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줄인 시도교육청...오피스SW 업체 사활

채택 탈락시 몇년간 완전 퇴출

컴퓨팅입력 :2017/10/15 12:02    수정: 2017/10/16 14:13

오피스 소프트웨어(SW) 구입 예산을 절감하려는 시도교육청이 늘고 있다. 이에따라 과거 한글과 엑셀 프로그램을 이용하기 위해 한컴오피스와 마이크로소프트오피스를 모두 구입했다면, 이제 호환성을 확보한 대체 프로그램을 수용해, 둘 중 하나만 채택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지난해와 올해 경기도교육청이 일명 '통합 입찰'을 최초로 실시한데 이어 최근 경상북도교육청이 사실상 단일 오피스 프로그램 구매 예산만 배정한 '표준오피스 SW구매 입찰' 공고를 게시했다.

오피스SW 업체들은 시도교육청 입찰에 사활을 걸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한번 채택된 제품은 해당 교육시장에서 여러해 독점적으로 사용되지만, 선택받지 못할 경우 몇 년간 완전 퇴출되기 때문이다.

시도교육청 '통합 입찰' 추세 강화

경상북도교육청은 지난 11일 20억원 규모의 '2018년 업무용 표준오피스 소프트웨어 연간사용권 구매' 입찰 공고를 게시했다. 이번 입찰을 통해 선정한 오피스SW는 경상북도교육청을 포함해 직속기관, 교육지원청 및 사업소, 공립유치원, 초중고특수학교가 내년 3월부터 1년간 사용하게 된다.

올해 경상북도교육청은 MS오피스와 한컴오피스를 구입하는데 각각 22억원, 17억원을 썼다. 총 39억원이다. 내년엔 20억원만으로 필요한 모든 오피스SW를 다 구입하겠다는 계획이라, 약 46% 예산 절감을 기대하고 있다. 실제 입찰이 진행되면서 업체간 경쟁이 붙으면 예산 절감액이 더 커질 가능성도 크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해 MS오피스와 한컴오피스 입찰을 따로 진행하지 않고 하나로 합쳐 입찰을 했다는 의미에서 "전국 최초 통합 입찰"을 시도했고, 올해도 통합 입찰을 진행했다. 경기도교육청은 두 해 모두 한컴오피스를 통합 오피스로 선정했다.

하나만 살아 남는 구조...오피스SW 업체 긴장

시도교육청 예산절감 바람에 오피스SW업체들은 입찰전에 사활을 걸 수 밖에 없어졌다. 채택된 오피스SW만 독점적으로 사용된다고 과거보다 매출이 늘어나는 건 아니지만, 선택받지 못한 업체는 과거 안정적인 매출원이었던 해당 지역 교육시장 매출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한번 채택한 제품을 다년간 사용하려는 추세가 커, 한번 밀리면 몇 년치 매출이 사라지는 셈이다.

실제 경상북도교육청은 입찰 공고 규격서에서 이번에 채택된 오피스SW를 다년간 사용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오피스SW의 잦은 변경으로 인한 업무효율 저하를 방지하기 위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오피스SW 완전 경쟁 시장 개막...관전 포인트

과거 한개 오피스를 구입할 수 있는 수준으로 오피스SW 구입 예산을 편성하는 시도교육청은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특정 오피스 종속성' 문제가 해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기관용 그룹웨어인 '업무관리 시스템'은 한글과 연동되어 있고, 재정관리를 위한 '에듀파인 시스템'은 엑셀과 연동되어 있다. 이런 이유로, 한글 프로그램을 쓰기 위해 한컴오피스를, 엑셀 프로그램을 쓰기 위해 MS오피스를 모두 구입해야 했다.

하지만, 2015년부터 한글 대체 프로그램으로 폴라리스오피스가, 엑셀과 파워포인트 대체 프로그램으로 한셀과 한쇼가 연동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특히 교육부 지시에 따라 2019년 도입될 새 업무관리, 재정관리 시스템에는 특정 제품에 대한 종속성이 완전히 없어져 완전 경쟁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번 경상북도교육청 입찰에선 한글과컴퓨터는 한글, 한셀, 한쇼를 모두 공급할 수 있는 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한글 대체 제품이 없기 때문에 인프라웨어의 폴라리스오피스 워드와 연합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한컴과 MS, 인프라웨어가 직접 입찰에 참여하는 게 아니라 유통 파트너를 통한 대리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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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교육청 사례에서 2승을 거둔 한컴은 경상북도교육청 입찰전에도 자신있다는 입장이다. 한컴 관계자는 "한컴오피스는 지난해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 중 가장 규모가 큰 경기도교육청 경쟁입찰을 통해서, MS오피스와의 높은 호환성, 안정적 시스템 연동 등의 검증을 거쳐 통합 오피스SW로 선정된 바 있다"며 "한컴은 경기도교육청 레퍼런스를 통해 이미 제품 경쟁력이 입증된만큼 지속적인 확산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시장 개방에 따라 이번에 처음 경쟁입찰에 참여하게 되는 인프라웨어도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인프라웨어 관계자는 "폴라리스오피스 워드는 한컴 한글 대체 제품으로 경상북도교육청으로 부터 인정 받았고, MS오피스와 폴라리스오피스 워드를 함께 사용하면 기존 보다 50%가까이 예산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