을 활용한 챗봇 개발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IBM 유튜브 영상 'IBM 왓슨이 적용된 페퍼로봇' 한 장면.

■AI가 열어가는 비즈니스의 미래

왓슨이 얼마나 더 확산될까. 시장조사업체 IDC는 내년(2018년)까지 소비자 75%가 인지컴퓨팅 기반 서비스에 일상적으로 접촉하게 될 것이라 내다봤다. 이미 왓슨은 독일어, 포르투갈어, 스페인어, 일본어, 아랍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영어, 한국어, 9가지 언어를 지원하며 24개국 호주, 영국, 태국, 캐나다, 미국 등 24개국 17개 산업 비즈니스에 도입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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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은 세계 각지에서 비즈니스에 AI를 활용하려는 여러 규모의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 수많은 사례를 통해 왓슨으로 다양한 산업의 비즈니스를 혁신해나갈 수 있다고 주장한다. 회사는 기업이 비즈니스에 왓슨과 같은 AI기술을 어떻게 활용할지 전략을 수립하고 빠르게 실행하도록 왓슨 기술에 관한 지식과 자문을 제공한다. 여기 제시된 글로벌 사례가 나올 수 있었던 배경이다.

IBM AP지역 왓슨 기술총괄 임원을 맡고 있는 데브 무커지는 오는 22일 지디넷코리아의 '아시아테크서밋(ATS) 2017' 행사에서 이런 부분들에 대해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줄 전망이다. (☞행사 등록 페이지 바로 가기)

IBM 유튜브 영상 'Watson 한국어를 배우다 - Abe Ittycheri 인터뷰' 한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