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대박 친 韓 앱, 비결은 “운과 재미”

알람몬·레든·왓챠·로그라이프 해외 성공기

중기/벤처입력 :2017/11/07 17:53    수정: 2017/11/08 10:06

“게임 만들 줄 알아서, 사업적으로 투자해 일으키고 싶어 해선 잘 안돼요. 본인이 계속 애착을 갖고 하는 취미여야 하는 게 굉장히 중요해요. 조급함은 뭔가 시작할 때 가장 큰 걸림돌이예요. 이걸 극복할만한 요소가 있어야 하는데, 그게 재미죠.”

글로벌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메이드 인 코리아’ 앱 회사 대표들이 7일 삼성동에 위치한 구글캠퍼스에 모여 성공 비결과, 해외 시장 진출 경험담을 한마디씩 털어놨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처음부터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앱 개발을 하지 않았다면서, 사용자들이 자주 사용하고 필요한 서비스를 만든 것이 성공으로 이어진 비결이라고 말했다.

특히 일을 고된 노동으로 여기지 않고 재미를 추구한 것이 자연스럽게 글로벌 성과로까지 이어졌다고 알렸다.

■ “해외 진출은 로망...일단 국내서 살아남자”

먼저 김영호 말랑스튜디오 대표는 그 간 여러 번 실패를 통해 “잘 만들기보다 자주 사용하는 서비스, 필요한 서비스를 만들어 혁신해보자는 전략이 지금의 알람몬 성공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처음부터 해외로 나가겠다는 생각을 한 게 아니라 국내에 출시된 뒤 6개월 만에 알람앱 1위를 기록하면서 그 때 이후 해외로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미국, 일본, 중국 등에 진출했지만 실패를 겪고 극복하면서 안정적으로 국가를 늘려나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알람몬은 액션 게임, 퍼즐 등 열 가지 이상의 알람을 제공해 지난해 1월 기준 전세계 2천7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앱이다. 회사는 케이팝 스타의 목소리나 영상을 이용해 아이돌 목소리를 듣고 일어날 수 있는 콘텐츠를 공급함으로써 사용자를 늘려가고 있다.

모바일 게임 ‘로그라이프’를 개발한 하이디어의 김동규 대표 역시 “처음부터 해외 진출을 고려한 것은 아니”라면서 “일단 한국에 출시해 완성도를 높여 해외 나갈 땐 완벽한 버전을 선보이자 했고, 중국와 동남아 등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내게 됐다”고 말했다.

하이디어는 1인 개발자 김동규 대표가 2012년 설립한 게임사로, 같은 해 12월 ‘언데드 슬레이어’를 글로벌 출시했으며, 후속작 ‘로그라이프’를 선보였다. 현재는 ‘인간 혹은 뱀파이어’를 개발 중이다.

영화 추천 서비스 ‘왓챠’를 개발한 프로그램스 박태훈 대표는 “해외 진출은 로망”이라며 “일단 한국에서 살아남자가 계획이었다”고 창업 초기를 떠올렸다. 이어 “모든 콘텐츠를 개인화 추천하겠다는 목표가 있었고, 이를 토대로 자연스럽게 일본에 진출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프로그래스는 2011년 설립돼 개인의 취향을 분석한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왓챠’가 있으며, 지난해 출시된 VOD 무제한 스트리밍 서비스 ‘왓차플레이’가 있다.

■ 해외 성공 비결은 제각각..."조급함 극복해야"

왼쪽부터 김영호, 김준영, 박태훈, 김동규 대표.

해외로 진출한 뒤, 해당 앱들이 인기를 얻기 시작한 배경은 제각각 달랐다.

말랑스튜디오는 미국에 진출했을 때 한국인과 다른 미국인의 생활방식 때문에 실패를 맛봤다고 털어놨다. 이에 케이팝과 같은 이용자들이 좋아해서 구매할 수 있는 아이템을 내놓는 방식으로 해외 시장을 더 뚫을 수 있었다.

모바일 게임 ‘레든’을 개발한 팀 불로소득의 김준영 대표는 사우디아라비아, 인도에서 게임 다운로드가 많이 이뤄진 배경에 대해 “인터넷 연결이 좋지 않은 지역에서도 게임이 가능했던 탓”이라고 분석했다. 또 이용자들이 자발적으로 게임 내 언어를 번역해준 것도 큰 힘이 됐다고 강조했다.

김동규 대표는 “타깃 국가를 제대로 맞춰본 적이 없다. 의외의 곳에서 잘됐다”면서 “관우가 좀비로 나오는 게임이라 중국 빼곤 잘 될 거라고 했는데 중국에서 잘 됐다”는 에피소드를 공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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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창업은 생각도 못했고, 회사가 망했으니 뭐하지 고민하다 보니 현재에 이르렀다”며 “가난한 개발자 생활을 7년 정도 하다 보니 웬만한 거에 충격을 잘 받지 않는다. 주변 상황에 충격을 덜 받는 정신력이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힘들고 어려운 때도 있었지만 그건 경제적이었던 부분이었다”며 “절박함이든 재미든 조급함을 극복할 수 있는 요소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