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최대 에어컨기업, 아이폰 생산 로봇 만드나

그리, 로봇에 2조원 투자…"애플 공급망 노릴듯" 분석도

홈&모바일입력 :2017/09/20 07:53

세계 최대 에어컨기업인 중국 그리(GREE)의 둥밍주(董明珠) 회장이 로봇과 전기차 제조를 위한 대단위 인프라 조성에 나선다.

둥 회장은 150억 위안(약 2조5천768억5천만 원)을 투자해 중국 허난성 뤄양에 로봇 생산 공장을 짓는다. 허난성은 아이폰을 만드는 폭스콘 등 산업용 인공지능(AI) 로봇 수요가 큰 지역인 만큼 향후 '애플 공급망'에 진입할 것이란 기대도 크다.

이번 투자를 통해 연 300억 위안(약 5조 1537억 원) 규모의 스마트 로봇을 생산해낼 수 있는 기지를 조성한다는 것이 그리의 목표다. 일명 '중국 뤄양 자주 혁신 스마트 제조 산업기지'다. 스마트 장비 산업의 확장으로 볼 수 있다. 둥 회장의 이번 뤄양 로봇 기지 투자 공장은 3~5년의 기간을 지나 로봇, 스마트 공작기계, 정밀 몰드, 소형가전 등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150억 위안(약 2조5천768억5천만 원)을 투자해 중국 허난성 뤄양에 로봇 생산 공장인 '중국 뤄양 자주 혁신 스마트 제조 산업기지'를 짓는다. (사진=레이펑왕)

둥 회장은 올해 4월 이 곳을 직접 시찰했으며 뤄양에서 이뤄지는 두번째 투자다. 둥 회장은 스마트 제조 장비에 집중함으로써 허난성에 소재한 폭스콘을 비롯한 대형 제조 공장과의 협업기회를 꾀하고 있는 것이라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이에 현지 언론은 그리의 폭스콘 로봇 공급을 통한 '애플 공급망 진입'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지난해 폭스콘은 이미 4만 대의 로봇으로 인력을 대체한 데 이어 정저우, 청두, 쿤산 등에 추가로 로봇을 투입할 계획이다. 로봇 생산 덕에 9월 9일 애플 신제품 출하가 시작된 지 5일 만에 정저우 세관에서만 118만대의 신제품 출하가 이뤄졌다. 이중 90.24만 대가 해외로 팔렸다.

이같은 대형 제조 인프라를 위해 그리의 뤄양 산업 기지는 산업용 로봇에 집중하면서 다양한 스마트 제조 서비스도 집결한다. '중원 스마트제조 산업연구원'과 '중원 스마트제조 공공 서비스 플랫폼'도 들어선다. 연구원은 정부와 기업의 의사결정을 위한 소프트웨어와 컨설팅 서비스를 한다. 공공 서비스 플랫폼은 스마트 제조를 위한 다양한 솔루션을 종합적으로 제공한다.

그리는 1달 전 전기차 투자 계획도 내놨다. 올해 8월 둥 회장은 전기차 회사인 인룽(Yinrong) 지분 투자에 나선 데 이어 150억 위안을 들여 뤄양에 인룽신에너지융합산업단지 투자도 결정했다. 연 1만 대의 기업용 전기차, 5000대의 특수 전기차, 5000대의 신에너지 친환경차, 그리고 전기 농기계 등 신에너지 차모델도 만든다. 주하이공상국 정보에 따르면 올해 3월 31일까지 인룽의 등록 자본금은 11.03억 위안이며 둥밍주 개인의 지분이 17.46%로 2대 주주다.

에어컨 기업인 그리가 로봇과 전기차 투자를 본격화하면서 새로운 성장모델 전환을 모색하고 있는 셈이다. 내년 초 2500대의 로봇을 만들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7년 전 정저우 까오신구에 들어섰던 그리의 산업단지는 이미 연 100억 위안 어치의 생산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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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진 바에 따르면 정저우 그리 산업단지에서 가정용 에어컨이 연 600만대 생산되고 있으며, 컴프레서도 600만대, 기업용 에어컨도 50만대 이상 만든다. 중원 지역 최대 에어컨 생산기지다.

둥 회장은 "스마트 시대에는 크리에이터가 돼야 하는데 가장 큰 적은 '자기자신'"이라며 변화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어 "스마트 장비, 로봇 정밀 공구 제조 등 분야에서 자체 연구개발과 자체 장비 및 브랜드로 허난의 스마트 기지를 조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