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유료앱 무섭게 성장…국내 AI 개발자 참여 활발

구글 포 모바일 I/O 리캡 관전기

컴퓨팅입력 :2017/08/07 15:01

손경호 기자

▲안드로이드 활성 사용자 20억명.

▲작년 구글 플레이 앱 다운로드 820억건.

▲구글 플레이, 크롬, 지메일, 유튜브, 지도 이용자 각 10억명 이상.

▲유튜브 하루 이용시간 10억 시간.

▲구글 드라이브 사용자 8억명.

▲구글 포토 사용자 5억명.

▲구글 어시스턴트 탑재 기기 1억개.

지난 5월 개최된 구글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인 구글I/O에서 처음 공개된 핵심 수치들이다. 구글 플레이를 중심으로 한 안드로이드 생태계와 함께 구글 주요 서비스들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굳건한 자리를 잡았다.

그렇다면 한국 시장에서 구글이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부분은 무엇일까? 반대로 국내 개발자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이는 대목은 어디일까?

7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개최된 '구글 포 모바일 I/O 리캡'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선 3인은 구글 플레이 유료앱의 성장세와 함께 구글이 공개한 오픈소스 머신러닝 프레임워크 텐서플로에 대한 국내 개발자들의 뜨거운 참여 열기가 뜨겁다는 점을 강조했다.

왼쪽부터 민경환 구글 플레이 한국 총괄, 제임스 샌더스 구글 플레이 아태 지역 디렉터, 권순선 구글 CJK&ANZ 생태계 총괄.

■유료앱 성장세 눈에 띈다

이날 환영사에서 민경환 구글 플레이 한국 총괄은 "스마트폰이 생활 필수품으로 자리잡은 만큼 사용자들이 요구하는 수준도 높아졌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치있다고 생각되는 서비스, 콘텐츠에 대해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무료앱을 넘어 유료앱이라도 사용자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나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이와 관련해 개발사들이 앞으로 더 큰 비즈니스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일례로 데이팅 카테고리에서 당연시, 아만다, 정오의데이트와 같은 국내 데이팅앱들이 인기를 끌면서 매출이 급격히 늘고 있다"며 "이를 포착한 해외 데이팅앱인 스와이프, 틴더 등도 한국 진출을 고려하는 중"이라고 민 총괄은 덧붙였다.

모바일 시장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분야는 게임이다. 이제는 단순히 게임이라는 단어를 넘어서 장르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고도화되고 있으며, 게임 개발사들 입장에서 어떻게 해야 이 게임 속에 사용자들을 잡아둘 것이냐에 대한 고민도 깊어졌다.

민 총괄은 "최근에는 이런 전략들이 앱 개발사로 많이 전이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용자 뿐만 아니라 구글 플레이 파트너사들도 눈높이가 높아진 만큼 앞으로 구글 코리아에서는 '구글 플레이 앱 엑설런스'라는 프로그램을 별도로 운영할 생각이다. 멤버 전용 페이지가 개설되며, 이곳에서 월별 세미나를 진행하는 등 보다 깊이있는 내용을 함께 다뤄보자는 취지다.

■유료 결제 지원 방안 확대도 한 몫

제임스 샌더스 구글 플레이 아태 담당 디렉터에 따르면 월 100만건 이상 설치하는 앱을 개발하는 성공적인 개발사 수가 이전과 비교해 35% 이상 늘었다.

지난해 기준 앱 내에서 유료 결제를 이용하는 사용자들이 이전 대비 30% 이상 늘었으며, 게임, 데이팅앱 등에 대한 정기유료결제 사용자수는 2배로 증가했다.

샌더스 디렉터는 "설치량 증가는 시작에 불과하다"며 "중요한 것은 (앱 내에서) 유료로 정기 구매하려는 사용자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구글 내부 데이터에 따르면 구글 플레이는 전 세계적으로 135개국에서 신용카드/직불카드 결제를 지원한다. 후불통신과금결제(DCB)는 55개국 140개 업체를, 국내 편의점에서 판매 중인 기프트카드는 30개국 70만여 곳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페이팔 결제도 20개국 이상을 지원한다.

이처럼 결제수단이 확대된 것에 더해 구글이 보유한 수많은 사용자 대상 서비스들이 모두 구글 플레이 내 앱을 마케팅할 수단으로 쓰이게 된다는 점도 뻔하지만 중요한 사실이다.

최근 구글이 시도하는 가상현실 프로젝트인 데이드림VR, 크롬북, 스마트폰-태블릿-웨어러블 기기 등으로 이어지는 멀티스크린 전략, 앱을 설치하지 않고 미리 체험해 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안드로이드 인스턴트 앱스 등이 모두 이러한 기반에서 나왔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 내에서는 인공지능(AI) 엔진을 강화해 더 개인화된 앱을 찾으려는 유저들에게 '에디터 추천'과 같은 맞춤형 추천 기능을 제공한다.

이날 샌더스 디렉터는 개발사들이 구글 플레이에서 더 사용자들을 모을 수 있는 방법을 야구선수 드래프트에 비유해 설명하기도 했다.

타점, 타율, 키, 몸무게, 장타력 등 드래프트에 필요한 비교요소들이 앱 내에서는 다운로드 수, 사용자 유지율(리텐션), 앱의 크기, 그래픽 렌더링 성능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한국 텐서플로 사용자 참여열기 후끈

세번째 기조연설자로 나선 것은 한중일, 대만, 홍콩, 호주, 뉴질랜드 등에서 개발자 생태계 조성을 맡고 있는 권순선 총괄이다.

그는 "구글I/O가 열리기 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가진 해당 지역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텐서플로 사용자 모임을 가졌는데 한국에서 머신러닝을 독학으로 공부해 의학 관련 머신러닝을 연구하는 여학생을 만나 굉장히 감동을 받았다"고 밝혔다.

아직 국내에서는 머신러닝에 대한 연구가 초기 단계다. 그러나 텐서플로 사용자 모임을 비롯해 연구자들 사이에 커뮤니티를 개설해 활발한 토론과 아이디어 교환이 이뤄지고 있는 단계다.

지난달 구글, 카카오, 텐서플로 사용자 모임 등이 함께 개최한 '머신러닝캠프 in 제주'에서도 이 같은 열기를 볼 수 있었다고 그는 설명했다.

권 총괄은 "텐서플로 사용자 모임만 하더라도 젊은 연구자들이 상당히 적극적으로 여러가지 시도를 하고 있다"며 "개인적으로 구글의 여러가지 서비스들 중 최근 들어 가장 관심이 높아진 것이 바로 인공지능(AI) 관련 분야라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지난 구글I/O에서 AI 관련 부문 중 참관객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보였던 분야 중 하나는 오토ML(AutoML)과 클라우드TPU다.

권 총괄에 따르면 오토ML은 "딥러닝을 구현할 때 다양한 계층 안에 몇 개 노드를 어떻게 추가하고, 속성을 변경해야하는 일들을 진행하는데 이런 일들도 기계가 자동으로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점에서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AI 연구자들의 연구하는 방법에도 AI를 적용할 수 있게 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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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TPU는 구글이 머신러닝 전용으로 개발한 프로세서의 2세대 버전이다. 이 프로세서는 앞서 중국 커제9단과 바둑대결에서 우승한 구글 딥마인드 알파고2.0에도 활용됐다.

구글은 클라우드TPU 1천개를 모아 '텐서플로 리서치 클라우드'라는 별도 인프라를 구축해 머신러닝 연구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