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블록체인 비즈니스가 주목되는 이유

클라우드 활용…처리속도-인증 등 한계 보완

컴퓨팅입력 :2017/10/01 14:42    수정: 2017/10/01 15:40

손경호 기자

중앙 서버 없이 계약 내역이나 중요 정보를 담은 스마트계약서를 참여자들 모두가 안전하게 공유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비트코인이 주목 받으면서 등장한 이더리움 및 이더리움 엔터프라이즈 얼라이언스(EEA), R3컨소시엄의 코다, 리눅스 재단을 중심으로 IBM 등이 참여하고 있는 하이퍼레저 프로젝트 등이 모두 블록체인이 가진 강점을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 대신 다른 비즈니스 영역에 접목해려는 시도를 하는 중이다.

IT 인프라가 결국 효율성을 중시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유지 관리비가 적게 들면서도 안전하게 계약서나 중요 정보를 주고 받게 만들어주는 블록체인을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

MS는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와 인증, 키관리 등 기술을 접목시켜 기업용 블록체인을 만드는데 필요한 범용 미들웨어를 제공한다는 생각이다.

이 같은 트렌드 속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는 블록체인 기술 자체를 만들기 보다는 여러 기업들이 이를 활용한 서비스를 더 빠르고 쉽게 개발해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에 집중했다.

최근 제15회 블록체인 테크비즈 컨퍼런스에 참석한 마이크로소프트 이동범 수석은 "MS는 블록체인 제품이 없다"며 "대신 모든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호스팅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태 지역 내 여러 블록체인 프로젝트에서 아키텍처를 설계하는데 참여하고 있다.

이 수석에 따르면 현실적으로 기업용 블록체인 프로토콜이 70여개가 넘고 이 중에서 이더리움, R3 코다, 하이퍼레저 패브릭, 큐럼 등 10개 미만 기술들만 실제로 활용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애저 마켓 플레이스에 올라온 블록체인 솔루션.

문제는 채굴자들이 컴퓨팅 자원을 공유하면서 운영하는 비트코인과 같은 퍼블릭 블록체인과 달리 이를 기업용으로 활용하기 위해 필요한 작업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여러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개념검증(PoC)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까지 실제 비즈니스에 활용된 사례를 찾기는 힘든 것도 그 이유 중 하나다.

MS는 지난달 초 '코코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자사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인프라에 더해 오랫동안 노하우를 확보해 온 인증 기술 등을 조합해 기업들이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더 쉽고 빠르게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생각이다.

이 수석에 따르면 MS가 내놓은 블록체인 관련 서비스는 크게 3가지 점에서 주목된다.

먼저 네트워크 환경이다. 블록체인을 기업 내부에서 쓸 수 있는 형태(프라이빗/컨소시엄 블록체인)로 구성할 경우 퍼블릭 블록체인과는 달리 이를 운영할 수 있는 네트워크 인프라가 필요하다.

MS는 애저를 통해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기업 내부에서 온프레미스로 구성하든, 퍼블릭 클라우드나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을 쓰든 모두 지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번째는 범용 미들웨어로서 역할이다. 일부 기업들이 블록체인을 활용한 서비스를 내놓는다고 하더라도 참여자를 인증하고, 블록체인에 쓰이는 키값 관리가 필수다. 애저는 미들웨어 형태로 블록체인 서비스에 필요한 기술들을 지원할 생각이다.

그는 "블록체인 서비스를 위해 구성해야할 스토리지, 보안, 애플리케이션 등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MS는 이더리움, 큐럼, 코다, 하이퍼레저 패브릭 등 주요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모두 지원한다. 한번 비즈니스 로직을 제대로 짜놓기만 하면 필요에 따라 어떤 블록체인도 쓸 수 있도록 했다는 뜻이다.

세번째로는 배포템플릿을 통해 블록체인 프로젝트 개발 시간을 줄이면서 기업용 블록체인이 가진 태생적인 한계인 스마트계약서 처리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MS는 블록체인3.0을 구현하기 위해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하는 방안을 고안했다.

모든 것을 처음부터 구축하고 적용하는 과정에서 기존 방식이 최소 3주 정도 시간이 걸렸다면 애저 상에서 제공되는 배포템플릿을 사용하면 이를 15분 이내로 줄일 수 있다고 이 수석은 설명했다.

현재 진행 중인 기업용 블록체인 프로젝트는 개념검증(PoC)을 진행하기까지 8주~12주가 걸리며 평균 3억원 가량 비용이 발생한다. 더구나 인증이나 키관리 등은 무시되거나 별도로 고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MS는 렉싱턴 프로젝트를 통해 블록체인 기반 웹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PoC를 진행하는 시간을 대폭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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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계약서를 블록체인 상에 블록 형태로 올리는 과정에서 이더리움의 경우 현재 초당 13건 트랜젝션을 처리하는데 그친다. 반면 코코 프레임워크를 사용하면 초당 1천685건 수준으로 트랜젝션을 처리한다. 비자의 경우 결제 처리 속도(초당 트랜젝션)가 2천건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빠른 속도로 스마트계약서를 운영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 수석은 "MS는 앞으로도 자체 솔루션을 만드는 대신 모든 종류의 블록체인 솔루션을 아우를 것"이라며 "모든 내용을 오픈소스 기반으로 운영할 생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